우리 농사 이야기 - 천하의 근본이어라 지식의 힘 1
정청라 글,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여는글에서 '뿌리 없는 나무를 본 적 있니?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땅에 우뚝 설 수 있고, 뿌리를 통해 양분을 빨아들여야 쑥쑥 자랄 수 있으니까 나무한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다른 무엇보다 뿌리를 떠올리게 마련이야. 나는 농사가 바로 우리에게 있어 뿌리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로 시작하는 농사에 관한 청소년 도서이다.

저자는 농사를 천하의 근본이라 강조한다.

 

저자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29세에 귀농하여 자급을 목표로 한 농사를 지으면 살고 있는 진정한 농부를 꿈꾸는 여성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사부터 시작하여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정리해 놓은 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저자의 탁월한 자료 수집력과 정리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책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저자의 정성이 느껴지고 내가 잘 몰랐던 내용들이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었다.

 



1년의 12월을 각 음력 월별로 나누어서 각 월에 해당하는 우리 농사와 전통 문화, 명절 풍습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우리 농경 문화를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각 월 맨 앞부분에 기술되는 24절기에 대한 설명이 참 좋았다.

달력에서 보이는 절기에 대해서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 책을 펼쳐보면서 한 해를 보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에 대한 내용만을 기대한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매우 넓다.

농업과 관련된 삶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든 이유가 바로 이런 폭넓은 분야를 다룬 이 책의 특징 때문이다.

1월을 보면 정월대보름에 실시되는 전통놀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도 좋지만, 풍부한 사진들도 책을 통한 지식 습득에 큰 도움을 준다.
'정월대보름은 모두가 힘을 합쳐 크게 잔치를 열어서 마을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거지. 새해 첫 달의 기운을 받으며, 달의 힘에 모든 것을 의지하면서 풍성한 행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쌓였던 크고 작은 갈등이나 묵은 감정을 싹 날려 버리는 거야.(p.19)'

곧 새해가 오면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어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다.

 



절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말해주는데, 어른인 나도 잘 몰랐던 내용이었다.

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태양이 지나는 길(황도) 상의 위치에 따라 일 년을 24등분하고, 동지를 알아낸 다음 그것을 기점으로 15일 또는 16일씩 날을 매긴 것이라고 한다.(p.23)

그리고, 절기는 그 날 하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절기가 오기까지의 15∼16일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고 한다.



1년이 365일인 것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대 이집트시대였다고 한다.

이집트 나일강이 언제 범람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1년의 길이를 정확히 알게되엇다고 한다.

우리가 여러 책과 박물관에서 보아온 우리 선조들의 천문학 유물도 결국은 농사와 관련된 기술이었다고 한다.



'잘 발효된 똥거름에서는 싱싱한 흙냄새가 난다(p.36)'며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농경기술이 소개되어 있다.

사람은 먹은 것 중 30%밖에 소화를 못 시켜서 영양을 흡수하고 난 나머지를 똥으로 배설하기 때문에 똥은 최적화된 영양 덩어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를 키울 때 똥을 먹였고, 농사를 지을 때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것이다.

19세기 초에 미국 농무부 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 똥을 농사에 활용하는 방식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책 중간중간에 좋은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 

'나물로 모자란 영양소를 섭취해 볼까?(p.42)', 명절마다 성묘를 하는 까닭은 뭘까?(p.43)', '땅을 가는 농기구 종류들(p.47);, '보릿고개 이야기(p.59)', '보물같은 우리 잡곡들을 만나볼까?(p.60)', '단오제 이야기(p.72)', '쌀과 옷감으로 세금까지 냈다고?(p.107)', '장터 이야기(p.109)', '낱알이 밥이 되기까지 과정을 살펴볼까?(p.118), '오일장을 구경해 볼까?(p.111)', '장아찌와 젓갈(p.134)', '시래기 이야기(p.137)',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아볼까?(p.142)', '팥죽 이야기(p.148)',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볼까?(p.152)', '원앙금침(이부자리) 만들때까지 3년이 걸린다.(p.167)' ... 

저자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농업, 식품, 역사, 과학, 생활 등 우리 전통적인 삶 전부분을 다루고 있다.

훌륭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들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잡곡들이 깔끔하게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다.



모내기를 해서 키운 벼를 벼베기를 한 후 밥을 만드는 과정이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이 농업과 농경문화를 익히는데 매우 유용한 내용이 이 책에는 참 많이 있다.



시래기에 대해서도 그 의미와 문화를 언급한 저자의 꼼꼼함이 놀라웠다.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에 대해서도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김치 담그는 방법과 총각김치, 갓김치, 고돌빼기김치 등 김치에 대한 사진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한 김장이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 온돌 난방 방식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잘 설명해 주었고,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도 그림으로 설명해 주었다.
책 전반에 나와 있는 내용, 그림과 사진들을 보면서 마치 농업 박물관, 역사 박물관, 전통문화 박물관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정말 풍부하다.



백과사전 그리고 박물관 같은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을 쓴 저자의 집필에 대한 수고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농업과 전통 문화를 알려주고 더불어 역사에 대한 관심과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에 앉아 아이들과 오손도손 우리 문화를 얘기하면서 읽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을 먹어요! 겨울 - 어린이를 위한 몸살림 교과서 내인생의책 인문학 놀이터 6
오진희 지음, 백명식 그림 / 내인생의책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내인생의책 출판사에에서 나온 책을 좋아한다.

내인생의책에서 출간한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와 '창의적 문제해결 HOW HOW'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책이 내 인생의 책이다'라는 모토를 지향하는 출판사답게 좋은 책을 만드는 좋은 출판사이다.

이번에 좋은 책을 또 발견했따.

'자연을 먹어요' 시리즈이다.

내가 읽은 '자연을 먹어요' 책은 겨울 편이다.

우리가 겨울철 일상 생활에서 먹는 자연의 먹거리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의 글과 시골 정취가 물씬 느껴지게 하는 그림으로 구성된 책이다.

 



책 서두의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자연이 선물한 먹거리들을 꼭꼭 씹어서 삼켜보세요. 그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어요. 흙과 물과 바람이 만들어 낸 여러가지 자연의 맛 말이에요.' 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먹는 자연 먹거리에는 흙과 물과 바람이 담겨져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인공적인 먹거리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맛이다.

 

매일 만나는 자연 먹거리, 한 달에 몇 번씩 만나는 자연 먹거리, 일 년에 가끔 한 번씩 만나는 자연 먹거리들이 재미나게 설명되어 있다.

어른이 읽기에도 재미있고, 아이들이 읽기에는 매우 유익하게 느껴진다.

 

책을 읽으며 글과 그림을 보다보면 마치 시골에 맛 여행을 가는 기분이 든다.

시골에서 이 집 저 집 둘러보면서 이 집에서 만드는 자연 음식을 맛 보고, 저 집에서 만드는 자연 음식을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책 속의 여러 자연 음식을 보면서 내 마음은 산내음과 풀향기가 진하고, 아궁이에서 새하얗게 연기가 피어나는 청명한 시골에서 맛난 요리를 보고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 장에 소개되는 음식의 앞에는 그 음식에 참 잘 어울리는 말이 붙어 있다.

'기르는 재미가 솔솔 콩나물', '황금 똥을 만드는 청국장', '우리 집 겨울 보양식 두부',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메주', '음식 맛을 결정짓는 된장과 간장', '감칠맛이 일품인 고추장', '겨울 별미 김치 삼총사', '봄부터 가을까지 말려 놓은 나물들', '잎에서 뿌리까지 다 먹는 토란', '겨울의 달콤한 호박죽', '겨울에 먹는 푸른 채소 시금치', '겨울에 먹는 호박떡', '겨울에 먹는 자연 비타민 바다풀', '영양이 듬뿍 팥', '밥알 동동 식혜, 곶감 퐁당 수정과'.

 

각 장 처음에는 시골풍경이 연상되는 예쁜 글과 그림이 나와 있다.

시골의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느껴지는 글과 그림이다.

 




 

'콩나물' 편에서는 옛날에 콩나물을 키우고 먹던 풍경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콩나물를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도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직접 도전해 볼 만큼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콩나물은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해요. 햇빛이 들면 콩나무 머리가 광합성을 해서 파랗게 되거든요.(p.14)'

단순한 음식 소개가 아니라 친절하고 자세한 음식 설명이다.

재료와 관련된 음식도 다양하게 열거되어 있다.

콩나물국, 콩나물국밥, 콩나물무침, 콩나물잡채...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재미는 쉽게 접하면서도 그 만드는 방법이 낯선 음식의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 점이다.

청국장, 된장, 간장, 고추장, 식혜, 수정과의 만드는 방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부록에 있는 뻥튀기도 재미있다.



우리가 거의 매일 먹는 된장, 고추장, 간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보니 정말 흥미롭다.

아이들에게도 정말 유익한 내용이다.

얼마나 많은 정성이 담겨진 음식인지를 느끼게 해주고, 여러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져서 그 속에 엄청난 맛과 멋이 담겨있다는 것이 상상되게 한다.
그림으로 볼 때 만드는 과정이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엄청난 기술과 노하우가 담겨져 있으리라는 생각은 당연히 든다.

음식에 대한 내용을 보니 이 책이 아이들을 위한 전통 자연음식 요리책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필요한 팁(Tip)도 나온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레시피는 나오지 않는다.

요리책은 아니니까.

'호박죽을 달게 하려면 단호박을 한덩이 넣어요. 호박만 넣으면 죽이 달지 않고, 단호박만 넣으면 호박죽 맛이 안 난대요.(p.64)'

'팥죽을 만들 때 팥은 하룻밤을 물에 불린 다음 삶아야 잘 무르고 잘 으깨져서 맛있는 팥죽이 된대요.(p.82)'

 

간장, 고추장 만드는 방법은 정말 신기하게 보인다.
사실 처음 알게 된 내용이다.



식혜와 수정과 내용도 재미있다.
수정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계피와 생강을 듬뿍 넣고 끌인 후 물이 빨갛게 우러나면 설탕을 넣고 그 다음에 곶감과 잣, 대추를 동동 띄운다고 한다.

도전해 볼만한 음식이다.




'자연을 먹어요! 겨울 편'은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전통 자연음식들, 우리가 거의 매일 먹고 맛보는 전통 자연음식들에 대해서 시골 여행을 가는 듯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자연을 먹어요!'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인 '봄 편', '여름 편', '가을 편'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인스턴트 식품과 가공 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다.

책을 읽고 이 책에 나오는 음식 만들기를 아이와 함께 도전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이 흐르는 하늘의 강 봄나무 문학선
그레이스 린 지음, 최순희 옮김 / 봄나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져서 읽고 싶은 책이었다.

'별이 흐르는 하늘의 강'

이보다 아름다운 표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연상되는 표현이다.

 

 

  

이 책은 중국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중국 관련 소설을 읽은 것은 삼국지를 제외하고는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도 중국 판탄지 소설이다.

큰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렌디, 페이이, 차오, 장씨 부인, 샨 노인, 지밍, 과부 얀씨, 메이란이다.

집을 도망쳐 나온 렌디는 청천마을의 여관에 머무르면서 허드렛일을 하게 된다.

청천여관에는 주인은 차오, 그리고 차오의 딸 페이이가 살고 있다. 

차오의 아들 지밍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반부에서 손님이 별로 없던 청천여관은 후반부로 가면서 여러 손님이 드나들게 되고 본 이야기의 중심 무대가 된다.

 

이 책의 특징은 본 이야기 속에 속 이야기가 들어있고, 그 속 이야기가 본 이야기와 연결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속 이야기는 현실 세계가 아닌 이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내용으로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판타지 스토리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여 신비감을 더 해 준다.

읽는 내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느낌과 이야기가 참 신비롭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속 이야기는 여런 편이 등장한다.

산을 옮긴 사람의 이야기(p.23)

여섯 개의 해 이야기(p.36)

옥팔찌 이야기(p.45)

수탉의 노래 이야기(p.53)

늙은 현자의 이야기(p.77)

춤추는 물고기 이야기(p.90)

왕이의 아내 이야기(p.110)

세가지 문제 이야기(p.123)

백호 이야기(p.159)

왕이의 꿈 이야기(p.204)

호랑이 태수의 아들 이야기(p.220)

왕자주 이야기(p.238)

지밍의 몸이 변한 이야기(p.249)

옮겨진 산에 대한 진짜 이야기(p.272)

 



본 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읽다보면 현실 세계와 이상 세계를 왕래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본 이야기와 속 이야기는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철저하게 연결되어 있다.

책 초반에 등장하는 왕자주도 후반부에서 다시 그 내용이 언급되면서 연결된다.

본 이야기에 등장하는 내용 하나하나가 속 이야기와 연결되고 그것은 전체의 본 이야기에 전개하는데 사용된다.

소설이라는 쟝르가 가지는 무한한 상상력을 잘 활용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의 스토리 구성력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세상에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이유를 밝혀주는 여섯개의 해 이야기, 수탉이 뜰 때 해가 뜨는 이유를 밝혀주는 수탉의 노래 이야기, 태수가 아이들에게 낸 세가지 문제 이야기는 참 재밌는 이야기들이었다.

아이들의 잠자리에 매일 밤 한가지씩 이야기를 해주니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이야기를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도 참 좋은 소통과 교감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읽으면서 내용이 쉽지는 않았다.

아마도 낯설은 중국인 이름, 현실 세계와 이상 세계를 왕래하는 조금은 복잡하면서 쉽지 않은 스트로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고 스토리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본 이야기와 속 이야기의 절묘한 연결성에 놀라게 되었다.

 

장씨 부인과 샨 노인은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해결사 같은 역할을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집을 나와서 청천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렌디의 정체성이 궁금했다.

초반부에 '렌디는 화가 잔뜩 나서, 그늘막이 드리워진 정자와 하인들이 절을 하며 갖다 바치던 얼음 띄운 매실차를 떠올렸다.(p.61)'를 읽으면서 왠지 렌디의 정체성을 암시하는 글처럼 느껴졌는데, 후반부에서 렌디는 태수의 아들로 밝혀진다.

 



'별이 흐르는 강'이란 장씨부인이 어둠속에서 마술같은 기교를 부려서 반딧불이를 불러 들여서 주위를 깜박이고 반짝이며 날아다닌 모습을 렌디가 표현한 말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그림이 스토리의 판타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잃어버린 달을 찾는 과정 속에 두꺼비가 나오고, 집을 나갔던 지밍이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지밍이 아버지와 다툰 후 마음 속의 불을 끄기 위해서 호수의 물을 마시다가 달의 그림자를 마셔버리고 두꺼비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달은 다시 찾게 되고 렌디, 페이이, 지밍, 샨 노인, 장씨부인, 샨 노인은 모두 자신의 원래 있던 곳으로 가게 되고 모두 평화를 얻게 된다. 

'은은한 달빛 아래, 렌디는 그들 모두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들은 모두 자기 집에 있었고, 모두 평화로웠다. 마침내 모두가 별이 흐르는 하늘의 강으로 돌아간 것이다.(p.320)'

달이 다시 떠오르고 옮겨진 산이 돌아오고 모두가 평화를 얻게 되어 별이 흐르는 하늘의 강으로 각자가 돌아간다.

 



'때로는 최선의 결정이 고통스런 결정일 때도 있단다.(p.202)'

장씨부인이 두꺼비의 다친 자리를 잘라내야 하는 상황에서 렌디에게 해주는 말이다.
'화가 네 속을 다 태워 버릴 것이야!(p.250)'

샨 노인이 아버지와 다툰 지밍에게 해주는 말이다.
'평화의 비결은 용서이니라(p.264)'

샨 노인이 지밍에게 해주는 충고이다. 

'밤이 있으면 낮도 있어. 해가 있으면 달도 있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는 거야. 그렇게 균형이 이루어지는 거란다. 조화를 이루려면 균형이 필요해.(p.267)'

페이이에게 샨 노인과 장씨 부인이 해주는 말이다.

 

소설이지만 중간 중간에 삶에 필요한 메세지가 나오기도 한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초반부에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핑엔딩의 아름다운 판타지 영화를 보고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별이 흐르는 강으로 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이 험난하기도 했지만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소설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며 책 속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럭 왕은 사랑받을 수 있을까? - 존중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3
알랭 시슈 지음, 에릭 엘리오 그림, 밀루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버럭왕...

이름 그대로 버럭버럭 화를 내는 왕이다.

이 책은 버럭왕에 대한 이야기이다.

'버럭왕은 사랑받을 수 있을가?' 라는 제목에서 버럭왕은 사랑받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시리즈의 세번째 책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존중' 이다.

 



버럭버럭 화내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분명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나도 집에서 가끔 버럭버럭 화내는 아빠가 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딸에게 "우리집에도 버럭왕 같은 사람이 있어?" 하고 물으니 바로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에구...

버럭왕은 백성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한다.
시종과 기분상쾌 담당 장관에게 명령한다.
'난 사랑을 받고 싶노라! 이건 명령이다!'



하지만, 백성들의 사랑은 버럭왕에게 오질 않는다.
사랑하는 백성들을 왕궁으로 초대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왕이 패션쇼를 한다고 해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왕궁을 빛나는 황금으로 입히고 보물로 장식을 해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제일 힘이 쎈 사람을 뽑는 대회를 개최해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백성들은 아무도 버럭왕에게 관심이 없었다.



버럭왕은 백성을 기다리다가 이제 백성을 직접 만나러 왕궁 밖으로 나간다.
백성들이 나타나자 백성들은 모두 도망간다.
왕은 큰소리로 도망가는 백성들에게 말한다.
"짐은 그저 너희와 함께 춤을 춰도 되는지 물어보려는 거다!"
이때 앵무새가 왕에게 조언한다.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안 돼요! 아무리 왕이라도요. '미안하지만'이라고 말해야지요."

왕이 목소리를 낮추고 "미안하지만 나와 함께 있어 다오. 부탁하네"라고 말하자 백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백성들은 왕에게 말한다.
"저희는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왕을 원해요. 사랑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답니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을 베풀고 어질어야 한다.
중요한 말이다.
받기 위해서는 먼저 베출어야 하는 것이다.

왕은 앞으로 명령하는 것보다 '서로 아끼고 함께 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로 아끼고 함께 하는 것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존중이라는 메세지이다.



책 마지막에 버럭왕은 백성들을 자주 왕궁으로 불러 이야기 나누고 마음을 주고 받았지만, 그 뒤로도 이따금씩 버럭 소리를 질렀다고 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작가가 보여주는 것일까?
완벽한 해피 엔딩 결과가 아니라 현실감이 묻어나는 결말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요즘 어린이 책을 읽으면 어른 책을 잘 압축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든다.
아이가 읽을 때는 존중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고, 어른이 읽을 때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삶의 자세를 수정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앞으로는 버럭아빠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겠다.
아이와 부모가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둑할망 돔박수월 우리 땅, 우리 마을 이름에 얽힌 역사창작동화 시리즈 1
최정원 지음, 이승주 그림 / 푸른영토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 땅과 우리 마을 이름에 얽힌 역사창작동화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이 책의 배경은 제주도이다.

제목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버둑할망 돔박수월'

 


 

제주도가 배경이기 때문에 책제목의 단어들이 제주도 말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할망만 할머니라는 느낌이 올 뿐이다.

버둑=황무지, 할망=할머니, 돔박=동백, 수월=숲.

황무지 할머니와 동백 숲이 이 책의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의미이다.

 

이 책은 제주 올레길 5코스에 있는 동백 군락지에 얽힌 이야기이다.

바람 많은 제주에서 동백 씨를 심어 바람을 막는 기적을 이루어 낸 분이 현명춘 님인데, 이 분의 파란만장한 일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낯설은 단어들에 대해서는 각 장의 뒤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책 하단에 있었으면 읽기에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명춘 님의 어머니는 강하면서 증력있는 잠녀이다.
제주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전통적으로 잠녀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해녀라는 명칭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수탈을 하기 위한 도구로 해녀조합을 만들 때부터 사용된 이름이라고 한다.

시집가는 맹춘에게 어머니는 '제주 여자라면 한 집안은 먹여 살려야 한다' 라고 말한다.
맹춘은 가진 것은 없지만 착해보이는 신랑과 결혼을 한다.
전통 결혼식이 재미있게 묘사되었다.

낡은 집에서 힘겨움이 예상되는 맹춘의 신혼 생활이 시작된다.
그리고, 잠녀로 일하는 맹춘과 다른 잠녀들의 물질 모습이 그려진다.

맹춘 부부는 열심히 살아가는 가난한 시골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제주에서는 먼바다로 고기잡이 나가는 것을 빼고 남자들은 일의 거의 하지 않는 게 전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맹춘의 남편은 달랐다.
두 부부는 각자가 부지런히 일을 했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황무지(버둑) 땅을 오천평을 사게 된다.
그 땅에 집을 짓고, 밭농사를 하고, 남의 집에서 품삯을 받으며 일을 하고, 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소금을 만들어 팔고, 돼지를 키우고...
정말 열심히 일한다.



제주의 강한 바람으로 밭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바람을 막을 목적으로 소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소나무에는 송충이가 생기고 남편이 송충이 가시를 밟아서 다치는 발생한다.
'울타리가 될 만큼 크게 자라면서 벌레가 들끓지 않는 나무, 잎도 날카롭지 않은 나무를 찾아야 했다. 나무 때문에 주위가 지저분해져서도 안 되었다. 낙엽이 지는 나무라면 일거리가 몇 배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심는 대로 싹을 틔우는 강인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사림에까지 보탬이 되어 주는 나무가 없을까?(p.66)'
맹춘은 고민을 하여 동백을 키우기로 한다.
'동백은 잎이 나면 나무 한 그루가 빽빽한 이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집처럼 바람을 막았다. 추울 때 주로 피지만 여름 한철을 제외하면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게다가 동백의 열매는 머릿기름이나 식용, 때로는 어혈을 푸는 약으로도 쓰였다.(p.67)'
맹춘은 동백 씨를 구하여 심고 또 심었다.



맹춘이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고 아기를 키우고...
맹춘의 삶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계속 이어진다.
착한 부부의 성실한 삶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겨졌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이제 곤경이 닥친다.
관아에서 나온 관원들이 관아에 알리지 않고 진상도 하지 않으면서 귤을 키웠다며 억지 주장을 하며 괴롭힌다.
국가를 위해서 일해야 할 사람들이 백성을 괴롭히다니...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귤 수확기가 되자 애초에 보았던 열매보다 수확량이 적다면서 부족량을 소라와 전복으로 채우라는 억지 명령을 한다.
맹춘은 친정엄마와 함께 귤나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내년에는 귤나무에 꽃이 피지 못하게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맹춘 부부에게 가난은 쉽게 떠나지 않았다.
열심히 살아도 현실은 갈수록 더 힘들어졌다.
백성들에게 부과된 군역과 각종 세금의 부당함이 기술된다.
조선 후기 부퍠한 나라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생소한 단어들이 약간의 거부감과 불편함을 주었지만, 읽을수록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맹춘은 가난 때문에 자식 셋을 부유한 형님들에게 입양을 시킨다.

그리고, 제주도에 들이닥친 조선 후기 개화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전개된다.
천주교가 퍼지고, 임오군란과 갑오경장이 일어나고, 을미사변, 아관파천,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벌어지는 이재수의 난이 나오고,  천주교가 퍼지면서 제주에서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이 박해를 받게 되는 내용이 기술된다.
맹춘의 주변 사람들도 이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일제강점기 제주에서의 일제의 만행이 기술되면서 역사 동화의 색깔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저자가 버둑할망이 살았던 시대의 제주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재수의 난이 자세히 나온다.
제주목사 이상규는 제주도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였고, 당시 세금을 거두는 봉세관이 주로 천주교 신자들을 앞세웠다고 한다.
제주도의 천주교 신자 중에는 사랑과 평등의 천주교에 심취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제 잇속을 위해 입교한 불량배들도 있었다고 한다.
제주도민들은 천주교를 등에 지고 행패를 부리는 자들을 처난하기 위해 난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재수의 난에서 죽임을 당한 천주교도는 4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재수의 난은 천주교의 교세확장과 이에 따른 폐단, 정부의 조세수탈에 대한 제주 토박이 민중들의 저항이었다고 한다.
새롭게 알게 된 역사이다.
어느 집단이든 폐단과 모순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사건이다.

맹춘이 키운 돔박수월은 마을 전체의 숲이 되고 마을의 자랑이 되었다.
나도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제주도 올레길 5코스의 동백나무 숲은 이 책의 이야기처럼 현명춘 할머니의 삶이 담겨진 결과물이었다.


나중에 가족들과 제주 올레길 5코스를 이 책을 가슴에 안고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에는 제주 사투리가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제주 사람이 아니고, 서울이 고향인 사람이다.
현맹춘 할머니의 손자 부부에게 들은 이야기를 동화로 엮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 올레길 5코스의 동백숲을 취재하러 오는데 현매충 할머니의 후손들이 이를 힘겨워 하여 책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현명춘 할머니 후손을 위하면서 현명춘 할머니의 일생을 통해서 세상에 감동을 주고자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다.

'애국은 거창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땅에 대해 잘 아는 것, 그 땅에 얽힌 역사를 잊지 않고 그것을 알고자 하는 이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 그것도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선 황무지를 옥토로 가꾸기 위해 땀 흘리는 것 역시 애국이라고 봅니다.(p.228)'
저자는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고 동백숲으로 키운 현맹춘 할머니도 분명 애국자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리 땅에 역사와 정성이 담긴 곳이라는 의미를 느꼈고, 우리 땅 하나하나가 모두 수중한 우리의 유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영화와 같은 스토리 전개에 조금만 집중한다면 제주 올레길 5코스 동백숲에 담겨진 역사와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청소년들에게 우리 땅과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