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사 이야기 - 천하의 근본이어라 지식의 힘 1
정청라 글,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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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는글에서 '뿌리 없는 나무를 본 적 있니?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땅에 우뚝 설 수 있고, 뿌리를 통해 양분을 빨아들여야 쑥쑥 자랄 수 있으니까 나무한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다른 무엇보다 뿌리를 떠올리게 마련이야. 나는 농사가 바로 우리에게 있어 뿌리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로 시작하는 농사에 관한 청소년 도서이다.

저자는 농사를 천하의 근본이라 강조한다.

 

저자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29세에 귀농하여 자급을 목표로 한 농사를 지으면 살고 있는 진정한 농부를 꿈꾸는 여성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사부터 시작하여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정리해 놓은 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저자의 탁월한 자료 수집력과 정리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책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저자의 정성이 느껴지고 내가 잘 몰랐던 내용들이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었다.

 



1년의 12월을 각 음력 월별로 나누어서 각 월에 해당하는 우리 농사와 전통 문화, 명절 풍습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우리 농경 문화를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각 월 맨 앞부분에 기술되는 24절기에 대한 설명이 참 좋았다.

달력에서 보이는 절기에 대해서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 책을 펼쳐보면서 한 해를 보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에 대한 내용만을 기대한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매우 넓다.

농업과 관련된 삶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든 이유가 바로 이런 폭넓은 분야를 다룬 이 책의 특징 때문이다.

1월을 보면 정월대보름에 실시되는 전통놀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도 좋지만, 풍부한 사진들도 책을 통한 지식 습득에 큰 도움을 준다.
'정월대보름은 모두가 힘을 합쳐 크게 잔치를 열어서 마을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거지. 새해 첫 달의 기운을 받으며, 달의 힘에 모든 것을 의지하면서 풍성한 행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쌓였던 크고 작은 갈등이나 묵은 감정을 싹 날려 버리는 거야.(p.19)'

곧 새해가 오면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어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다.

 



절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말해주는데, 어른인 나도 잘 몰랐던 내용이었다.

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태양이 지나는 길(황도) 상의 위치에 따라 일 년을 24등분하고, 동지를 알아낸 다음 그것을 기점으로 15일 또는 16일씩 날을 매긴 것이라고 한다.(p.23)

그리고, 절기는 그 날 하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절기가 오기까지의 15∼16일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고 한다.



1년이 365일인 것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대 이집트시대였다고 한다.

이집트 나일강이 언제 범람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1년의 길이를 정확히 알게되엇다고 한다.

우리가 여러 책과 박물관에서 보아온 우리 선조들의 천문학 유물도 결국은 농사와 관련된 기술이었다고 한다.



'잘 발효된 똥거름에서는 싱싱한 흙냄새가 난다(p.36)'며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농경기술이 소개되어 있다.

사람은 먹은 것 중 30%밖에 소화를 못 시켜서 영양을 흡수하고 난 나머지를 똥으로 배설하기 때문에 똥은 최적화된 영양 덩어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를 키울 때 똥을 먹였고, 농사를 지을 때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것이다.

19세기 초에 미국 농무부 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 똥을 농사에 활용하는 방식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책 중간중간에 좋은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 

'나물로 모자란 영양소를 섭취해 볼까?(p.42)', 명절마다 성묘를 하는 까닭은 뭘까?(p.43)', '땅을 가는 농기구 종류들(p.47);, '보릿고개 이야기(p.59)', '보물같은 우리 잡곡들을 만나볼까?(p.60)', '단오제 이야기(p.72)', '쌀과 옷감으로 세금까지 냈다고?(p.107)', '장터 이야기(p.109)', '낱알이 밥이 되기까지 과정을 살펴볼까?(p.118), '오일장을 구경해 볼까?(p.111)', '장아찌와 젓갈(p.134)', '시래기 이야기(p.137)',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아볼까?(p.142)', '팥죽 이야기(p.148)',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볼까?(p.152)', '원앙금침(이부자리) 만들때까지 3년이 걸린다.(p.167)' ... 

저자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농업, 식품, 역사, 과학, 생활 등 우리 전통적인 삶 전부분을 다루고 있다.

훌륭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들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잡곡들이 깔끔하게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다.



모내기를 해서 키운 벼를 벼베기를 한 후 밥을 만드는 과정이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이 농업과 농경문화를 익히는데 매우 유용한 내용이 이 책에는 참 많이 있다.



시래기에 대해서도 그 의미와 문화를 언급한 저자의 꼼꼼함이 놀라웠다.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에 대해서도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김치 담그는 방법과 총각김치, 갓김치, 고돌빼기김치 등 김치에 대한 사진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한 김장이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 온돌 난방 방식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잘 설명해 주었고,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도 그림으로 설명해 주었다.
책 전반에 나와 있는 내용, 그림과 사진들을 보면서 마치 농업 박물관, 역사 박물관, 전통문화 박물관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정말 풍부하다.



백과사전 그리고 박물관 같은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을 쓴 저자의 집필에 대한 수고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농업과 전통 문화를 알려주고 더불어 역사에 대한 관심과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에 앉아 아이들과 오손도손 우리 문화를 얘기하면서 읽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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