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용 설명서 - 대한민국의 모든 금융사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최성우 지음 / 다연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은 '은행 사용설명서' 이지만 증권 사용 설명서, 보험 사용 설명서가 함께 기술된 금융 회사 종합 사용 설명서이다.

'금융회사 사용 설명서'가 더 적합한 제목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4개의 통장'과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을 다시 읽는 기분이 들었지만, 최근에 저술된 책 답게 지금의 현실에 매우 최적화된 책이었다.

저자는 재무설계전문가로서 경영학 석사 학위에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이 있고, 1,000회 이상의 강의 실적이 있는 재테크 전문가이다.

저자의 홈페이지는 www.dongbanza.com 이다.

홈페이지에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화려하다.

화려한 경력만큼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재테크 방법은 매우 친절하고 유익했다.

 

각 파트별로 구분된 은행, 증권, 보험 사용 설명서의 목차를 읽어보니 나에게 지금 바로 필요한 부분도 있었고, 나의 경제 생활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부분도 일부 있었다.

나에게는 은행 사용 설명서보다는 증권과 보험 사용설명서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명품펀드 낚는 법, 똑똑한 펀드관리법, 채권형 펀드, 국내채권 사용 설명서, 개미들을 위한 가치주의 투자법이 눈에 띄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투자에 대해서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나에게 많은 지식을 안겨 주었다.



보험은 정말 꼭 필요하지만 보험설계사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참으로 애매한 금융상품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해주는 내용이 나에게 매우 유익했다.

보험의 필요성과 가입 방법에 대해서 좋은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보험 상품을 계약하고 유지하면서 느꼈던 내용들을 일부 확인할 수도 있었다. 



'은행이 좋은 케이스를 얘기할 때, 나쁜 케이스를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보험설계사가 다 보장된다고 얘기할 때, 보장 못 받는 것은 무엇인지 명확히 말해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좀 더 확실히 하고 싶다면 양해를 구하고 녹취를 해도 됩니다. 그러면 상대는 책임지지 못할 말을 삼갈 것이고, 모르는 사항은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p.17)'

장점만을 강조하며 컨설팅이 아닌 세일즈를 하는 금융 회사 판매자에게 똑똑한 소비자로서 정확한 상담과 계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너무 까다로운 소비자가 될 수도 있지만, 내 돈이 장기간 지출되는 금융상품에는 정말 꼼꼼한 상담과 계약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99% 원금 보장 상품이라며 고객을 설득하는 금융회사. 하지만 로또 5등 당첨 확률이 2%인 상황에서 원금 보장이 안되는 1%의 피해자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다.(p.20)'

주위에서 가끔씩 보아온 로또 5등 당첨자의 당첨 확률이 2%라는 사실에 1%의 위험률이 얼마나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느꼈다.

 

은행 설명서를 읽으면서 인상적인 내용이 몇 가지 있었다.

'지출을 월 지출과 연 지출로 구분하고, 연 지출만을 위한 저수지 통장(CMA계좌)을 만든다. 월 지출은 급여 통장에서 사용한다. 연 지출은 자동차 관련 비용, 각종 세금, 명절비, 휴가비, 의료비, 경조사비, 고가품 구입비이고, 저수지 통장의 규모는 급여의 1.5∼2배로 한다. 상여금이나 소득공제환급금 등을 이용하여 저수지 통장을 채운다.(p.28)'

정기적인 지출이 아닌 특별 지출은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별도의 통장에는 통상적인 급여가 아닌 수입을 입금하여 관리하라는 것이다.

특별한 지출은 특별한 수입으로 충당하여 수입과 지출을 이원화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저축액을 늘리고 일정하게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금리 시대에서는 원금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이다.(p.31)'

금융회사를 이용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재테크 방법을 제안해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금은 예금의 반이다. 목돈이 있으면 당연히 적금이 아닌 예금으로 굴려야 한다.(p.35)'

저자의 친절한 설명은 ACTION, SECRET TIP, LEVEL UP으로 반복, 요약, 심화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해준다.

읽을수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에 흥미와 유익함이 가중된다. 

그리고,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 충실하게 기술되어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연봉의 최소 1/4 이상을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연봉의 25% 이상 사용액부터 소득공제가 시작된다. 그래서 카드 사용이 애초에 많지 않은 사람은 굳이 체크카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p.84)'

여기저기서 소득공제를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해야한다고 난리인데, 저자의 설명은 참 깔끔하고 명쾌하다. 
저자는 소득공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꼼꼼한 통장관리와 함께 현명한 카드 사용을 하라고 조언한다.

 

일반과세와 비과세에 대해서도 표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동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을 알아보는 방법도 제시해주었다.(p.121)

 * 새마을 금고 : www.kfcc.co.kr → 금고소재 → 경영공시 → 해당 지역 새마을금고 검색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가?,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인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인가?'

새마을금고에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관심있는 새마을금고의 경영 상황과 안정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솔직한 저자의 의견이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1인당 3천만원 비과세 한도까지만 이용하는 것입니다.(p.120)'

'환전금액이 크지 않다면 수수료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편한 대로 하세요.(p.134)'

'첫 월급은 취직 턱, 부모님 선물 등으로 소진하고 재테크는 두번째 월급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인생의 여유를 가지세요.(p.149)'

친한 선배가 알려주는 것처럼 솔직 담백한 내용이 신뢰감을 높여 준다.

펀드,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내용은 나에게 참 유익했다.

몇 번 반복해서 다시 읽어본 후 투자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수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험 설명서에서 종신보험, 의료실비보험, 암보험, 운전자보험, 치과보험에 대한 내용도 매우 유익했다.

저자가 추천하는 좋은 보험 설계사는 자산 상품뿐만 아니라 타사 상품의 장단점도 설명해주는 설계사, 경력이 오래된 설계사, 보험 외의 부분도 케어가 가능한 재무설계 자격증이 있는 설계사, 보험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깔끔하게 처리해주는 설계사, 믿을 수 있는 지인이 추천해주는 설계사라고 한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는 임대소득, 이자소득도 아닌 연금소득으로 준비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골치 아픈 임대소득과 이자소득보다는 연금소득을 통한 노후가 가장 속편하다는 의견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안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2012년도 금융회사 민원 발생 평가 결과는 금융 회사를 고르는데 유용한 자료였다.

 



이 책을 읽었단고 나의 재테크 패턴과 스킬에 큰 변화가 바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족한 점, 내가 몰랐던 점, 내가 궁금해했던 점들을 어느 정도 배우고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 책은 금융 회사를 상대할 때 똑똑한 금융 소비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북으로서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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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수도원이라는 조용하고 무거운 공간에서 시작하여 수도사와 한 여인의 애틋한 사랑 스토리를 거치면서 이 책에서 전개된 모든 스토리의 깊은 저변에 한국 전쟁의 아픔이 녹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공지영 작가의 필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소설이다.

공지영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공지영 작가의 소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공고히 다져지는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대학 시절 야학교사를 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공지영 작가의 '더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소설이었다.

그 소설을 읽고서 야학 교사를 했었고, 그 뒤로 공지영 작가의 여러 소설을 읽으며 재미도 느끼고 의심심장한 메세지에 깊은 공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이 소설의 주요 주인공은 요한 수사, 미카엘 수사, 안젤로 수사, 소희, 토마스 신부, 아빠스 신부이다.

요한 수사가 '나'라는 관점에서 스토리를 전개한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항상 요한 수사가 있다.

 

요한 수사, 미카엘 수사, 안젤로 수사는 수도원에서 삼총사 같은 관계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요한 수사는 공부 잘 하는 반장 같은 이미지, 미카엘 수사는 신앙도 중요하지만 현실 사회 참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운동권 이미지, 안젤로 수사는 낙천적이고 마음씨 착한 미소년 이미지로 느껴졌다.

 

신부가 되기 위해 수도 생활을 하고 있는 요한 수사에게 소희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 위기가 찾아온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이 소설이 나는 수도사의 잘못된 사랑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요한 수사와 소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책을 읽는데 재미를 주기도 하였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나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과 소희의 불분명한 태도, 요한 수사의 지나친 집착이 조금 거슬리게 느껴졌다.

소희의 행동은 수도자의 길을 걷는 요한 수사에게 사랑의 불장난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소희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하였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은 것은 요한 수사의 신분과 소희의 애매한 태도 때문이었던 것 같다.

'왜 사랑하는지 이유를 댈 수 있다면 이미 그건 사랑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먼 훗날 한 여자를 사랑했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수도원을 떠났던 내 동료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A4 용지를 건네던 그녀의 손을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건 A4 용지 때문도 그녀의 손 때문도 아니었으리라라. 대답하자면 그건 그냥 사랑 때문이었으리라.(p.82)'라며 요한 수사는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나로서는 요한 수사의 소희에 대한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사랑에 빠진 인간은 어리석다. 그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그는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다.(p.122)'

요한 수사의 서툴러 보이는 사랑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고서 운전을 하는데 차에서 조하문 가수의 '이 밤을 다시 한번'이 나오는데, 마치 요한 수사가 부르는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카엘 수사의 사회 참여적인 생각과 활동을 보면서 공지영 작가가 항상 강조해 온 사회 참여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가난한 자들을 돌보라 역설하면서 가난한 자들이 왜 가난하게 되었는지 도무지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 교회, 낙태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왜 젊은 엄마들이 배 속에 든 자신의 아이를 죽일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조금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교회, 수백 명의 인명을 살상하려는 강대국의 무기 판매에 아무 경고도 하지 못하는 교회, 이혼은 죄라고 하면서 이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불행하게 사는지 보이는데도 모른 척 하는 교회.(p.68)'

'부자가 재산을 자랑할 때 약탈과 착취가 묵인되고, 군 지휘관이 승전보를 알릴 때 대량 학살이 묵인되고, 고관대작이 권력을 뽐낼 때 폭력이 묵인되어 있는 것이 분명함에도 이것들이 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자신도 그 부류 속에 있음을 의심하라하고 톨스토이가 말했던가...(p.68)'

'한 조각의 빵이 없어서 우는 사람이 있고 100조각의 빵이 지루해서 우는 사람이 있어. 둘 다 지옥 속에 사는 거지. 어쩌면 빵이 없는 형벌은 빵 한 조각이 주어짐으로써 단순하게 벗어날 수 있지만, 100조각의 빵이 지루해서 우는 사람을 구원할 길은 참으로 없어.(p.119)'

미카엘 수사의 말, 생각 그리고 행동이 나에게는 가장 큰 메세지를 주는 듯 하였고, 미카엘 수사의 모습에서 성직자로서 사회 문제를 직시하여 종교와 사회를 함께 보듬어 안아 참 신앙 생활을 하려는 듯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미카엘 수사의 생각은 안타깝게도 이 소설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였다.

미카엘 수사와 안젤로 수사의 사고와 그 결말은 너무나 허무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나는 요한 수사보다는 미카엘 수사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는 토마스 신부 중심으로 옮겨지면서 조선의 일제 강점기 해방을 거쳐서 한국전쟁시기로 이동한다.

토마스 신부는 조선인들을 하느님의 사람들이라 말하며 조선의 신앙을 극찬한다..

'선교사들에 의해 포교를 당하기도 전에, 깨어난 지식인들에 의해 천주교를 배우고자 중국에 사신을 파견했던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조선, 전교를 당한 것이 아니라 선교사를 초청했던 나라 조선, 이 나라의 신앙은 평신도에게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저는 바로 그 평신도들의 위대함을 보았다고나 할까요.(p.216)'

 

토마스 신부 일행은 북한 공산당에 의해서 북한 자강도에 있는 옥사덕 수용소에서 모진 시절을 보냈다.

참으로 끔찍하고 혹독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처절한 시절이었다.

 

스토리 맨 마지막에 펼쳐지는 흥남부두에서의 피난민 수송선의 이야기는 한 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듯 하였고,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인간의 초인적인 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조만간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었다.

수도원과 역사라는 배경에서 신에 대한 사랑, 이성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은 상상을 하였다. 

 

이 소설의 제목 '높고 푸른 사다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흥남부두에서 피난민에게 펼쳐진 사다리가 바로 그 사다리이다.

그리고, 미카엘 수사가 세상에 펼치고자 했던 사다리이다.

 

처음에 어느 한 수도사의 일탈적인 사랑이야기인 줄로 느꼈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부가 아니었다.

요한 수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러 이야기들이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지금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인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는 소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인상적이었던 글귀를 덧붙인다.

 

'세상에 두 부류의 사람이 있대. 어느 날 밤 문득 그 사람의 손을 꼭 붙들고 도망치고 싶어 한 사람과 그런 생각 같은 거 해보지 않은 사람. 손을 꼭 붙들고 말이야.(p.134)'

 

'비판이 견디기 힘든 이유는 그 비판 속에 비판자의 비난이 교모하게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판에 대하여 화를 내는 것은 그 비판이 나의 행위가 아니라 행위하는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만일 그 비판이라는 것이 비난을 내포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과 염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인류는 얼마나 많은 회기해난 사람을 만들어냈을까?(p.68)'

 

'빛을 아름답다고 보는 것은 바로 밤이다.(p.143)' 

 

'이 세상에 참나무라는 것은 없다. 참나무란 참나무 속에 속하는 여러 나무들의 공통 명칭이다.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가 다 참나무이다. 참나무는 20년은 되어야 비로소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약하고 느린 나무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20년을 잘 참아내면 참나무는 수백 년을 살기도 한다. 풍성한 그늘과 열매를 주고 퇴비가 되는 잎을 주고, 숯을 만들게 한다.(p.3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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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답이다 - 위기의 시대에 진가를 발휘하는 힘
송영수 지음 / 크레듀(credu)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글로벌시대, 다양성의 시대, 지식 정보화 시대, 저성장 시대, 상시 위기 시대인 지금의 시대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업 활동에서의 리더십에 관하여 저자의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8년간 근무한 실무 경험과 플로리다주립대 교육공학 박사로서의 학식이 정성스럽게 잘 담겨진 경영 서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학식이 충분히 느껴지면서 리더십 관련 서적으로써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위기의 시대에 진가를 발휘하는 힘, 리더가 답이다'

'기업은 리더를 키우고, 리더는 기업을 키운다'

 

저자가 책 표지에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 책 전체에 잘 담겨져 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참 유용한 내용이 많았다.

직장인인 나에게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전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8페이지에서 15페이지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이 책이 전달하는 메세지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리더의 길! 정답은 없지만 정도는 있다'

저성장, 상시 위기 시대인 현재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의 경영 성과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적은 내 안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직 안의 갈등을 이겨내기 위하여 리더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스로 생각해보니 '적은 내 안에 있다'는 말처럼 기업이 자사의 문제점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타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새삼 다시 들었다.

내 안에 있는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 리더의 진정한 능력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었다.

저자는 가치 중심 리더십, 진성 리더십, 소통과 코칭 리더십, 변화와 도전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론과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을 설명해 나간다.

 

'경영은 이론과 적용이 융·복합된 실무라고 할 수 있다. 현장 적용도 중요하지만 이론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수시로 접하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패턴을 정리하면 모델이 되고, 여러 연구 조사를 통해 일반화하면 이론이 된다. 이를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며 의사 결정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이다.(p.10)'

저자가 이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급한 의사 이야기에 깊이 공감이 된다. 

'수술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론적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의사에게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맡긴다고 가정해보자. 이처럼 위험천만한 일도 없을 것이다.(p.23)'

경험만이 최선이 아니고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말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고, 조직의 공통 언어로 미션, 비전, 핵심가치로 이를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누군가를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모범과 솔선수범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하여 이제는 뒤에서 챙겨주고, 격려하고, 인정해주는 자상한 형님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리더가 되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프롤로그를 보면서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 본 내용에서 제시하는 리더가 되는 모범 답안을 이행한다면 어느 순간 좋은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리더는 관리 감독자에서 경영 실천가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속해 있는 직장은 아직도 관리 감독자 마인드로 근무하는 상급자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임직원 모두가 경영 실천가로서 근무를 한다고 해도 지금의 변화와 위기의 시기에 생존과 성장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변화에 대응하면서 기업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기업에는 필요한 것이다.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요건은 직무 전문성, 경영 마인드, 글로벌 마인드, 인간관계 중심 역량(리더십)이라고 한다(p.27).
리더십 점수는 이 4가지 요소에서 가장 부족한 영역의 점수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4가지 요소 모두에서 월등한 수준의 능력을 갖춘 자가 진정한 리더라는 말로 이해가 된다.

'숫자 관리로 얻은 재무적 성과는 단기적인 처방은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p.37)'
재무적인 평가로 휘둘리고 있는 기업에서 꼭 기억해야 할 말이라 생각이 들었다.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의 실천은 5가지 '부터'가 중요하다.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위로부터, 여기부터, 나부터를 말한다.(p.37)'
리더에게 필요한 핵심 덕목이 모범과 실천이라는 것은 여러 책에서 보아왔고 항상 기억하고 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덕목 중의 하나였는데, 저자가 제시한 5가지 '부터'를 보면서 어떻게 실천을 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벼룩들을 유리병 속에 넣은 후 마개를 열어두면 유리병의 높이 이상으로 뛰어오르지만 뚜껑을 막아놓으면 뚜껑의 높이만큼만 뛰어 오른다.(p.43)'
어느 책에서 위대한 리더의 핵심 능력은 부하 직원들의 업무상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리더는 부하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는데 장애가 되는 뚜겅을 제거하도록 해야하고, 직원들은 자신의 마음 속에 만들어 놓은 한계라는 뚜껑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를 외치는 리더의 조직은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딜레마에 빠진다고 한다.(p.43)
성장하는 조직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가형 학습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직 교수님다운 풍부한 이론 설명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된 이론 설명으로 어려울 수 있는 리더십 경영 이론을 편하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여러 일화들이 이 책을 읽는데 또 하나의 흥미를 주었다.
해외 MBA 프로그램 선발 일화(p.98), 자매식당에 관한 일화(p.131), Y이론의 교훈을 깨닫게 해준 둘째 딸 이야기(p.178), 실패는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허락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p.191), 교수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p.206), 나를 리더로 키워준 세 분의 멘토 이야기(p.220). 
'닥터송의 He's story'로 구성되어 실린 이러한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영 이론 서적을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감초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저자가 인용한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10계도 참 인상적이었다.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를 이 책에서 다시 접하였다.
생리적 욕구 → 안전 욕구 → 소속 및 애정의 욕구 → 존경의 욕구 → 자아실현 욕구.
'리더는 눈에 보이는 것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관리해야 한다. 리더는 조직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공유 가치를 지닌 공동체를 형성하고 강화해야 한다. 리더는 통제하기보다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지시하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p.91∼92)'
이상적인 리더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성 있는 리더가 답이다.(p.30)'
정직, 신뢰 구축이 필요한데 신뢰 구축(T)은 신용(C)과 신뢰도(R)와 의리(I)의 합이라고 한다.
T=C+R+I

이 책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의 하나가 팔로워십에 대한 부분이다.
'따를 줄 아는 자가 이끌 수 있다.(p.150)'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동전의 양면이다.(p.164)'
팔로워십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팔로워에는 모범형 팔로워, 실무형 팔로워, 순응형 팔로워, 소외형 팔로워, 수동형 팔로워가 있다고 한다.
리더의 입장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팔로워는 모범형 팔로워라고 한다.
'모범형 팔로워는 리더나 조직으로부터 독립성이 강하고, 본인의 일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고, 혁신적이고 독창적이고,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한다. 모범형 팔로워는 단순한 팀원을 뛰어넘어 때로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고, 참모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동지가 될 수도 있다.(p.154)'
스스로가 좋은 팔로워가 되고, 또한 좋은 팔로워를 키우는 자가 진정한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하는 훌륭한 팔로워가 되기 위한 전략은 8가지 이다.
'리더에게 지지를 표시하라. 주도권을 잡아라. 적절할 때에 상담하고 코칭하라. 필요할 때 문제를 제기하고 관심을 보여라. 리더의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고 격려하라. 자신의 역할과 기대를 명확하게 하라. 리더에게 정보를 제공하라. 리더의 부적절한 영향력에 저항하라.(p.160)'

나도 직장 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상급자를 만나왔고 이제는 회사에서 중간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 동안 여러 경영 관련 서적을 읽어보면서 내가 생각한 점은 좋은 책 한 권을 가지고 기업에서 그대로 한페이지 한페이지 모방하듯 실천으로 옮긴다면 그 기업의 구성원은 모두 진정한 리더로 육성되고, 기업은 경쟁 우위를 확보해서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리더십 뿐 만이 아니다.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관리, 시간관리, 부하관리, 행복관리, 위기관리, 변화관리 등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론과 실무 경력을 잘 융합하여 설명해주고 있어서 체감 효과가 훨씬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나의 직장 생활에 훌륭한 지침서 한 권을 얻었다는 느낌이 든 좋은 리더십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이론들을 하나 하나 기억하고 직장 생활에서 실천해 볼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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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잉글리시 티처 푸른숲 어린이 문학 34
박관희 지음, 이수영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마이 잉글리시 티처...

이 책에 나오는 티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아니었다.

느끼한 표정과 음흉한 눈빛 그리고 풀어헤친듯 한 넥타이의 선생님과 그 선생님 손 위에 서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 책은 요즘 현실을 반영한 사회 고발적인 동화이다.

 

책 마지막에 쓰여진 '작가의 말'에서 작가의 동화를 읽은 사람들이 '이런 것도 동화가 될 수 있구나' 혹은 '너무 삐딱한 거아냐? 다음엔 달달한 이야기 좀 쓰지' 라는 말을 한단고 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저자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장미빛 세상만을 보여주기 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아이들이 사회에 대해서 경각심을 느끼고 알도록 하는 것도 책의 역할이고 작가의 역할이라는고 생각한다.

 


 

마이 잉글리시 티처는 이 책에 나오는 네 편의 동화중의 하나이다.

네 편의 동화는 '마이 잉글리시 티처', '아빠하고 나하고', '여인숙에서 사는 아이', '어디까지 왔니' 이다. 

 



첫번째 동화 '마이 잉글리시 티처'는 어린이 성추행을 일삼는 원어민 영어 교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토마스는 영어학원 원어민 교사이다.
토마스는 실력이 우월한 학생에게는 자신을 토미라는 애칭으로 부르도록 허락해준다.
선생님을 토미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자랑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주인공 선희도 토마스 선생님에게 토미라고 부를 수 있는 자격을 선물받는다.



하지만, 이것은 선희에게 선물이 아니었다.
선희 보다 먼저 토미라는 호칭을 부를 수 있는 자격을 받은 수지의 안스럽게 변한 모습이 뭔가 불길해 보이는 결과를 암시해준다.
수지는 선희에게 조심하라고 조언해준다.
선희의 아빠는 말단 공무원이고, 선희의 엄마는 대형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지극히 평범한 부모이다.
선희 엄마는 교육열이 엄청 강하다.
엄청난 교육열은 지금의 우리 엄마들의 모습을 대표해 주면서 한국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선희 아빠의 직속상관이 윗층에 사는데 그 부인이 선희 엄마를 부하처럼 부려먹는 모습이 나온다.
이런 괴로운 상황에서 선희 엄마가 선희에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변호사면 그 아내도, 자식도 변호사야. 변호사 밑에서 일하는사람은 그 사람 아내도, 자식도 변호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평생 그런 관계로 살아야 하는 거야. 엄마가 악착같이 공부를 시키는 것도 너희한테만은 그런 대물림을 해 주기 싫어서야. 그러니까 허투루 살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 우리처럼 가진 것 없고 힘없고 백 없는 사람들은 공부해서 출세하는 수밖에 없다.(p.15)'
안타까운 현실이고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다.
엄마가 만들어 준 쿠키를 가지고 토마스의 오피스텔로 혼자서 찾아간 선희는 놀라운 상황을 만나게 된다.
목욕 가운을 걸치고 있는 토마스, 그리고 지저분한 실내와 벽면을 도배하 듯 붙어있는 여학생들의 사진들...
그리고, 토마스는 자신의 입술을 선희의 볼에 댄다.
어린이 성추행을 일삼는 원어민 교사의 모습이다.
선희는 토마스의 오피스텔에서 빠져나와 하염없이 걸으면 혼란스러워 한다.

세상을 조금은 비약적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동화를 통해서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세상에 얼마나 나쁜 사람이 많은지를 살다보면 알게 되기도 하겠지만 미리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살짝 하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런 사회 고발적인 내용이 동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속상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동화 '아빠하고 나하고'는 아빠의 실직과 엄마의 사회 재진출 그리고 그 사이에서 변화에 적응해가는 아이를 다루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민재 아빠가 회사에서 실직을 당한다.
그리고, 민재 아빠는 쉰다는 명분으로 집에서 소파와 텔레비젼을 친구 삼아 생활한다.
전형적인 백수의 모습을 보이는 아빠의 모습에 민재는 혼란스러워 한다.
민재의 친구 치효의 아빠도 실직 상태이다.
치효 아빠의 실직 이유를 말하면서 부산의 어느 조선소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것도 사회를 풍자하면서 보여주는 내용이다.



민재 아빠의 수입이 없어서 가계 유지에 곤란을 겪자 민재 엄마가 집에 공부방을 차린다.
공부방으로 인해서 자기만의 공간이 없어진 민재, 계속 실직 상태인 아빠, 민재와 같은 처지인 친구 치효...
이들에게 몇가지 사건들이 생긴다.
마지막에 민재와 아빠가 손을 잡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도 아들에게 '아빠는 역시 아빠다'는 생각에 얼굴에 미소가 난다. 



세번째 동화 '여인숙에서 사는 아이'는 이 책에서 내가 읽었던 동화 중 가장 황당해하며 놀란 동화이다.
사람의 이중성과 사기성을 지적한 동화이다.
여인숙에 살면서 학교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세연에게 어느 한 남학생이 다가온다.
그 남학생은 몸이 아파서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며 세연에게 접근하고 세연과 친해진다.
어느날 그 남학생이 세연에게 반지를 주면서 자신의 생일날에 집으로 초대를 한다.
세연이는 너무너무 설레면서 좋아한다.



그러나, 생일날 약속 장소에 나온 사람은 그 남학생이 아니라 그 남학생의 엄마였다.
그 남학생은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미국 유학을 준비하느라 학교를 쉬고 있는 것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남학생의 거짓 행동에 화가 났다.
어떻게 저렇게 외로움과 가난에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몸이 아프다면서 거짓 동정을 구하고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희롱할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세상에 분명 저런 사람들이 많이 있고, 어설픈 인연에 상처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연이는 이런 사실을 알은 후에도 그 남학생을 미워하지 않고, '그래도... 고마웠어. 그동안 너 때문에 나 참 행복했었는데...' 라며 중얼거린다.
세연이가 너무나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남학생이 너무나 미웠다.
가진 자들의 얄팍한 동정과 거짓 배려에 화가 났다. 



네번째 동화 '어디까지 왔니'도 참 슬픈 내용이다.
부모에게서 버림 받은 아이들이 보호자로서 능력이 부족한 할아버지 밑에서 외롭고 힘겹게 자라는 가슴 아픈 내용을 담은 동화이다.
선우와 선재 아빠는 사업에 실패한 후 고소를 당해 감옥에 갔다.
그리고, 선우와 선재 엄마는 아이들을 할아버지에게 맡긴 후 가버렸다.
선우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 선재는 다섯살이다.
할아버지는 보호자로서의 능력이 거의 없다.
그나마 선우와 선재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선재의 담임 선생님 뿐이다.



선재는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서 어린 나이에 혼자서 먼 길을 걸어서 역에 가곤 한다.
선우가 선재를 역에서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둘이서 하는 대화가 참 가슴이 아프게 했다.
자신이 나은 자식을 저렇게 방치시키고 과연 부모로서 마음이 어떨까?
부모라는 이름을 과연 저런 사람들에게 붙일 수 있을까?
국가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보호와 복지를 왜 하지 못할까?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이 느껴지고,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키우는 우리 아이들을 더욱 잘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편의 동화를 읽으면서 모든 이야기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그리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원어민 교사, 가장의 갑작스러운 실직, 선량하지만 가난한 사람을 속이는 사람들, 불우한 가정에서 혼자서 자라는 아이들.
국가에 모든 것을 요청하고 바랄 수는 없지만, 이 책에 나오는 동화에서 등장하는 나쁜 사람들에 대해서는 단호한 처벌과 사회적 제재가 필요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재기할 수 있는 힘과 도움을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라고 하기에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한 번 생각해볼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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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사 이야기 - 천하의 근본이어라 지식의 힘 1
정청라 글,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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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는글에서 '뿌리 없는 나무를 본 적 있니?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땅에 우뚝 설 수 있고, 뿌리를 통해 양분을 빨아들여야 쑥쑥 자랄 수 있으니까 나무한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다른 무엇보다 뿌리를 떠올리게 마련이야. 나는 농사가 바로 우리에게 있어 뿌리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로 시작하는 농사에 관한 청소년 도서이다.

저자는 농사를 천하의 근본이라 강조한다.

 

저자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29세에 귀농하여 자급을 목표로 한 농사를 지으면 살고 있는 진정한 농부를 꿈꾸는 여성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사부터 시작하여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정리해 놓은 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저자의 탁월한 자료 수집력과 정리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책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저자의 정성이 느껴지고 내가 잘 몰랐던 내용들이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었다.

 



1년의 12월을 각 음력 월별로 나누어서 각 월에 해당하는 우리 농사와 전통 문화, 명절 풍습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우리 농경 문화를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각 월 맨 앞부분에 기술되는 24절기에 대한 설명이 참 좋았다.

달력에서 보이는 절기에 대해서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 책을 펼쳐보면서 한 해를 보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에 대한 내용만을 기대한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매우 넓다.

농업과 관련된 삶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든 이유가 바로 이런 폭넓은 분야를 다룬 이 책의 특징 때문이다.

1월을 보면 정월대보름에 실시되는 전통놀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도 좋지만, 풍부한 사진들도 책을 통한 지식 습득에 큰 도움을 준다.
'정월대보름은 모두가 힘을 합쳐 크게 잔치를 열어서 마을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거지. 새해 첫 달의 기운을 받으며, 달의 힘에 모든 것을 의지하면서 풍성한 행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쌓였던 크고 작은 갈등이나 묵은 감정을 싹 날려 버리는 거야.(p.19)'

곧 새해가 오면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어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다.

 



절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말해주는데, 어른인 나도 잘 몰랐던 내용이었다.

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태양이 지나는 길(황도) 상의 위치에 따라 일 년을 24등분하고, 동지를 알아낸 다음 그것을 기점으로 15일 또는 16일씩 날을 매긴 것이라고 한다.(p.23)

그리고, 절기는 그 날 하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절기가 오기까지의 15∼16일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고 한다.



1년이 365일인 것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대 이집트시대였다고 한다.

이집트 나일강이 언제 범람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1년의 길이를 정확히 알게되엇다고 한다.

우리가 여러 책과 박물관에서 보아온 우리 선조들의 천문학 유물도 결국은 농사와 관련된 기술이었다고 한다.



'잘 발효된 똥거름에서는 싱싱한 흙냄새가 난다(p.36)'며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농경기술이 소개되어 있다.

사람은 먹은 것 중 30%밖에 소화를 못 시켜서 영양을 흡수하고 난 나머지를 똥으로 배설하기 때문에 똥은 최적화된 영양 덩어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를 키울 때 똥을 먹였고, 농사를 지을 때 똥을 거름으로 사용한 것이다.

19세기 초에 미국 농무부 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 똥을 농사에 활용하는 방식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책 중간중간에 좋은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 

'나물로 모자란 영양소를 섭취해 볼까?(p.42)', 명절마다 성묘를 하는 까닭은 뭘까?(p.43)', '땅을 가는 농기구 종류들(p.47);, '보릿고개 이야기(p.59)', '보물같은 우리 잡곡들을 만나볼까?(p.60)', '단오제 이야기(p.72)', '쌀과 옷감으로 세금까지 냈다고?(p.107)', '장터 이야기(p.109)', '낱알이 밥이 되기까지 과정을 살펴볼까?(p.118), '오일장을 구경해 볼까?(p.111)', '장아찌와 젓갈(p.134)', '시래기 이야기(p.137)',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아볼까?(p.142)', '팥죽 이야기(p.148)',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볼까?(p.152)', '원앙금침(이부자리) 만들때까지 3년이 걸린다.(p.167)' ... 

저자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농업, 식품, 역사, 과학, 생활 등 우리 전통적인 삶 전부분을 다루고 있다.

훌륭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들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잡곡들이 깔끔하게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다.



모내기를 해서 키운 벼를 벼베기를 한 후 밥을 만드는 과정이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이 농업과 농경문화를 익히는데 매우 유용한 내용이 이 책에는 참 많이 있다.



시래기에 대해서도 그 의미와 문화를 언급한 저자의 꼼꼼함이 놀라웠다.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에 대해서도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김치 담그는 방법과 총각김치, 갓김치, 고돌빼기김치 등 김치에 대한 사진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한 김장이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 온돌 난방 방식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잘 설명해 주었고, 옛날 집짓기의 전 과정도 그림으로 설명해 주었다.
책 전반에 나와 있는 내용, 그림과 사진들을 보면서 마치 농업 박물관, 역사 박물관, 전통문화 박물관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정말 풍부하다.



백과사전 그리고 박물관 같은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을 쓴 저자의 집필에 대한 수고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농업과 전통 문화를 알려주고 더불어 역사에 대한 관심과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에 앉아 아이들과 오손도손 우리 문화를 얘기하면서 읽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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