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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재능이 아니다 - 세계적인 히트상품 개발자 8인의 성공 사례집
미사키 에이치로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디어는 재능이 아니다' 라는 제목에서 아이디어는 노력이다라는 말이 연상이 된다.
보통 아이디어를 재능의 산물로 보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한 책으로 느껴진다.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아이디어가 재능이 아니라는 것은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아이디어는 과연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느끼며 책장을 펼쳤다.
저자는 일본인 남성으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화장품회사에서 여성 파우더 화장품 신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는 경제경영서 전문작가이며, 상품 개발 컨설턴트이다.
실제 회사에서 아이디어 창출, 상품화와 신제품 출시를 직접 경험한 이력이 있는 저자이다.
이 책에는 여러 분야의 개발자들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상품으로 구체화했던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총 8개의 분야가 다루어지고 있는데, 화장품, 과자, 게임, 증권, 음료, 여성속옷, 컨설팅, 주방가구를 다루고 있다.
책 표지에 있는 전구를 밝히고 있는 필라멘트 디자인은 바코드 디자인을 응용한 것이다.
이 책에서 디자인 바코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발상법을 바꾸거나 조금만 훈련을 하면 멋진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있는게 아니더라도 방법을 배우고 익힌다면 어떠한 분야에서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P.5)
관심, 학습, 훈련,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아이디어 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8개 회사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상품화하여 성공하였는지를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일본에서 발간되어 번역된 책들을 보면 얇은 두께에 읽기 쉽게 정리된 책들이 많은데, 이 책도 그런 종류의 하나이다.
첫 장에는 저자가 화장품회사에서 신상품 개발을 주도했던 실제 사례를 기술하면서 아이디어는 재능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주며 어떻게 아이디어를 창출할 것인지를 말해준다.
'모르는 분야일수록 감각보다 데이터를 읽는다.(p.16)'
'목표에 대한 발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꾼다.(p.17) → 화장품의 가치를 아름다워졌다가 아니라 칭찬받았다로 바꿨다'
저자가 직접 체험한 개발상의 제약조건 다섯 가지와 그 극복내용은 상당히 공감이 되었다.
1)화장품을 평가할 줄 모르는 내가 담당자다. → 화장품에 대한 평가를 개발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가 하지 않는 것으로 바꾼다.
2)아름다움을 타인에게 칭찬받는다는 구체적인 목표로 생각한다. → 상품 평가에 적격인 평가단을 구성하고, 크로스체크를 한다.
3)연구 자체가 흥미로운 시도가 되도록 한다. →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든다.
4)상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도록 한다.
5)타인의 평가를 토대로 한 설계를 구상한다. → 아름다움을 수치화하고, 다시점 화상 해석 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개발품에 대한 타인의 평가의 횟수를 늘리면서 이를 과학화하기 위해서 만든 다시점 화상 해석 시스템 개발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이디어에 하이테크를 적용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데, 니콘의 기술자로부터 카메라 촬영 기술에 대한 지원을 받아 다시점 화상 해석 시스템을 완성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도움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디어에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다.(p.37)'
일본 과자회사에서 감자 과자 신제품을 개발한 야나이 씨의 말이다.
연결고리를 발견하기 위해 의식하며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에서 아이디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리코 과자에는 바코드를 재미있게 디자인한 디자인 바코드가 적용이 되었다.
바코드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인데, 칸 국제광고제에서 수상을 했다고 한다.
'조직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면 팀원 간의 소통을 늘려라.(p.67)'
게임 개발자 바바 씨는 팀원의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회의 때마다 팀원이 보고한 내용에 대해 돌아가며 한 사람씩 질문하는 방법을 적용했다고 한다.
창의력은 전문지식, 창조적 사고, 동기부여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모든 기능을 할 때 발휘된다고 한다.
여기에 주변지식, 의사소통능력, 시대반영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창의력은 '전문지식 + 창조적 사고 + 동기부여 + ... + 주변지식 + 의사소통능력 + 시대반영'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진 분야 중 화장품, 과자, 게임, 증권, 음료, 여성속옷은 내가 다니는 회사의 업종과 무관하며 내게도 큰 관심이 없는 업종이어서 신제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 창출 이론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신제품 자체에는 흥미와 공감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다루어진 컨설팅과 주방가구 분야는 관심 분야이기에 아이디어 창출과 신제품 모두가 흥미로웠다.
컨설팅 업계에서 신상품을 출시한 과정에서 보여준 역발상이 인상적이었다.
관행처럼 이루어지는 컨설팅 비즈니스를 거꾸로 생각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케이스였다.
'컨설팅 비즈니스는 일을 수주하면 갑자기 바빠졌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한가로워진다. 그러나 직원의 인건비는 고정이므로 일정한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일을 수주해야만 했고, 어쩔 수 없이 수렵형 비즈니스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미즈 씨는 수익 안정화를 위해 매달 일정 수입이 있는 농경형 비즈니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컨설팅 업계의 상식을 역발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p.135)'
시미즈 씨가 실행한 슬로건 중 '빨리 실패하자'도 인상적이다.
빨리 실패하기 위해서 70점의 서비스 안에서 시작하여 일단 시장에 내놓고 고객과의 피드백을 통해 잘못된 부분, 실패한 부분을 찾아내 개선해나가는 방식이다.(p.145)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든다, 팀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편하게 일한다, 가설계획을 입증한다라는 세 가지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슬로건이 '빨리 실패하자'였다고 한다.(p.146)
성공하기 위해 욕심을 내면 시간과 비용 낭비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며 만든 아이디어이다.
좀 무모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업무에 대한 추진력과 속도감에 있어서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미즈 씨가 개발한 컨설팅 신사업은 3개월 동안 15건 수주를 달성하며 성공하는 듯 했으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회사가 매각되어 성공의 역사를 쓰지는 못했고, 사업 자체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시미즈 씨의 사례에서는 역발상과 농경형 비즈니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가장 재미있고 공감이 되었던 사례는 주방가구 업체의 숨은공간 찾기 아이디어였다.
산업재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업무와 가장 유사해서 가장 큰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일반 가정 150가구를 샘플로 정해 조사하여 주방가구 주변의 수납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로 주방가구 걸레받이 공간을 수납공간화 한 것이다.
상당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이 되었다.
실제 제품의 사진을 보니 매우 유용한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 주변과 회사 업무 주변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아이디어가 충분히 떠오를 것 같았다.
SCM수업을 들을 때 SKU(최소 재고관리 단위, Stock Keeping Unit) 용어를 배웠는데 이 책에서 이 용어를 다시 보니 반갑고 새로웠다.
내가 하는 업무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다 보니 기억에서 사라진 모양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SKU가 매우 많은 업종의 회사이다.
'SKU가 많아지면 제조 · 유통 · 판매 관리가 복잡해지고, 그만큼 재고 손실이 많고, 사용되는 원재료의 종류가 많고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p.120)'
이 책에서 다시 보니 SKU라는 용어가 이제는 제대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디어 발상에 대해서 열정과 노력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아이디어에는 재능이 아니라 열정, 관찰, 학습, 훈련, 역발상, 연결, 확장, 협조, 소통,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8개 회사의 사례와 조사를 통해서 아이디어는 가까이에 있고 노력하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