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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죽음 그리고 시간 ㅣ 레비나스 선집 1
에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자크 롤랑 엮음, 김도형 외 옮김 / 그린비 / 2013년 5월
평점 :
https://m.blog.naver.com/syeong21/223762729851
우연한 기회에, 사촌 오빠의 죽음이 내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럴까? 레비나스의 『신, 죽음 그리고 시간』을 읽으며, 나는 다시금 사촌 오빠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어릴 적 그 사건이 나에게 가져다준 충격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옅어졌지만, 오히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이 내 삶에서 철학으로 다가가는 일종의 시그널이 아니었을까 싶다. 15살(연 나이 기준, 1995년)에 처음으로 삶과 현실의 균열을 느꼈고, 19살, 대지진을 경험하기 전부터 나는 이미 그 균열을 인식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도 교육에 완벽하게 적응했을 때, 나는 오히려 그 안에서 균열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