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후설은 『이념들』 제1권(1913)에서 최초로 현상학의 원리와규범, 방법과 문제를 제시했다. 제2권은 1912년에 이미 탈고되었지만, 몇 차례 수정과 검토를 거치다 그가 죽고 나서도 한참 후인 1952년에야 출간되었다. 신체(Leib)의 운동감각을 통해 동기가 부여되는발생적 구성(Konstitution)의 문제를 치밀하게 분석한 제2권이 마지막 세 번째 전반적으로 수정되었던 1917년에라도 발표되었다면, ‘정적대 발생적‘ 분석 또는 ‘선험적 대 생활세계적‘ 현상학으로 단절시켜 이해하는 소모적 논의도 일지 않았을 것이다. - P28
은퇴 후 죽는 날까지 오직강연과 집필에 몰두했던 그는, "철학자로서 살아왔고 철학자로서 죽고 싶다"는 자신의 유언 그대로, 진지한 초심자의 자세로 끊임없이자기비판을 수행한 바로 ‘철학자‘ 자체였다. - P29
50여 년에 걸친 이러한 학자로서의 그의 외길 삶은 (이론·실천·가치를 포함한) 보편적 이성을 통해 모든 학문의 타당한 근원과 인간성의 목적을 되돌아가 물음으로써 궁극적 자기책임에 근거한 이론(앎)과 실천(삶)을 정초하려는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즉 선험적현상학(선험철학)의 이념을 추구한 것이었다. 이 이념을 추적한 방법은 기존의 철학에서부터 정합적으로 형이상학적 체계를 구축하는것이 아니라, 모든 편견에서 해방되어 의식에 직접 주어지는 ‘사태자체로‘(zur Sachen selbst!) 되돌아가 직관하는 것이다. - P29
결국 그의 심리학주의 비판은 심리학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적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객관주의적 형태심리학의 소박한자연적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심리학이나 그밖의 학문을 통해 이성(순수의식, 선험적 주관성)에 관한 참된 학문의 길을 제시하려는 선험적 현상학(선험철학)은 후설 사상에서 변함없는 핵심 과제였다. - P32
386쪽)이라고 한다. 결국 후설에게서 ‘선험적‘은 "모든 인식형성의궁극적 근원으로 되돌아가 묻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인식하는삶을 스스로 성찰하려는 동기" (『위기』, 100쪽)로서 철저한 반성적 태도를 뜻한다. 요컨대 칸트나 신칸트학파의 경우 ‘선험적‘에 대립된것은 ‘경험적‘이지만, 후설의 경우 그것은 ‘세속적‘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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