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 비평적 조망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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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복제 시대는 사진술과 함께 시작된다. 사진술의 발명은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이며, 사진은 최초의아날로그analog 매체를 대표하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은유는 상상 속 닮음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주제와의 연결을 모색하지만, 사진은 이와 달리 환유처럼 기능한다. 즉, 비유적 표현을 그 대상으로부터 직접, 통상 그 대상의 물리적 특성 중에서 끌어낸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사진가나 비평가는 인화된 사진에 "예술"의 수사학을 접목하기도 하지만, 어떤 수사학을 갖다 붙인들 사진이 현실과 그야말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9

바르트가 발전시킨 기호학과 구조주의에 대한 생각은 원래,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1913의 작업과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1908~2009의 작업에 주로 바탕을 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2

상호텍스트성이라는 좀더 애매한 체계는 비교적 소홀히 한다. 그런데 상호텍스트성은 실상 바르트가 자신의 텍스트에 가져다 넣은 "인용"의 진정한 의미를 대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5

이 책은 사진에 대해 바르트가 쓴 마지막 글 『밝은 방』을 분석하면서, 이를 통해 사진에 대한 바르트의 생각들을 해명한다. 『밝은 방』은 사진 매체를 다룬 글을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 복잡하고 역설적이며 알기 힘든 텍스트로 머물러 있다. 그러나 사진에 관한 바르트의 초기 저술들은 광범위한 평가를 거쳐 사진 매체에 대한 비평의 담론으로 통합되었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5

상호텍스트성 개념은 『밝은 방』에서 바르트가 사진에 대한 글을 쓰며 견지한 방법론적 접근의 토대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6

(5) 시간이 사진의 푼크툼punctum이라는 점을 시간과 빛에 대한 현대 물리학의 논의를 통해 이해하는 작업. 사진이라는 매체를 바라본 바르트의 독특한 시각은 『밝은 방』이라는 창문의 틀을 통해 완전하게 포괄된다. 덧붙여, 사진에 대한 바르트의 관점은 이 매체에 대한 역사적 논쟁의 초점을 재조정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5

바르트의 선언이 선포되었다. "이 새로운 푼크툼은 더 이상 형태가 아니라 강도에서 나오는 것인데, 바로시간, 노에마(‘그것은-존재-했음’)의 통렬한 부각, 노에마의 순수한 표상이다."(CC 39/148: CL 96) 표면상 이 선언은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보인다(바르트에 따르면 진부해 보이기까지 한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8

시간은 무한히 이어지는 "현재들" 속에서 인간에게 다가오고 지나가는 것인가? 아니면 시간은 모두 한꺼번에 주어져 있고, 그 안에서 인간은 정해진 궤도 위를 따라가는 것인가? 인간은 흐르는 물속의 바위인가, 아니면 무한한 수의 바위들 주위로 흐르는 물인가?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을 본받아 반드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은 『밝은 방』에서 시간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 점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8

시간은 알고 보면 서구 사상에서 대단히 당혹스러운 논점들 가운데 하나였다. 바르트가 푼크툼?쏘임, 베임, 또는 찌르고 멍들게 하는 사건?과 시간을 연결하는 것은, 복잡한 사태가 잠재되어 있는 결합은 물론이고, 의심할 나위 없이 골치 아프고 정신을 돌아버리게 할 결합의 조짐이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89

『밝은 방』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시간의 철학적 복잡성이지만, 바르트가 일차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은 형이상학적인 시간이 아니라 물리적 시간에 머문다. 즉, 20세기 과학에서 주목받은 시간, 되돌릴 수 없는 물리적 사건들의 시간, 이 특정한 세계관에 의해 형성되고 또 거기 뿌리박은 인간 의식의 시간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0

시간이란 골칫덩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그리고 훨씬 이전에, 세계란 곧 우발적인 사건들의 세계라고 본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 시간은 반드시 직시해야 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세계는 바로 그 본질상 시간적이고, 세계가 생성됨은 실재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롤랑 바르트의 사진> (낸시 쇼크로스 지음, 조주연 옮김) 중에서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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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깥에서 - 모리스 블랑쇼와 그 누구인가의 목소리
박준상 지음 / 그린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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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빈 곳은 ‘내’가 ‘나’ 아닌 것(세계, 세계의 한계 또는 바깥, 그리고 타인)과 만나는 사건이, 즉 탈존과 외존의 사건이 침묵을 통해 전개되는 장소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떤 점에서 본다면, 모든 철학과 모든 담론은 그 사건을 언어의 틀 내에 한정시키려는 노력이고, 따라서 그 사건의 무한성(만남의, 관계의 무한성)을 변질시키는 시도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느 순간 우리는 침묵에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신과는 달리 언어 내에 한계 지어진 우리에게 사건의 무한성에 스스로를 침묵 가운데 가져다 놓는 것, 거기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침묵을 통해 여는 것이 궁극적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4

하지만 블랑쇼의 글쓰기가 말하게 하는 침묵은 결코 평온한 침묵, 평화의 침묵이 아니라 언어의 전쟁을 거쳐 나온 침묵, 요동하는 침묵, 어떤 고통을 가져오는 침묵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4

블랑쇼에게 고유의 휴머니즘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자신에 대한 자기 결정력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인간의 본질(예컨대 ‘기독교의 본질’로서의 인간의 본질)에 정초되어 있지 않다. 그가 말하는 휴머니즘은 자기 결정력 바깥의, 즉 자아·주체 바깥의 인간의 영역을 가리키는 단수성單數性singularite에 대한 탐색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9

결국 그 사실에서 블랑쇼의 문학적 사유와 정치적 사유의 교차점이 발견되며, 그 사실로부터 우리는 그에게서 발견되는 휴머니즘과 ‘정치적인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블랑쇼의 성찰은 심미주의 바깥으로 향해 있으며, 그에게 작품과 문학적 언어의 핵심은 예술적 양식이나 문체의 문제에, 작품 내부에 있다고 여겨지는 형식상의 미의 문제에 있지 않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그 움직임은 문자로 씌어진 책 내부에서 발견되고 분석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의 결합을 넘어서, ‘책 바깥에서’,쓰는 자와 읽는 자의 소통을 통해, 다시 말해쓰는 자와 읽는 자의 작품의 공동구성co-constitution de l’œuvre을 통해 전개된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여기서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작품에 주어져 고정된 가시적 이미지가 아니라, 어떤 역동적 이미지, 즉 독서라는 행위의 순간에 살아나는 이미지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1

이 ‘외존’이라는 낯선 용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2

외존, 즉 엑스포지시옹exposition은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한 주제로 삼은 몇몇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더불어 블랑쇼, 특히 장-뤽 낭시Jean-LucNancy이 쓰고 있는 말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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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에드문트 후설 지음, 이종훈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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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syeong21/223625434654

후설의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은 철학이 단순한 사상이나 세계관을 넘어, ‘인간 경험과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도전적인 선언을 담고 있다. 후설은 철학이 아직 완전한 학문으로 정립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철학이 학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점에서 후설의 철학은 매우 매력적이다. 후설이 기본적으로 수학자여서 엄밀한 학문을 추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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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깥에서 - 모리스 블랑쇼와 그 누구인가의 목소리
박준상 지음 / 그린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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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블랑쇼에 대해 평가할 때 프랑스에서나 특히 여기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표현이 있다. 그가, 그의 글이 ‘어렵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7

만일 블랑쇼가 어렵다면, 그 이유는 먼저 문체 때문이다. 많은 경우 그의 문장은 얼핏 보기에도 대단히 길고 복잡하다. 많은 경우 그것은 끊어질 듯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어디에서 하나의 의미가 완성되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7

이는 그의 글쓰기가 철학적 해석과 판단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넘어서는 어떤 시적詩的인 것으로, 어떤 문학소文學素로 향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7

분명 그의 글쓰기는 철학적이라기보다는 예술적(문학적·시적)이며, 나아가 굳이 구분해서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블랑쇼 자신은 철학자라기보다는 시인이다. 그리고 그의 문장들이 어렵다면, 이는 하나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어떤 음악을 알아듣는 과정에서 부딪히게 될 수 있는 어려움에 가깝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8

블랑쇼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들을 파악한다는 행위가 아니라, 결국 그 너머에서 어떤 사건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고, 어떤 얼굴과 대면한다는 것, 어떤 눈물과 핏자국을 본다는 것, 결국 어떤 발자국 소리와 절규를 듣는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9

따라서 그의 사유는 전통적 철학의 입장에서 볼 때는 결함이 있는 사유이거나 더 나아가 부적격한 사유이다. 차라리 그것은, 반복해서 말하지만, 하나의 그림이고, 보다 정확히 하나의 음악에 불과하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9

(가령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블랑쇼의 책이 단순히 시적인 토막말들이나 경구들을 모아 놓은 것과는 거리가 멀며, 자신이 ‘리좀’이라 부르는 열린 체계를, 즉 어떤 상황과 결부되어 작동하는 "개념들의 총체"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한다.1)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9

그 이유는 논리적 추론 배후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있는 어떤 충격이 궁극적으로 블랑쇼의 사유를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글쓰기를 ‘지워지는 글쓰기’ 또는 ‘침묵의 글쓰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9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만" 하는 것인가? 그러나 어떤 예술은, 어떤 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침묵과 마주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사건 자체에 되돌려 놓는다. 어떤 예술과 음악은 사건의 ‘순수성’을 보존한다. 블랑쇼의 글쓰기는 사건에 충실한 글쓰기, 보다 정확히 말해 사건으로서의 글쓰기이다. 즉 음악으로서의 글쓰기.3)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0

모리스 블랑쇼는 역사·문화·사회·정치의 현실을 이론적 체계 내에서 진단하고 그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프로그램을 구성적·전체적으로 제시하는 사상가는 아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0

블랑쇼는 다만 그 현실에 묶여 있는?있을 수밖에 없는?, 그러나 거기에 완전히 동화되지도 못하고 저항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존재 조건을 묻는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0

문제는 블랑쇼가 구성적·체계적이든, 또는 반성적·비판적이든 그러한 현실의 담론을 구축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이 유예되거나 와해되는 지점(즉 블랑쇼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깥Dehors’)을 향해 나아갔다는 데에 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1

그의 언어는 현실을 설명하고 체계적으로 조명하는 구성적 종합과 전망의 언어가 아니며, 현실의 맹점들을 밝혀 보이는 명철하고 비판적인 언어도 아니고, 드러나지 않는 침묵의 언어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1

그 조건과 근거, 즉 언어와 담론의 조건과 근거는, 드러나지 않고 보이지 않으며 결국 선先언어적인 그것은 우리의 세계와의, 또는 세계의 한계와의 관계, 그리고 타인(들)과의 관계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1

그것은 우리 사이의 관계 자체 또는 우리의 만남과 소통이라는 사건 자체(‘내’가 타인을 향해 있다는 사건, 그리고 타인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는 사건, 한마디로 외존), 그리고 우리가 세계 내에 존재한다는 것과 더불어 세계의 한계에서 존재한다는 것, 즉 모두가 사라져 감 또는 죽음과 함께 시간성·유한성finitude 내에서 존재한다는 사건(탈존) 자체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내’가 결국 ‘나’ 아닌 것과의 관계하에 ‘나’ 바깥에서의 필연적인 타자화를 전제로 존재한다는 사건 자체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침묵이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에서, 침묵을 통해서만 밑바닥으로부터 드러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침묵의 사건이다. 그 사건을 블랑쇼는 보여주었다. 그는 침묵을 말로 규정했다기보다는 침묵으로 하여금 말하게 했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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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강남순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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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와의 데이트"를 시작한다. 여타의 만남과 데이트가 그렇지만, 특히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산문적 예민성(prosaic sensitivity)’과 ‘시적 상상력(poetic imagination)’이 요청된다고 나는 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19

데리다는 "X"라는 주제를 다룰 때 두 축을 제시한다. ‘X의 정치’와 ‘X의 윤리’다. 데리다가 사용하는 이 표현을 적용하자면, 산문적 예민성은 ‘X의 정치’ 영역에, 시적 상상력은 ‘X의 윤리’ 영역에 관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19

데리다를 깊이 만나고자 하는 것, 또 철학자로만이 아니라 인간 데리다와 데이트한다는 것은 산문적 예민성과 시적 상상력을 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0

모든 읽기, 해석하기 또한 쓰기는 자서전적(autobiographical)이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0

10명의 저자가 쓴 책은 각기 다른 열 권의 책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같은 도서를 보아도 그것을 읽고, 해석하고,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는 방식은 각 저자의 고유한 관점이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읽기, 해석하기, 쓰기, 말하기는 모두 ‘자서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저자들이 가진 시선, 읽기방식, 관점은 겹치는 지점도 있고 엇갈리는 지점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모두 똑같은 것은 불가능하다. 니체의 "사실이란 없다, 해석만이 있을 뿐"이라는 선언이 작동되는 의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이러한 맥락에서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강남순’의 고유한 시선으로 경험한 데리다를 일상 세계와 연결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데리다와의 데이트’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우선적으로 생각한 방향성은 우리 삶에 중요한 통찰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에서 출발하자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나는 데리다처럼 난해하다고 간주되는 사상가들이 학계의 담 안에만 갇혀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담 너머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나는 이 책의 부제를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했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내가 ‘데이트’하는 데리다를 가장 잘 드러내는 구절이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왔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2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사유 주체(thinking subject)’의 등장을 선언하는 중요한 말로 소위 모더니즘의 문을 연 의미를 지닌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그 사유 주체에 인간의 살아감이란 ‘함께 살아감’이라는 차원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사유 주체로서 ‘나’의 선언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나아가 그 사유 주체로서의 ‘나’는 ‘너’와 분리 불가의 관계에 있다는 것, 즉 사유하고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나’는, ‘너’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다층적 의미에서 살아감이란 ‘애도’를 품고 살아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데리다의 애도란 단순히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다. 생존하여 있는 내가, 나보다 먼저 간 사람들이 이루려던 삶의 책임성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과제를 실천하고자 하는 ‘탈낭만화’된 애도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우리가 만나게 되는 데리다의 글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물음표를 붙이게 한다. 질문에 다시 질문하게 한다. 이 장에서 ‘데리다의 글소리’에 소개한 "나의 죽음은 가능한가?"와 같은 데리다의 질문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너머에서 일어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4

데리다의 글에는 인용부호나 이탤릭체가 종종 등장하는데, 데리다와 데이트하는 이들은 그가 인용부호나 이탤릭체로 보내는 비밀스러운 ‘시그널’에 언제나 주목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4

‘제목’이라는 것의 한계를 의식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리다와의 데이트: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제목의 책을 시작한다. 본제인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학문적 담을 넘어 우리의 일상 세계로 데리다를 초청해 만나자는 ‘초대의 의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6

부제로 정한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내게 여러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데리다의 말이다. 어쩌면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다른 제목들을 상상해보아도 될 것이다. ‘나’라면 이 책의 제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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