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빈 곳은 ‘내’가 ‘나’ 아닌 것(세계, 세계의 한계 또는 바깥, 그리고 타인)과 만나는 사건이, 즉 탈존과 외존의 사건이 침묵을 통해 전개되는 장소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떤 점에서 본다면, 모든 철학과 모든 담론은 그 사건을 언어의 틀 내에 한정시키려는 노력이고, 따라서 그 사건의 무한성(만남의, 관계의 무한성)을 변질시키는 시도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3
어느 순간 우리는 침묵에 들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신과는 달리 언어 내에 한계 지어진 우리에게 사건의 무한성에 스스로를 침묵 가운데 가져다 놓는 것, 거기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침묵을 통해 여는 것이 궁극적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4
하지만 블랑쇼의 글쓰기가 말하게 하는 침묵은 결코 평온한 침묵, 평화의 침묵이 아니라 언어의 전쟁을 거쳐 나온 침묵, 요동하는 침묵, 어떤 고통을 가져오는 침묵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4
블랑쇼에게 고유의 휴머니즘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자신에 대한 자기 결정력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인간의 본질(예컨대 ‘기독교의 본질’로서의 인간의 본질)에 정초되어 있지 않다. 그가 말하는 휴머니즘은 자기 결정력 바깥의, 즉 자아·주체 바깥의 인간의 영역을 가리키는 단수성單數性singularite에 대한 탐색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19
결국 그 사실에서 블랑쇼의 문학적 사유와 정치적 사유의 교차점이 발견되며, 그 사실로부터 우리는 그에게서 발견되는 휴머니즘과 ‘정치적인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블랑쇼의 성찰은 심미주의 바깥으로 향해 있으며, 그에게 작품과 문학적 언어의 핵심은 예술적 양식이나 문체의 문제에, 작품 내부에 있다고 여겨지는 형식상의 미의 문제에 있지 않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그 움직임은 문자로 씌어진 책 내부에서 발견되고 분석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의 결합을 넘어서, ‘책 바깥에서’,쓰는 자와 읽는 자의 소통을 통해, 다시 말해쓰는 자와 읽는 자의 작품의 공동구성co-constitution de l’œuvre을 통해 전개된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0
여기서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작품에 주어져 고정된 가시적 이미지가 아니라, 어떤 역동적 이미지, 즉 독서라는 행위의 순간에 살아나는 이미지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1
이 ‘외존’이라는 낯선 용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2
외존, 즉 엑스포지시옹exposition은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한 주제로 삼은 몇몇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더불어 블랑쇼, 특히 장-뤽 낭시Jean-LucNancy이 쓰고 있는 말이다
-알라딘 eBook <바깥에서> (박준상 지음) 중에서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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