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강남순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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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와의 데이트"를 시작한다. 여타의 만남과 데이트가 그렇지만, 특히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산문적 예민성(prosaic sensitivity)’과 ‘시적 상상력(poetic imagination)’이 요청된다고 나는 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19

데리다는 "X"라는 주제를 다룰 때 두 축을 제시한다. ‘X의 정치’와 ‘X의 윤리’다. 데리다가 사용하는 이 표현을 적용하자면, 산문적 예민성은 ‘X의 정치’ 영역에, 시적 상상력은 ‘X의 윤리’ 영역에 관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19

데리다를 깊이 만나고자 하는 것, 또 철학자로만이 아니라 인간 데리다와 데이트한다는 것은 산문적 예민성과 시적 상상력을 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0

모든 읽기, 해석하기 또한 쓰기는 자서전적(autobiographical)이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0

10명의 저자가 쓴 책은 각기 다른 열 권의 책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같은 도서를 보아도 그것을 읽고, 해석하고,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는 방식은 각 저자의 고유한 관점이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읽기, 해석하기, 쓰기, 말하기는 모두 ‘자서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저자들이 가진 시선, 읽기방식, 관점은 겹치는 지점도 있고 엇갈리는 지점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모두 똑같은 것은 불가능하다. 니체의 "사실이란 없다, 해석만이 있을 뿐"이라는 선언이 작동되는 의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이러한 맥락에서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강남순’의 고유한 시선으로 경험한 데리다를 일상 세계와 연결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데리다와의 데이트’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우선적으로 생각한 방향성은 우리 삶에 중요한 통찰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에서 출발하자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나는 데리다처럼 난해하다고 간주되는 사상가들이 학계의 담 안에만 갇혀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담 너머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1

나는 이 책의 부제를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했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내가 ‘데이트’하는 데리다를 가장 잘 드러내는 구절이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왔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2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사유 주체(thinking subject)’의 등장을 선언하는 중요한 말로 소위 모더니즘의 문을 연 의미를 지닌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그 사유 주체에 인간의 살아감이란 ‘함께 살아감’이라는 차원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사유 주체로서 ‘나’의 선언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나아가 그 사유 주체로서의 ‘나’는 ‘너’와 분리 불가의 관계에 있다는 것, 즉 사유하고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나’는, ‘너’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다층적 의미에서 살아감이란 ‘애도’를 품고 살아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데리다의 애도란 단순히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다. 생존하여 있는 내가, 나보다 먼저 간 사람들이 이루려던 삶의 책임성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과제를 실천하고자 하는 ‘탈낭만화’된 애도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3

우리가 만나게 되는 데리다의 글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물음표를 붙이게 한다. 질문에 다시 질문하게 한다. 이 장에서 ‘데리다의 글소리’에 소개한 "나의 죽음은 가능한가?"와 같은 데리다의 질문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너머에서 일어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4

데리다의 글에는 인용부호나 이탤릭체가 종종 등장하는데, 데리다와 데이트하는 이들은 그가 인용부호나 이탤릭체로 보내는 비밀스러운 ‘시그널’에 언제나 주목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4

‘제목’이라는 것의 한계를 의식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리다와의 데이트: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제목의 책을 시작한다. 본제인 "데리다와의 데이트"는 학문적 담을 넘어 우리의 일상 세계로 데리다를 초청해 만나자는 ‘초대의 의미’다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6

부제로 정한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내게 여러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데리다의 말이다. 어쩌면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다른 제목들을 상상해보아도 될 것이다. ‘나’라면 이 책의 제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알라딘 eBook <데리다와의 데이트> (강남순 지음) 중에서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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