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었다, 수도 없이 시작하고 수도 없이 포기하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수도 없이 시작했고, 수도 없이 포기했다.”(18)

 

저자 몽테스키외가 이 책 <법의 정신>을 쓰면서 그랬다는 것이다. 수도 없이 쓰기 시작했고, 또한 수도 없이 포기했다는 것.

그렇게 저자가 수도 없이 쓰기 시작했고, 포기한 그 책, 그러나 기어코 출판된 책을 나는 수도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수도 없이 포기했다.

 

지금껏 그래왔다는 말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수고에 비하면 읽는 것쯤을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은데,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책 제목인 <법의 정신>이 의미하는 바, 법과 정신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책을 그냥 두리뭉실하게 읽었다는 점일 것이다. 법과 정신을 구체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채, 각각의 내용을 따로 따로 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번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두 개념을 연결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읽었다.

그러니까 법에 어떤 정신이 구현되어있다는 점을 밑바탕에 두고 읽은 것이다.

 

법이란 무엇인가?

 

먼저 이 책에서 법이란 무엇인가, 짚고 넘어가자

 

법이라 함은 다음과 같다.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법은 사물의 성격에서 유래하는 필연적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21)

그러니까 법은 관계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미진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 책은 이해가 더디 되는 사람을 위한 <작품 해설>을 책 뒷부분에 첨부하여 놓았다.

 

아니나 다를까, 작품 해설자는 몽테스키외가 내린 법의 정의를 많은 주석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것이라 평한다. 그런 정의는 가장 저명한 법 이론가들이 내린 정의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 데스튀트 드 트라시는 법은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345)

 

정신이란 무엇일까?

 

그 다음에 <법의 정신>에서 말하는 바, ‘정신은 무엇일까?

 

정신에 대한 언급은 이 책의 19, <법과 국민의 일반 정신 및 풍습과 생활양식 형성 원리의 관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반정신이란 무엇인가? (201)

풍토와 종교, 법률, 통치 격률, 과거 사례들, 풍속, 생활양식 등 여러 가지가 인간을 지배한다. 일반 정신은 이런 것들에서 유래하며 형성된다.

 

정신과 관련된 언급은 이어진다.

정체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 한 입법자는 국민의 정신에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고난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일할 때만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202)

 

그밖에도 몽테스키외는 법과 관계를 가지는 것들을 설명하고, 법 속에 그 정신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저자는 공들여 검토한다.

 

그런 그의 마음은 다음과 같은 말에 드러난다.

<나는 우선 인간에 대해 검토했으며, 이처럼 무수히 많은 법률과 풍습 가운데 그들이 오직 자신의 환상에 따라서만 행동하지는 않는다고 믿었다. 나는 원칙들을 정했고, 개별적 경우들이 마치 스스로 알아서 그러는 것처럼 이 원칙에 따르는 것을 보았다. 모든 민족의 역사는 이 원칙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각각의 개별적 법률은 다른 법률과 연관돼 있거나, 더 일반적인 또 다른 법률에 종속돼 있다. 아주 오래된 시대를 언급할 때에 나는 그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전햐 다른 경우를 유사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유사한 경우들의 차이를 모르고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였다.>(15-16)

 

또 따른 설명은 <작품해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몽테스키외는 정신 그 자체는 앎과 결합된 양식(양식)이다. 양식은 사물들을 정확히 비교하는 것이며, 같은 사물들을 그 실제적 상태와 상태적 상태에서 구별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349)

 

그래서 법은 그 민족의 일반정신을 나타낸다.

 

그렇게 해서 법은 결국 모든 것들의 관계이며, 결국 그 법안에 그 관계의 성격을 드러내는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몽테스키외는 그 수많은 관계들을 이 책 <법의 정신>에서 분석하고 정리한다.

 

그렇게 두 개념 - 법과 정신-을 정립하고 나니까, 이 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참고로, 이 책은 <법의 정신>의 완역본이 아니다.

완역본이 아님을 역자는 <일러두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혀놓고 있다.

이 책은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전편에서 엄선한 장들을 번역한 것입니다.”

 

그래도 이 책에는 법의 정신 전편에서 빠진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책 뒷부분에 <1757년 판 차례>를 실어서, 이 책에서 빠진 부분이 어느 것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래서 혹시 <법의 정신> 전체를 파악하고 싶은 독자들은 그것을 참고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