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있다는 말도,
스포일러?
<존스는
마지막으로 홈즈를 천천히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시오.
나도
홈즈 선생의 방식을 배워야겠소.
반드시 배울거요.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겁니다.”>(419쪽)
‘반드시’의
이탤릭체는 원문에 의함.
이 책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하나는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단편 <세
명의 여왕>이다.
위의
글은 뒤에 실려 있는 <세
명의 여왕>에서
인용한 글이다.
홈즈가 존스가 의뢰한 사건을
해결하자,
존스가
홈즈에게 감탄하며 다짐한 말이다.
홈즈의
사건 처리 방식을 배워보겠다는 다짐이다.
‘반드시!’
그
‘반드시’라는 다짐은
이루어졌을까?
글쎄다.
그런
질문에 답을 한다는 것이 혹시 스포일러가 되는 것일까?
그래도
존스가 한 말로 대답하면 스포일러는 되지 않을 듯하니,
그의
말로 대답을 대신하자.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
놓친 부분은
무엇이고,
파악한
부분은 무엇일까?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니,
바로
이 책의 앞부분에 수록된 소설,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사건의
시작,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사건의 시작은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홈즈와의
대결에서 모리어티는 물에 빠져 죽는다.
그 증거는
분명하다.
<지역
경찰이 가슴 위로 포개 놓은 팔뚝에 꼬리표를 달아놓았다.
그
위에 이름이 적혀있다.
제임스
모리어티.>(22쪽)
그런 죽음을 두고 운명적인 만남이
있다.
이
사건은 두사람의 만남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 사람은 홈즈의 사건 해결솜씨를
‘반드시’
배우겠다는
다짐을 한 애설니 존스,
영국
런던 경시청 소속이다.(22쪽)
또
한사람은 미국의 핑거턴 탐정 사무소의 수석 탐정으로,
그
때 처음으로 영국을 찾은 자로서 이름을 ‘프레데릭
체이스’라고
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한 사람.
(13쪽)
이렇게 두 사람을 만나 의기투합하여
일을 해결해 나간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지만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존스는
체이스에게 미국에서의 활동을 멈추고 영국에서 탐정사를 차려 동업을 하자고 제의할 정도이다.
존스는 홈즈 솜씨를 잘 따라 하고
있다,
그러면 존스는 어느 정도 홈즈를
따라 배우고 있는가?
저자는 군데군데 존스의 배움이
어디까지인가를 독자들에게 밝혀 놓는다.
<존스가
셜록 홈즈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또 하나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설명하지 않는,
사람
미치게 만드는 습관까지 물려 받은 것이다.>(241쪽)
그런 예가 또
있다.
<예전에
홈즈씨가 단서로 주목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번에 이 사람에게 독실한 신자냐고 물었죠?“
“무릎을
꿇고 있었던 게 분명했으니까요.
기도를
하다 나왔더라도 무릎이 그렇게 쭈글쭈글 햇을 것 아닙니까?
그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대답한 순간,
내가
내린 결론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245쪽)
길 앞에 있는 귀중품 보관소롤
땅굴을 파고 들어가려고 계획을 세운 존 클레이의 범행을 파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지하로
들어가 무릎 꿇고 흙을 파내는 흔적을 그렇게 발견했다는 것이다.
홈즈처럼,
존스는
예리하게 추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사건의 범인인 클래런스 데버루 (다른
이름은 콜먼 디부리스)를
쫓아 다닌다.
미국
공사관으로 숨어버린 그를 잡기 위해 그 둘은 트릭을 만들어 밖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우나,
도리어
잡히게 되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천우신조라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다.
그리고 다시 미국 공사관을
공식적으로 방문하여 드디어 클래런스 데버루의 정체를 밝히고 그를 경시청으로 호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존스는 홈즈의 멋진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증거를 원하는 미국 공사관의
직원들에게 존스는 자기가 받았던 편지를 제시한다.
<네
딸을 데리고 있다.
범인이 데드 맨스 워크라는
공동묘지로 저를 불러 내려고 보낸 편지입니다.
데버루가
이런 수법을 써서 체이스씨와 저를 생포했죠.
"그런데요?"
이섬이
물었다.
"책장을 찢은 건데 이 편지를 본
순간 이런 서재에 꽂혀 있는 책에서 찢은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존스는 책꽂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방은 창문 너머로 해가 비치는
각도가 특이합니다.
그래서
햇볕을 쪼인 책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는 길에 보았더니 맨 끝에 있는 몇 권은 빛이 바랬더군요.
이
편지의 상단도 변했죠.
..중략..그런데
한권만 누군가가 최근에 꺼냈다가 제대로 꽂아 놓지 않았네요."
그가 책을
펼쳤다,
면지가 뜯어지고
없었다.
울퉁불퉁하게
뜯긴 자국이 확연했고,
누가
보아도 납치범이 보낸 편지의 가장자리가 딱 들어맞았다.>
(345- 346쪽)
그렇게 존스는 홈즈의 후계자라
불려도 될 정도로 완벽한 솜씨를 구사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잠시 홈즈의 부재를 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존스가 체이스에게 미국에서의
활동을 멈추고 영국에서 탐정사를 차려 동업을 하자고 제의할 때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할 것이다.
‘그
정도면 이제 존스도 홈즈 따라가겠네..괜찮아!’
라는
평가를 내릴 것이다.
그래서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아직 결말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글은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소설 중 뒤에 나오는 대목이라는 것,
유념하자.
아직
그런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이다.
그렇게 쉽게 일이 해결된다면 누가
이 소설을 코난 도일 재단이 공식 출간한 새로운 시리즈이자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쓴 앤터니 호로비츠가 쓴 셜록 홈즈의 이야기라고 하겠는가?
그러니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미국
공사관 문을 나와 경시청으로 향하는 마차 -
클래런스
데버루를 호송하는 -
뒤를
따라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