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반전이 있다는 말도, 스포일러?

 

<존스는 마지막으로 홈즈를 천천히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시오. 나도 홈즈 선생의 방식을 배워야겠소. 반드시 배울거요.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겁니다.”>(419)    반드시의 이탤릭체는 원문에 의함.

 

이 책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하나는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단편 <세 명의 여왕>이다. 위의 글은 뒤에 실려 있는 <세 명의 여왕>에서 인용한 글이다.

 

홈즈가 존스가 의뢰한 사건을 해결하자, 존스가 홈즈에게 감탄하며 다짐한 말이다. 홈즈의 사건 처리 방식을 배워보겠다는 다짐이다. 반드시!’

 

반드시라는 다짐은 이루어졌을까?

 

글쎄다. 그런 질문에 답을 한다는 것이 혹시 스포일러가 되는 것일까? 그래도 존스가 한 말로 대답하면 스포일러는 되지 않을 듯하니, 그의 말로 대답을 대신하자.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

 

놓친 부분은 무엇이고, 파악한 부분은 무엇일까?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니, 바로 이 책의 앞부분에 수록된 소설,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사건의 시작,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사건의 시작은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홈즈와의 대결에서 모리어티는 물에 빠져 죽는다.

그 증거는 분명하다.

<지역 경찰이 가슴 위로 포개 놓은 팔뚝에 꼬리표를 달아놓았다. 그 위에 이름이 적혀있다. 제임스 모리어티.>(22)

 

그런 죽음을 두고 운명적인 만남이 있다. 이 사건은 두사람의 만남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 사람은 홈즈의 사건 해결솜씨를 반드시배우겠다는 다짐을 한 애설니 존스, 영국 런던 경시청 소속이다.(22) 또 한사람은 미국의 핑거턴 탐정 사무소의 수석 탐정으로, 그 때 처음으로 영국을 찾은 자로서 이름을 프레데릭 체이스라고 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한 사람. (13)

 

이렇게 두 사람을 만나 의기투합하여 일을 해결해 나간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지만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존스는 체이스에게 미국에서의 활동을 멈추고 영국에서 탐정사를 차려 동업을 하자고 제의할 정도이다.

 

존스는 홈즈 솜씨를 잘 따라 하고 있다,

 

그러면 존스는 어느 정도 홈즈를 따라 배우고 있는가?

 

저자는 군데군데 존스의 배움이 어디까지인가를 독자들에게 밝혀 놓는다.

<존스가 셜록 홈즈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또 하나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설명하지 않는, 사람 미치게 만드는 습관까지 물려 받은 것이다.>(241)

 

그런 예가 또 있다.

 

<예전에 홈즈씨가 단서로 주목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번에 이 사람에게 독실한 신자냐고 물었죠?“

무릎을 꿇고 있었던 게 분명했으니까요. 기도를 하다 나왔더라도 무릎이 그렇게 쭈글쭈글 햇을 것 아닙니까? 그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대답한 순간, 내가 내린 결론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245)

 

길 앞에 있는 귀중품 보관소롤 땅굴을 파고 들어가려고 계획을 세운 존 클레이의 범행을 파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지하로 들어가 무릎 꿇고 흙을 파내는 흔적을 그렇게 발견했다는 것이다. 홈즈처럼, 존스는 예리하게 추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사건의 범인인 클래런스 데버루 (다른 이름은 콜먼 디부리스)를 쫓아 다닌다. 미국 공사관으로 숨어버린 그를 잡기 위해 그 둘은 트릭을 만들어 밖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우나, 도리어 잡히게 되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천우신조라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다.

 

그리고 다시 미국 공사관을 공식적으로 방문하여 드디어 클래런스 데버루의 정체를 밝히고 그를 경시청으로 호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존스는 홈즈의 멋진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증거를 원하는 미국 공사관의 직원들에게 존스는 자기가 받았던 편지를 제시한다.

 

<네 딸을 데리고 있다.

범인이 데드 맨스 워크라는 공동묘지로 저를 불러 내려고 보낸 편지입니다. 데버루가 이런 수법을 써서 체이스씨와 저를 생포했죠.

"그런데요?" 이섬이 물었다.

"책장을 찢은 건데 이 편지를 본 순간 이런 서재에 꽂혀 있는 책에서 찢은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존스는 책꽂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방은 창문 너머로 해가 비치는 각도가 특이합니다. 그래서 햇볕을 쪼인 책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는 길에 보았더니 맨 끝에 있는 몇 권은 빛이 바랬더군요. 이 편지의 상단도 변했죠. 

..중략..그런데 한권만 누군가가 최근에 꺼냈다가 제대로 꽂아 놓지 않았네요."

그가 책을 펼쳤다,

면지가 뜯어지고 없었다. 울퉁불퉁하게 뜯긴 자국이 확연했고, 누가 보아도 납치범이 보낸 편지의 가장자리가 딱 들어맞았다.> (345- 346)

 

그렇게 존스는 홈즈의 후계자라 불려도 될 정도로 완벽한 솜씨를 구사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잠시 홈즈의 부재를 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존스가 체이스에게 미국에서의 활동을 멈추고 영국에서 탐정사를 차려 동업을 하자고 제의할 때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할 것이다. ‘그 정도면 이제 존스도 홈즈 따라가겠네..괜찮아!’ 라는 평가를 내릴 것이다. 그래서 <놓친 부분이 그렇게 많고 파악한 부분은 그렇게 없다니....>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아직 결말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글은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소설 중 뒤에 나오는 대목이라는 것, 유념하자. 아직 그런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이다.

 

그렇게 쉽게 일이 해결된다면 누가 이 소설을 코난 도일 재단이 공식 출간한 새로운 시리즈이자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쓴 앤터니 호로비츠가 쓴 셜록 홈즈의 이야기라고 하겠는가? 그러니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미국 공사관 문을 나와 경시청으로 향하는 마차 - 클래런스 데버루를 호송하는 - 뒤를 따라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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