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연, 베스트셀러를 쓰다 ㅣ 탐 철학 소설 20
염명훈 지음 / 탐 / 2015년 4월
평점 :
희망을 주기 위해,
일연 베스트 셀러를 쓰다
삼국유사(三國遺事)
VS. 삼국사기(三國史記)
이 책에 등장하는
‘베스트셀러’인
삼국유사,
먼저
그것부터 짚고 넘어가자.
삼국유사가
유사(遺事)인
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역사책이니까 당연히 유사(遺史)인줄
알았다.
그래서
삼국사기와는 그 성격이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점을 확실하게 밝혀놓고 있다.
<삼국사기가
왕의 명령에 따라 엄격하고 정확한 틀 안에서 역사책이 가져야 하는 모범에 충실하면서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쓰였다고 한다면,
삼국유사는
일연스님의 자유로운 선택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일연스님이
찾아낸 여러 이야기가 담기면서 우리 민족의 뿌리라고 할 단군부터 사회적으로 천대받고 있던 사람들까지 주인공으로 등장해 삼국사기 하나로는 알 수
없었던,
당시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구석구석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202쪽)
따라서 이 책은 당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事)들을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역사적 가치가 없는 단순한 이야기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백성들의
생생한 삶이 오히려 더 역사적인 가치가 있기에,
이
책이 역사적 기록이라는 점 또한 소홀히 취급되면 안될 것이다.
이런 자료 하나
덧붙인다,
삼국유사에
관한 개괄적 서술,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이다.
《삼국유사》는
삼국의 역사 전반에 관한 사서도 아니며,
불교사
전반을 포괄하지도 못하였고 저자의 관심을 끈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수집,
분류한
자유로운 형식의 역사서이다.
그러나
《삼국유사》는
역사 .
지리
.
문학
.
종교
.
언어
.
민속
.
사상
.
미술
.
고고학
등 총체적인 민족문화유산의 원천적 보고로 평가될 만큼 다른 전적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일연스님
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다.
제목이
<일연
베스트셀러를 쓰다>이다.
그런만큼
당연히 이 책의 주인공은 일연스님일터.
그래서
일연이 베스트셀러인 삼국유사를 쓰게 된 배경,
그
과정들이 나타나야 마땅한 일이다.
또한
저자는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일연스님의 삶을 밝히려 노력한 책입니다,
<삼국유사>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가보다 그 책을 쓰신 일연스님이 어떤 삶을 사셨나에 주목하고 싶어서 쓴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용의 전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장들을 따라가고 있습니다.>(8쪽)
그래서 일연스님을 중심으로
든금,
생동,
가초,
무극(無極)
등이
등장하여 일연스님이 베스트셀러인 삼국유사를 쓰는 사건을 이야기 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중 무극은
실제인물이다.
무극과 관련하여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는데,
무극은
삼국유사 책의 간행하는데 관여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는
삼국의 역사 전반에 관한 사서로 엮어진 것이 아니라 저자의 관심을 끈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수집,
분류한
자유로운 형식의 역사서이다.
저자에
의한 초간본의 간행 여부는 분명하지 않으며,
1310년대에
제자 무극(無極)이
간행하였으나,
무극의
간행이 초간인지 중간인지는 알 수 없다.>
일연은 왜 그런 이야기를
기록했을까?
“고구려,
신라,
백제라
하면 이젠 아주 먼 옛이야기들인데 어찌 그것에 그렇게 힘을 기울이십니까?‘라고
든금이 묻는다.
그런 질문에 일연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지나간
시간이란 것이 말이다.
어떻게든
잊어야 할 것도 있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도 있는 법이란다.
지나간
일을 잊어도 될 때가 있고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 고려가 지난 삼국의 일을,
아니
더 멀리 올라가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의 사람들이 우리의 조상이 된 일을 기억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나라에 비참하게 짓밟히고 있어도 언젠가는 다시 일어나는 힘이 잇다는 걸,
그
힘이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에게 있었단 증거를 위해서라도 꼭 우리의 이야기들은 필요한 것이지.
그게
내가 몸담았던 이 나라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느냐?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내 아버지 같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 아니겠느냐?>((184-185쪽)
고려
시대,
폭력적인
무인 정권의 통치아래,
그리고
몽고의 침략으로 고통받던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고,
긍지를
갖도록 그 이야기들을 써낸 일연의 안타까운 가슴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일연,
희망을 쓰고 가다
이 책은 그렇게 일연의 이야기를
전기체로 서술해나가면서,
일연이
얼마만큼 백성들을 생각했는가,
고통에
빠진 백성들을 위정자들을 생각하지 않는데,
일생을
다하여 사랑했던 일연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 일연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후세
사람들은 말하길,
일연스님은
우리의 조상이 하늘에까지 이어졌음을 알려 당시 몽골의 침략과 지배 속에서 신음하던 백성들에게 용기를 부어넣었다,
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