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소(牛),
잘 다루기
이 책의 제목은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이지만
원제는 <Tipping
sacred cows>이다.
번역하자면
‘신성한
소(牛)를
넘어뜨리기’
정도가
되겠다.
또는
이렇게도 말 할 수 있겠다.
'신성한
소를 잘 다루는 정보(또는
귀뜸)'.
'신성한
소'는 여기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니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지 말고 넘어뜨려라,
또는
그것을 잘 다루어야 한다,
그런
뜻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말 제목은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원칙,
그것을
비틀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원칙을 비틀어야
할까?
왜 신성한
소를 넘어뜨려야 할까?
아니
그전에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신성한
소’란
말의 개념을 먼저 알고 가도록 하자.
‘신성한
소’는
무엇인가?
신성한
소(sacred
cow)라는
개념은 저자인 제이크 브라운이 인도의 휴양도시인 ‘고야’에서
체류했던 기억에서 비롯한다.
그는
리더십 강사로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리더를 교육하고 있는데,
강연이
없는 동안에 ‘고야’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소를 보고 그 개념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의
말을 인용해 본다.
<‘고아’라는
지명은 ‘소의
땅’을
뜻한다.
그러니
그 휴양도시에 소가 그토록 많다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 이
소들은 말 그대로 독실한 숭배를 받는 대상이다.
‘신성한
소’라는
표현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숭배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관념이나 관습,
제도를
가리킨다.>(
13-14쪽)
저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한다.
<직장에도
여러 신성한 소가 존재하는데,
이들이
가져오는 위험은 몹시 주의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잘 못 되었더라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미덕은
여전히 미덕으로 추앙되어 갈수록 더 큰 위험을 가져온다.>(14쪽)
그러므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직장 안에 마치 ‘신성한
소’처럼
군림하며 -
또는
방치되어 있는 -
잘못된
미덕들을 “뒤집고
살펴서 제대로 보존하자는 것”(18쪽)이다.
결국 이 책의 목적은 회사에서
미덕으로 간주되는 몇 개의 덕목을 살펴보고,
그것이
마치 ‘신성한
소’처럼
취급받으며 ‘걸리적
거리는’
존재가
되어 일련의 의도치 않은 결과를 야기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회사 내 신성한 소는
무엇일까?
저자는 회사의 일을 의도치 않은
결과로 몰고 가는 덕목들을 다음과 같이 예시한다.
<균형,
협력,
창의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성.>
그러한 덕목들은 세상의 모든
직장,
모든
산업,
모든
직급에서 등장하며 신성한 소로서 절대적으로 숭배되고 있다. 그런
미덕들은 조직원에게 갖추어야 할 것으로 신성시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7
가지
덕목을 예시하고,
그
각각의 항목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세세하게 검토하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26쪽)인가를
파헤쳐 나간다.
그중의 하나
-
균형
균형,
참
좋은 덕목이다.
그러나
그 균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려 할 때,
뜻밖의
결과에 봉착하게 된다.
앤의
경우가 그렇다.
앤은 대형 은행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균형이라는 덕목을 실천하기 위하여 모든 고객들에게 균등하게 시간을 배분하여 상대하였다.
그런데
다른 직원인 대런은 일률적으로 균형있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에 따라 차등을 두고 상대한다. 앤과 대치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균형이라는 덕목을 추구한
앤에게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그녀는
균형이라는 덕목을 추구했고,
그
반면 대런은 그렇지 않았는데 결과는 대런이 승진한 것이다.
대런의
실적이 더 좋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추구했던
균형이라는 가치와 결과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균형이라는 미덕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런 사례를 제시하면서,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즉
신성한 소를 치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균형도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면서,
이를
‘밋밋한
균형’과
‘과감한
균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밋밋한
균형’은
선택이 두려워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타협과
혼란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결과가 부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감한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과감한
균형을 취하는 일곱 가지 단계에 관해서는 37-
53쪽
참조)
이 책의 또다른 가치
이 책은 그런 '신성한 소'처럼
조직 내에 군림하면서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키는 덕목들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것들을 비틀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각종의 덕목들
-
신성한
소로 여겨지고 있는 -에
대하여 하나하나
각개 격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또다른 가치는 조직내에 근무하는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한 조직 내에
있으면,
시간이
지나갈수록 다른 사람들의 시각과 비슷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처럼 아무런 의심없이 조직내에서 신성한 소로 인정받고 있는 덕목들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기회,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상황에 있는 독자들에게, 그
상황에 매몰되어서 전혀 깨달음이 없는 자에게 내려치는 죽비와도 같이 꾸짖음이다.
새로운
눈을 떠서 그 신성한 소가 더 이상 어슬렁거리며 다니면서 조직을 망쳐놓는 일이 없도록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비단 조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에서,
누구나
다하는 행동과 생각을 가지고 똑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것들을 신성한 소처럼 여겨,
금과옥조처럼
따라가기만 하는 수많은 원칙들을 한번쯤 비틀어 보라는 것이다. 여기 이 책의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