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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아트 투어 - 프랑스부터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까지
박주영.김이재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유럽 아트 투어
벨라스케스의 <세비야의 물장수>
세비야는 벨라스케스가 태어난 곳이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듣고 공부하는 중에 벨라스케스도 그곳 출신인 줄 알게 되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 <세비야의 물장수>가 이 책에 등장한다.
그 그림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데 벨라스케스의 고향이 아닌 영국에 있다. 영국의 앱슬리 하우스에 있다.
그 그림이 그곳에 가있게 된 데에는 슬픈 사연이 들어있다. (65쪽)
나폴레옹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동생 조제프 나폴레옹을 스페인의 왕으로 보냈다.
그 후 1813년에 영국군은 스페인 북부의 비토리아 전장에서 스페인의 조제프 왕의 열차를 탈취했는데, 거기에는 200여점의 예술품이 들어있었다. 이것은 조제프 왕이 도망가기 직전에 스페인 왕실 콜렉션을 챙긴 것으로 액자없이 캔버스만 둘둘 말려있었다.
영국의 웰링턴은 그 그림들을 스페인에 돌려주려고 했으나, 스페인 황제 페르난도 7세는 사양하면서 스페인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공식적으로 선물을 했다. 그래서 200여점 중 하나인 <세비야의 물장수>가 현재 영국의 앱슬리 하우스에 있게된 것이다.
그러니 <세비야의 물장수>는 스페인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네델란드와 덴마크에 있는 미술관 (또는 박물관) 모두 25개의 미술관을 거치면서 그 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더 자세하고 보고 싶은 작품들
벨라스케스가 있는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 하면 무엇보다도 벨라스케스다.
특히 그의 작품 <시녀들>
<시녀들>이란 작품은 실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은 작품이지만, 이 책에는 그림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인 마르가리타 공주의 모습을 총정리 해놓았다.
타이틀조차 <벨라스케스가 남긴 마르가리타 테레사 초상화 총정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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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공주의 초상화는 모두 6점이다.
저자는 6점의 초상화에 얽힌 사연을 말해주고 있는데.
마르가리타 공주는 어려서 이미 정략 결혼이 결정되었기에 남편이 될 왕(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레오폴드 1세)에게 공주가 잘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때마다 공주의 초상을 그려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공주는 결혼해서 아이 넷을 낳았으나, 그중 세 명은 요절했고 공주 역시 2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 슬픈 사연이 있어서인지 공주의 초상화를 보니 그림조차도 슬퍼보인다.
마티스의 <음악>과 <춤>은 어디에 있나?
화가들의 그림이 현재 어디에 있나, 하는 주제는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세비야의 물장수>에서 본 바와 같이 그림들이 어떤 사연을 품고 엉뚱한 곳에 가있기 때문인데, 마티스의 <음악>과 <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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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림들은 프랑스도 아니고 저자가 이 그림을 소개하고 있는 편인 덴마크도 아닌, 러시아에 있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있다.
그 그림들이 거기에 가게 된 데는 러시아 혁명이란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마티스의 후원자였던 러시아의 세르게이 슈추킨은 마티스의 작품을 비롯한 258점을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망명하면서 고스란히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당연히 그 작품들을 압수해서 러시아 국가 소유로 삼았다. 그래서 마티스의 작품 <음악>과 <춤>도 러시아에 있게 된 것이다.
뭉크와 죽음의 공포
뭉크는 <절규>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런 그에겐 항상 죽음과 연결되는 이미지가 있다.
그의 생애를 살펴보면,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누이를 병으로 잃으며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유달리 죽음이 많이 등장한다.
덴마크 국립 미술관에 있는 <죽음의 투쟁>도 역시 죽음을 다룬 그림이다,
임종을 둘러싼 가족들의 슬픔과 영혼의 안녕을 기도하는 성직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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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있는 사실은 뭉크의 그림 <죽음의 투쟁> 바로 옆에 또 죽음과 관련된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옌스 쇠네르고르의 <장례식>이다.
그 그림은 해가 지는 마을을 뒤로한 높은 언덕에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서 매장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309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유럽 아트 투어>다.
투어, 다닌다는 말이다. 유럽에 있는 예술품을 찾아서, 감상하면서 다닌다는 것.
그렇게 예술을 찾아 다니려면, 아무래도 어떤 작품이 어디에 있는가를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용도로 아주 제격이다.
물론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이 책 속으로 들어가 저자의 해설을 따라서 작품을, 그리고 작품에 얽힌 역사와 사연을 새기며 듣다보면 어느새 그 작품들이 독자들의 예술적 감각을 깨워줄 것이다. 예술의 향기, 느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책, 아니 작품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