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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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이 책,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이다.

소설인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흥미를 자아내지만, 이 책 후반에 실려있는 역자의 해제 또한 읽을만 하고 의미있다.

 

먼저, 이 소설은 환상적 노벨레라고 분류할 수 있다.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림자를 팔 수 있다는 설정이 벌써 환상에 속한다.

 

노벨레는 단편소설보다는 길고 일반적인 장편소설보다는 짧은 형식의 독일식 소설이며, 시작과 결말의 일관적인 흐름 속에서 일회적인 사건을 담아내는 문학적 양식을 말한다. (145)

 

해서 이 작품에는 그림자를 판 사건, 하나만이 등장하여 소설 전체를 일관하고 있다.

 

주인공 페터 슐레밀은 어느날 회색 옷 입은 남자를 만나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금화가 무진장 나오는 자루를 줄테니 그림자를 팔라는 것,

아무런 생각없이 그 제안에 응한 그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

 

그는 악수를 하고서 지체없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나는 그가 놀라운 솜씨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 그림자를 풀밭에서 살짝 거둬들여 둘둘 말아 접어 몸 속에 집어넣는 것을 보았다. (29)

 

그렇게 그림자를 팔고 나니, 태양이나 빛을 등지고 있으면 당연히 그림자가 생겨야 하는데, 그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느님 맙소사! 저 불쌍한 인간에겐 그림자가 없네.!

그런 말을 사람들에게 듣게 된 주인공, 그 다음부터는 태양 아래 걸어다니는 것을 조심스럽게 피했다. 그러나 태양을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그러니 어딘들 제대로 다닐 수 있겠는가?

 

주인공에게 일어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그림자가 없으니 세상을 제대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후 주인공에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팔았던 그림자를 다시 얻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그림자를 사간 회색옷 입은 사나이는 그림자를 되팔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림자를 가지려면 이번에는 영혼을 넘기라고 한다.

 

이 작품의 결말은?

 

그림자를 팔고 난 후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보여주는 이 작품,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 책에서 그림자를 판 순간부터 독자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과연 주인공은 그림자를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림자를 되찾아 다시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을 평범한 독자인 나로서는 뜻밖의 결말이다.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그림자를 다시 샀다는 결말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뜻밖의 결말이 된다

대신 다른 일이 생긴다. 그 일은 무엇일까?

 

독자가 생각하는 결론, 그림자를 다시 회수하여 그림자 있는 삶을 살아가는 대신에 더 의미있는 인생으로 살아간다. 그런 결론 때문에 이 책은 여러 해석을 낳게 되었다. 그게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뻔한 결말 대신 여러 가지로 해석하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만큼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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