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설화 1 : 슬픈 나이팅게일 그리스·로마 설화 1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포티니 스테파니디 그림, 이경혜 옮김 / 파랑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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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나이팅게일


맨처음 책을 들었을 때는 이 책이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인줄 알았다.

책을 들고 살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 설화』였다.

신화가 아니라 설화.


설화는 說話, 각 민족 사이에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넘어 전설, 민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설화 중에서 한가지 이야기, <슬픈 나이팅게일>이다.


설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 


그러면 이런 설화를 읽어야 할 필요는 무엇일까?


책 뒤에 보니, 이런 말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창조된 제우스, 헤라와 같은 신비로운 신들의 이야기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수천 년이 지난 현대사회에서도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살아 숨을 쉬는 이야기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오늘날까지도 과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꼭 읽어야만 하는 문해력을 키워주는 감성의 보물창고 〈그리스·로마 설화〉 〈그리스·로마 신화〉는 엄청나게 많은 신들의 세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커다란 규모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화 속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을 마치 실제처럼 재미있게 엮은 이야기 즉, 전해져오는 상상의 이야기를 감성으로 이해할 줄 알고 익숙해져야 합니다. (84- 85쪽)


신화 속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화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나니, 이 책의 의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신화라는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바로 이런 설화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신화와 설화의 구분은 물론 애매하지만, 그러나 인간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신화와 설화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의 기능은 동일하지 않을까?


이 책슬픈 나이팅게일


이 책, <슬픈 나이팅게일>은 “옛날 옛날에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어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왕자와 공주가 등장할 것이고, 그렇게 설화가 시작한다.

왕자와 공주, 오누이는 참으로 사이가 좋았는데, 그래서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오누이는 참으로 사이가 좋았어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공주와 왕자 남매를 갈라놓을 수 없을 정도였지요. (8쪽)


이 책의 목표는 아동용이고, 아동들의 문해력을 기르도록 계획된 것인데. 문해력을 어느 정도 길렀다면, 이런 말 읽고 나면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어야 할 것이다.


화자가 왜 공연히 ‘세상의 그 어떤 것도’라는 말을 했겠는가?

그러니 바로 그 어떤 것이 나타나 왕자와 공주를 갈라놓을 것이다, 라는 예감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정말, 어느 날 사건이 발생한다.


왕자와 공주가 궁궐에서 놀고 있었을 때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왕자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공주는 애타게 동생인 왕자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보았지만 들리는 소리라고는 나이팅게일의 슬픈 울음소리뿐이었다. (10쪽)


자, 다시 문해력에 조금 눈이 뜬 사람들은 나이팅게일의 슬픈 울음소리에 뭔가 감이 와야 한다. 그리고 어, 이게 뭔데 제목에도 나타나지, 하는 물음과 의문이 들어서야 한다.


그렇게 일이 터진 다음에, 나이팅게일마저 사라지자 공주는 슬픔에 겨워 괴로워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왕과 왕비는 아들 왕자를 잃은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이제는 슬픔에 젖은 딸이라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데, 공주는 동생 왕자가 사라질 때 슬피 울었던 나이팅게일이 보고 싶다며,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다시, 이 책은?


이렇게 서두를 시작한 설화, 다음은 어떻게 진행이 될까?

이 이야기 그리 만만히 보아서는 안된다. 아동용이라고 해서 그저 순탄하게 일이 풀려서야 되겠는가. 아이들로 하여금 모든 일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교훈을 가르치려는 듯, 이야기가 복잡하게 진행이 되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다.


그러니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 엔딩이 되기까지 얼마나 힘을 들여야 하는지, 인생사가 그렇다는 것도 알려주면서, 아이들과 이 책을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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