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 빅뱅 이후 138억 년
데이비드 베이커 지음, 김성훈 옮김 / 세종연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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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역사는 어떤 무언가가 시간을 따라가며 흔적을 남긴 기록이다.

그 흔적은 물건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문자로 그것을 기록하여 남아있을 수도 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인간은 그런 시간의 흐름이 남긴 흔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도역사라는 것 덕분에 우리의 과거흔적을 알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우리 인간이 이렇게이런 모습으로 살아왔구나하고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역사를 좁게는 한국사넓게는 세계사또 분야별로 문화사과학사 등등폭을 좁혀 살펴보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역사라는 분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이제 조금 시각을 바꿔보자.

우리가 살아오고 있는 이 땅지역 말고 지구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아니 조금 더 폭을 넓혀서 우리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는 곳인 우주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

 

우주의 역사.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에 대하여 답을 보여주는 책이다일컬어 우주의 역사.

내가 태어나기도 전을 보여주는 과거 역사만 아는 것도 황송한 일인데이 땅을 포함하여 우주의 역사를 알게 된다니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런 우주의 역사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1부 무생명 단계: 138~38억 년 전

2부 생명 단계: 38~31만 5,000년 전

3부 문화 단계: 31만 5,000년 전~현재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

 

이 책은 그렇게 네 개 단계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는데, 4부는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미래의 이야기이다.

 

과거 역사를 다룬 부분만 살펴보자면무려 138억년전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어제그제, 1년전백년전 이야기가 아니고 무려 1억년도 아닌, 무려 138억년 전 이야기다.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는 숫자들이다.

 

그렇다면 먼저 이런 의문이 든다대체 그 숫자들은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것일까?

대충 적당히 때려잡는 식으로 꺼내든 숫자일까?

 

그런데 그것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가 한 이런 말을 생각해보자.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역사를 너무 편협하게 정의해왔다이것은 현실을 극적으로 왜곡하는 정의다. (6)

 

그 단적인 예를 이렇게 말한다.

협소한 역사관으로 보면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오류를 저지를 때도 많다인간의 이야기는 어느 한쪽만 떼어서 바라보면 안된다페스트 균과 그것을 옮기는 쥐의 생물학을 모르면 14세기 유럽을 이해할 수 없다그리고 애초에 시간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그리고 우리 각자가 항성으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지구에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7)

 

그러니맞다현재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면 1년전도 좋고, 100년전도 또한 138억년 전이라고 좋으니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지 않는 방법은 바로 우주의 역사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의 역사를 빅뱅에서부터 시작한다.

빅뱅이란 용어도 그렇다빅뱅이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모두들 비웃지 않았던가그래서 용어조차도 웃긴다는 차원에서 빅뱅이라 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누구도 빅뱅이란 개념을 부인하지 않는다그리고 빅뱅의 내용도 다 받아들인다그래서 빅뱅이 일어났다는 시기인 138억년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빅뱅에서부터 생명의 진화인간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알 수 있다이제는 인간 사회가 복잡한 단계로 변화하는 것조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그런 것을 역사라 부른다.

 

그렇다면이제 2부에서부터 4부에 다루는 다음 사항도 마치 우리가 우리나라 역사를 다루는 것처럼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부 생명 단계: 38~31만 5,000년 전

3부 문화 단계: 31만 5,000년 전~현재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사촌에서부터 호모 에렉투스 까지(132-146)

 

해서 그중에 이런 기록도 자연스럽게 인정이 되는 것이다.

 

침팬지는 살아남은 진화적 친척 중 인간과 가장 가까운 관계다인간과 침팬지는 98.4퍼센트의 DNA를 공유한다인간과 침팬지는 약 700~500만 년 전에 마지막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침팬지는 인간보다 작아 키가 100~120센티미터 정도다하지만 일반적으로 힘이 더 세고더 공격적이다침팬지의 뇌는 사람의 3분의 정도로 작다그래도 침팬지의 본능이나 행동을 보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창의성기발함집단 정치는 말할 것도 없다(132)

 

호모 에렉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150- 169)

 

구태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거론한 필요조차 없다이미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호모 사피엔스는 어떤 존재인가?

 

호모 사피엔스는 집단학습 능력이 가장 뛰어났고가장 다양한 도구를 사용했으며새로운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했다뇌가 컸고언어 능력도 더 발달했으며추상적 사고도 더 뛰어났다우리만 동굴에 벽화를 그리고보디페인팅을 사용하고음악을 연주하고보석으로 몸을 치장하고상징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구석기 시대의 적대적 환경에서 먹이를 구하고 생존하는 방법에 관한 거대한 지식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 모든 특성이 집단학습 능력을 보완해주었다. (152-153)

 

이말에 대한 입증 작업은 불필요하다지금 이런 리뷰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이다.

그중 이런 말은 특별하게 새겨둘 필요가 있는데지구의 미래를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지구는 아주 큰 어려움과 회의론에 빠져있다인구는 압박을 경험하고 있고최악의 정치적 파벌주의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중략)

그럼에도 내가 인류세뿐만 아니라 우주의 종말에 관해 얘기하면서 대단히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282)

 

저자의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정말 지구 끝까지 (장소뿐만 아니라시간적인 면에서도이어지기를 소망해본다이 책은 과거 138억년전 이야기부터 시작했지만 앞으로의 미래도 말해주고 있어가치가 있다우리 인류는 오늘 내일 살고 말 존재가 아니니까우주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가오는 미래도 생각하면서 살아가기를이 책의 저자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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