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100
세계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쟁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이 훨씬 더 빠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먼저 그 목차를 통해서 인류 역사에 벌어진 굵직굵직한 전쟁을 살펴보면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 담고 있는 전쟁은 무려 100개, 물론 실제 전쟁은 그보다 더 많았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어진 전쟁은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니, 살펴볼 가치가 있는 전쟁이라 하겠다.
맨먼저 나타난 전쟁은?
이 책에서 살펴보고 있는 전쟁중 먼저 나타나는 전쟁 7개는 다음과 같다.
1. 아마존 전설: 선사시대 모계중심 사회의 여전사들
2. 트로이 전쟁: 목마의 계략에 트로이 성 함락되다
3. 페르시아 제국과 페르시아 군대: 활과 말의 사용
4. 그리스 중보병과 방진: 밀집대형의 충격력 이용
5. 페르시아 전쟁과 마라톤 전투: 양익 포위 전술대형 등장
6. 살라미스 해전: 그리스 함대가 페르시아 함대를 대파하다
7. 펠로폰네소스 전쟁: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투
이중에서 아마존 전설을 맨 앞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뜻밖이다.
왜 저자는 아마존 전사를 맨 먼저 다루고 있을까?
저자 역시 그 사실을 먼저 언급한다.
대개의 역사는 맨먼저 페르시아 전쟁을 출발점으로 잡는다는 것, 그런데도 저자는 아마존 전사들을 앞서 소개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950년대에 우크라이나 남부지방에서는 사르마트 족 전사들의 무덤이 발견되었고, 기원전 4세기로 추정되는 그 무덤들의 약 20%가 여전사들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그 발굴은 아마존 족에 대한 전설이 어느 정도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아마존 전설은 문자기록이 없던 선사 시대에 사람들은 모계중심 사회를 구성하고 여존남비의 사상이 지배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또 그 당시 전쟁에서는 여자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했을 가능성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14쪽)
트로이 전쟁은 실제 있었던 것일까?
그리스 신화를 공부하면서 트로이 전쟁을 알게 되었고,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두 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바로 그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학자들 사이에 트로이의 실재 여부와 트로이 전쟁이 과연 역사적인 사실인가를 두고 논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학자들은 트로이 전쟁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책에서는 어떤 입장인가?
근래의 고고학자들이 오늘날 튀르키예 서쪽 다르다넬스 해안에서 9층으로 쌓인 트로이 유적을 발견하고, 그 가운데 여섯 번째 층이 그리스 군에게 기원전 약 1200년경에 파괴된 도시의 유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5쪽)
이를 필두로 하여 저자는 트로이의 역사적 사실성과 트로이 전쟁의 경과 또한 살펴보고 있으니, 트로이와 트로이 전쟁은 실재했던 곳이며 전쟁이었던 것이다.
여기 트로이의 목마도 사실이라는 것, 이렇게 밝혀놓고 있다.
트로이가 버티는 한 그리스 군은 구태의연한 방법만으로는 트로이를 정복할 수 없음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오디세우스의 충고를 받아들여 특별한 방법으로서 목마의 계략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들은 공성을 포기하고 퇴각하는 것처럼 가장, 일부가 인접한 섬 뒤에 숨어서 거대한 목마를 제작했다. 그들은 그것을 불화의 여신 엘리스에게 선물로 제공할 것이라고 선전했으나, 사실은 그 속에 무장한 병사들을 숨겨놓았다. 목마는 20 -50명의 병사를 채울 만큼 거대했다. (17쪽)
그래서 인류 역사는 전쟁사
저자는 "인류 역사는 수많은 전쟁으로 점철되어왔다. 그래서 인류 역사는 아예 전쟁사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한다. (4쪽)
그렇게 저자는 인류 역사에 일어났던 전쟁들을 모아서 살펴보고 있는데 무려 100개의 전쟁이 이 책에 들어있다. 물론 전쟁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100개라는 숫자는 그저 무의미할 뿐이다.
저자는 전쟁을 다루면서 또한 이런 것 역시 살펴보고 있다.
전쟁에서의 승패 요인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리고 정치,경제, 사회, 기술, 문화적 상황에 따라 모든 전쟁과 전투의 승패 요인은 각각 달랐다. 일반적으로 전략, 전술, 무기, 군의 기강과 사기, 리더십, 훈련, 정부와 국민의 지지도, 국가경제 등으로 설명하지만, 전쟁을 분석하는 사람들은 흔히 복합적인 모든 요인을 다 늘어놓는 대신에 특별한 요인을 강조하여 승패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5쪽)
또한 단순하게 전쟁만 언급한 게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던 무기라든지, 과학의 발달이 전쟁에 미친 영향들도 살펴보고 있다는 점,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32. 화약 무기의 등장 : 전법의 혁명을 이루다.
34. 크레시 전투 : 영국 장궁이 프랑스 석궁을 제압하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
전쟁 100개를 그저 순서에 따라 열거하는 식이 아니라, 어떤 기준이든 분류를 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컨대 시대순으로 구분을 해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분류하거나
동양과 서양, 또는 대륙을 기준으로 하여 분류해놓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또한 전쟁 이름만 가지고는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어느 나라끼리 싸운 것인지 모를 수 있으니, 목차에서부터 그런 것을 표시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가령, <33. 모르가르텐 전투 : 보병이 기병을 무너뜨리다.>같은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