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ULPTURE - 한국 조각을 읽는 스물한 개의 시선
(사)K-SCULPTURE 조직위원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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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SCULPTURE 한국 조각을 읽는 스물한 개의 시선

 

조작품이야 서양미술을 찾아 공부하면서 몇 점을 본 적이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것들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 작품들 말이다.

미켈란젤로 등유명한 작품들 있지 않은가?

그런 것 정도가 전부라서 이 책 한국의 조각에 관한 책이라 은근히 관심이 생겼다.

나의 부족한 조각품 보는 안목에 뭔가 더 얻어들을 게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

 

제목이 한국 조각을 읽는 21가지 시선이니까 그 21가지가 뭔가 우선 궁금했다.

21가지약간 많기는 한데그래도 그런 시선만 제대로 파악해 두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읽어보았다.

 

이런 글이 나의 글 읽기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리스 아테네이탈리아 로마도 국력이 가장 흥할 때 조각이 융성했습니다이제 조각입니다. (5)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해서 이 책 읽었다,

 

읽다보니 내가 오해했나보다.

 

<한국 조각을 읽는 21가지 시선>이라고 해서 나는 조각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었다.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각 예술에 관하여 21가지로 검토해보는 글이다.

그래서 다음 다섯 분야에 대하여 각각의 전문가가 몇 가지 글을 쓴 것들을 종합해 놓은 것이다.

 

CHAPTER 1. History of K-Sculpture 한국 조각의 역사

CHAPTER 2. 樂樂遊覽 2022한강조각프로젝트 낙락유람

CHAPTER 3. Public Art & Public Sculpture 공공미술과 공공조각

CHAPTER 4. Contemporary Sculpture of Pluralism 동시대 다원화 조각

CHAPTER 5. The Value of K-Sculpture 한국 조각의 가치

 

타이틀 제목을 영어랑 같이 해놓아서 복잡하게 느껴지니 다시 한번 한글로만 읽어본다.

 

CHAPTER 1. 한국 조각의 역사

CHAPTER 2. 樂樂遊覽 2022한강조각프로젝트

CHAPTER 3. 공공미술과 공공조각

CHAPTER 4. 동시대 다원화 조각

CHAPTER 5. 한국 조각의 가치

 

이렇게 한글로만 읽어보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눈에 들어온다,

 

<CHAPTER 1. 한국 조각의 역사>

 

이 챕터에서 읽고 새겨야 할 게 많다.

예컨대 <전통은 어떻게 현대조각에 작동하는가>에서는 우리나라 조각의 전통이 무엇인지그리고 그 전통이 현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조각의 전통과 아울러 현대조각에 관하여서도 알게 되는 글이다.

 

조각에 대한 문외한인 나로서는 생경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으니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는 시각을 어느 정도 갖게 되었다. 

 

우선 이런 글자체가 좋다.

 

무념무상으로 빚어진 듯 좌우대칭이지도 않고문양이나 유약으로 가득 채우는 공교(工巧)한 손재주도 자랑하지 않는다쨍하게 하얗지도 않고 완전 동그랗지도 않은 둥그스름한 백자 달항아리는 의심없이 민족의 상징이었다화려하고 찬란하기까지 한 수많은 옛물건들 속에서 하필이면 흰옷백자와 같은 흰 것들이 전통의 상징이 된 것은 어떤 연유인가? (25)

 

문장이 수려하다깔끔하면서도 문장이 수려하다백자 달항아리를 묘사하는 글이 마치 백자 항아리를 빚는 장인의 솜씨와 방불하다그 다음 우리 슬픈 역사를 거론하는 글이 연이어 나오니 비장하기까지 하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그렇게 백자 달항아리는 우리 역사 속에 살아있다는 것이제 더하여 상징을 넘어 조형 언어로 나아가고한국을 상징하게 되었다. 우리의 정신을 보여주는 우리 전통의 조각품들이 이제 현대로 넘어와 우리 전통의 상징이 된다는 것 아닌가해서 이런 글은 조각의 역사를 일별하는데 아주 유용하고게다가 품격있는 글이라 하겠다.

 

 

K조각을 우리 역사와 연결하여 반추하는 글도 계속된다.

<상실에서 회복으로한국전쟁과 추상조각> (46쪽 이하)

 

<樂樂遊覽 2022한강조각프로젝트 낙락유람’>

 

2022년에 서울 뚝섬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대형 야외조각 300점과 소품 800점이 전시되었다그 중 몇 점을 이 책으로 보게 된다.

 

글을 읽으면서는 이런 것도 알게 된다.

파라고네 (77)

르네상스 시대에 그림과 조각의 우열을 다투었던 담론을 말한다.

르네상스를 공부하면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간에 있었던 언쟁이 단지 일회성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것여기서 알게 된다.

 

<CHAPTER 3. 공공미술과 공공조각>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준비했던 시기부터 공공미술을 위한 법령과 미술작품이 도시에 제작되었고, 2000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길가 큰 건물 앞에 으레 놓여있는 조각품들이 그런 연유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이제 미술이 공공의 작품이 되어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CHAPTER 4. 동시대 다원화 조각>

<CHAPTER 5. 한국 조각의 가치>

 

한국 조각의 가치는 시장을 말한다조각품을 돈으로 거래하는 것그럴 때 화폐로 교환되는 가치를 말한다. 우리 조각의 추상적인 가치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 챕터에서는 진지하게 우리 조각의 가치를 논하고 있다. 돈이 돌아야 작품이 만들어질 테니까이런 논의도 분명 필요할 것이다조각 작품의 풍성한 생산을 위해서.

 

다시이 책은?

 

한술 밥에 배부르랴는 우리 속담이 이 책을 읽고난 소감에 제격이다.

전혀 조각에 문외한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허투루 스치고 넘어간 통찰이 어디 한 두군데일까일껏 힘들여 쓴 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들이 많을 것이니, 필자들에게 그저 죄송할 뿐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K조각 예술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를 알게된 것고맙고 감사한 일이다이런 좋은 책으로 조각의 현황을 한번 가늠해보는 것도 좋고 또한  심미안을 기르는데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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