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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이선종 지음 / 아이템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이기에 그리스 신화 관련 책이 이렇게 쏟아져나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한다.
그리스 신화는 읽어도 늘 새롭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새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다른 신화 관련 책에서 듣지 못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오비디우스(BC 43~AD 17, 고대 로마의 시인)와 베르길리우스(BC 70~BC 19, 고대 로마의 시인)의 작품들을 텍스트로 하되, 신들의 명칭은 생소한 로마 신의 이름보다 더욱 친근하고 많이 쓰이고 있는 그리스 신들의 이름으로 표기하였다. 신화 스토리에 기본적인 연대기순 배치와 주제별 일람을 통해 그리스·로마 신들의 이야기가 보다 체계적이고 명확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하였고, 시각적이며 촉각적인 200여 점의 미술작품을 한 장씩 골라 보도록 신경을 썼다.> (10쪽)
이 책은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작은 <제1부| 혼돈의 시대>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카오스, 대지의 형성
황금시대, 은 시대, 청동 시대와 철의 시대
기간토마키아, 올림포스 회의
늑대로 변한 리카온 왕
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데우칼리온과 피라
피톤을 무찌른 아폴론, 아폴론과 다프네
제우스와 이오, 시링크스와 판
공작 무늬가 된 아르고스, 태양 마차를 모는 파에톤
혼돈의 시대이니 당연히 카오스로부터 시작한다. 그리스 신화의 근거가 되는 거의 모든 책이 카오스로부터 시작하니, 이 책이 카오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하등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이중에서 <늑대로 변한 리카온 왕>은 다른 신화 책에서 듣지 못한 이야기다.
저자가 말한대로 이 책이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니 그 책을 찾아보았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I>장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서시, 우주와 인간의 탄생, 네 시대,
하늘의 신들에게 도전하는 기가스들, 뤼카온, 대홍수,
인간의 조상 데우칼리온과 퓌르라, 퓌톤, 월계수가 된 다프네,
암소로 변한 이오, 백 개의 눈을 가진 아르구스,
쉬링크스, 에파푸스의 모욕, 아버지를 알고 싶은 파에톤.
그러니까 다른 신화 책, 예컨대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노래를 헬리콘 산의 무사 여신으로부터 시작하기로 하자.
그분들은 크고 신성한 헬리콘 산을 차지하시고는
검푸른 샘과 크로노스의 강력하신 아드님의
제단 주위에서 사뿐사뿐 춤추신다. (천병희 역, 30쪽)
그리고는 올림푸스 산의 신들 이름을 주욱 나열한다,
그러니 이 책에서 그리스 신화의 새로운 항목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시각적이며 촉각적인 200여 점의 미술작품
저자가 공언(?)한 것처럼 이 책에는 그리스 신화를 문자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내용을 이미지로 뒷받침하는 그림을 배치하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게다가 그 중에는 다른 책에서 보지 못한 그림들이 다수 있어, 자료로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 덧붙인다.
예컨대, 이런 그림은 처음이다,
테미스 신전에서 기도하는 데우칼리온과 피라 : 틴토레토의 그림 (45쪽)
또한 귀스타프 모로의 작품들을 다수 실어놓아, 그의 그림만 따로 정리해보았다,
아폴론과 피톤 (49쪽)
파에톤의 몰락 (74쪽)
미노스를 짝사랑한 스킬라 (349쪽)
레르나 호수의 히드라 (399쪽)
스팀팔로스의 괴물 새 (404쪽)
오르페우스의 목을 수습하는 뮤즈 (458쪽)
잠자는 갈라테이아를 감시하는 키클롭스 (493쪽)
그밖에 니콜라 푸생, 윌리엄 워터하우스, 루벤스 등 유명한 화가들의 눈으로 포착된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서 다른 책들이 거론하지 않은 것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어, 가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그리스 신화의 새로운 항목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가 더욱 더 넓어지는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와 베르길리우스의 작품에 출처를 두고 있는, 각개의 이야기에서 그 출처를 더 정확하게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한 그림들도 목록을 만들어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