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악보
윤동하 지음 / 윤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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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악보

 

이 책은 아포리즘 모음이다.

 

생각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글들

 

인간에게 세계는 전체로 존재하지 않는다원천적으로 인간이 생명이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 한 모든 개인은 각각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11)

 

말이 분명하게 다가온다그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들이 이 문장을 딛고 일어서 생각의 체계를 확실하게 만들어낸다.

 

위의 말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이어진다같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은 자신의 그림을 멀리서 바라보지 못하고오직 지금 자신이 밟고 있는 하나의 좌표에 집착하게 된다. (63)

 

누군가의 고통을 동정하는 인간의 시선에는 불가피하게 그 자신의 삶에 대한 위로와 안도가 머문다. (53)

 

이건 해보지 않는 생각이다다른 사람의 고통에 눈감지 않고 그나마 동정의 시선을 보내곤 했는데그 시선에 포함되어 있던 나 자신 스스로에게 보냈던 위로와 안도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저자의 통찰에 경의를 표한다.

 

원하는 것을 실행하고 실현시키는 데에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는 것은 그 반대의 결과에 대한 사유다. (91)

 

이 말이 타당하다는 것은 그 다음 말을 읽어보면 자명해진다.

 

어떠한 것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인간에게 있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행위를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자극제이며 각성제이다. (91)

 

반면이런 글은 어렵다.

 

<읽기 쉬운 글>에 대한 반론

 

누군가 그러던가좋은 글은 읽기 쉬운 글이라고.

그러나 쉽게 쓰여진 글이 심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69)

 

이 두 개의 문장중 두 번째 문장을 읽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쉽게 쓰여진 글이 심장을 갖고 있지 않다그게 자명한 사실이라고?

거기에 동의하지 못한다.

 

먼저 쉽게 쓰여진 글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어떻게 쓰면 쉽게 쓰여진 글인지가늠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글에서 저자의 인식을 따라잡지 못한 채문장 가운데서 헤맨다저자의 글이 어렵다.

 

이런 글은?

 

모든 정신의 꽃이 두 번째로 아름다운 우리의 시대는 반드시 다른 곳을 비추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으로 가득하다. (30)

 

문장이 어렵다.

더군다나 이 문장이 <정신의 꽃>이라는 글의 첫 문장이다그러니 무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단초를 품고 있는 게 분명한데 그게 너무 추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문장을 바탕으로 어떤 생각이 이어지는지 열심히 읽고 찾았으나, ‘정신의 꽃이라는 말은 물론 정신이나 이라는 단어와 이어지는 말을 찾지 못했다나의 글읽기가 저자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한다는 증거다.

 

다시이 책은?

 

왜 제목을 악보라 했을까?

음악에 관련된 것도 아닌데저자는 이 책을 철학자의 악보라 제목잡았다.

그렇게 한 이유가 분명 있을 건데그건 무엇일까?

 

아마 이것 때문일까?

 

1장 통찰과 동정의 노래

2장 정신과 숙명의 노래

3장 지혜와 사랑의 노래

 

각 2장의 타이틀을 노래라고 해서 책 제목을 악보라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악보 속에 들어있는 노래들어떤 부분은 잘 부를 수 있는 반면 어떤 부분은 음표 읽기도 어렵다물론 이건 내가 악보를 제대로 볼 줄 몰라 그럴 것이다나의 글읽기가 한참이나 부족하다는 걸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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