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층 깊은 시각으로 들여다본 우리의 역사
김상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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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저자 서문에서 이런 글을 발견한다.

 

역사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역사를 조금 알 것 같다 싶으면 새로운 내용이 튀어나옵니다그러면 다시 그 내용을 공부합니다. (.........) (4)

 

그런 역사 공부가 왜 필요한지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역사는 그냥 예전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사건은 예전에 일어난 것이지만 항상 새롭게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게 역사인 것이다. 왜 그럴까이 책에서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역사를 따지고 살펴보니다른 게 보인다.

 

이런 것 먼저 말해 두고 싶다.

 

혼수와 예단의 근원 허례허식을 전통이라 해서야 쓰나?

 

혼수에 대한 역사를 주욱 살펴본다.

고구려 때에는 어땠을까?

바리 바리 신부나 신알이 등골이 부러지게 혼수를 해가는 게 당시 풍습이었을까?

신라 때는또 백제 때는?

 

저자는 일일이 사료를 제시하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 다음그것이 시작된 상황을 보여준다바로 왕들이 문제다삼국사기의 기록이다.

 

신라 31대 왕 신문왕이 혼인식을 올렸는데왕은 신부 집에 폐백 15수레, 양념과 반찬 135수레곡식 150수레를 보냈다신부 들러리로 귀족 부인 30명도 보냈다. (35)

 

그러니 평민은 그러지 않았고왕이 그랬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사단이 되어 사달이 난 것이다왕이 그러니 그 다음 귀족들이 따라 했고귀족이 그렇게 하니 그 아래 평민들도 황새 따라가느라 뱁새 가랑이가 찢어지게 된 것이다.

 

저자의 결론은 그래서 명쾌하다.

 

왕족과 귀족이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돈을 펑펑 썼던 것이 혼수와 예단의 출발점이었다그랬던 풍습이 어느덧 사대부를 거쳐 평민 계층으로 스며들었다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혼수와 예단이 미풍양속으로 둔갑했다. (36)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일갈한다.

이제 명쾌해졌다우리가 전통이라고 여겼던 혼수의 근원은 지배층의 과시욕이었고 허례허식이었다그러니 혼수와 예단을 더 이상 전통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38)

 

이런 탐구가 역사를 보는 눈이 되어야 한다역사는 어떤 이야기 정도로 생각해서 재미있거나 흥미있는 부분을 양념 쳐서 소개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저자의 노력이 이 책에 가득하다.

 

1장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풍습과 전통]

2장 과거의 모든 일은 오늘을 만든 퍼즐 조각이다 [별의별 것들의 유래]

3장 역사를 만든 사람사람이 만든 역사 [기억해야 할 이름]

4장 세상에 이런 일이? [주목해야 할 사건들]

 

[풍습과 전통]에서는 우리가 지금 전통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들의 유래를 살펴보고

[기억해야 할 이름]에서는 우리 역사에서 안타까웠던 사건들을 일으켰던 인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중타이틀 하나가 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무녀바라기 명성황후와 미국바라기 고종. (241)

 

왕후 민씨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조선을 살려보겠다고 애를 쓴 국모?

절묘한 줄다리기로 외교의 균형을 맞춘 외교관?

다 맞다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은 사실도 있다.

왕후 민씨는 무녀에 홀려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다.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다. (242)

 

그래서이런 역사책 기다렸다.

 

저자는 애써 어느 한편에 서려고 하지 않는다.

왕후 민씨가 애를 쓴 것도 있다는 것균형을 맞춘 것도 다 인정한다그러나 빠뜨려서는 안 되는 부분바로 그것을 지적하고 있다역사는 그렇게 모든 것을 보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이다,

 

고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그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시 인용한다저자가 서문에서 말한 부분이다 

역사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역사를 조금 알 것 같다 싶으면 새로운 내용이 튀어나옵니다그러면 다시 그 내용을 공부합니다. (.........) (4)

 

역사를 조금 안다고 해서결코 그 시점에서 알고 있는 것이 역사가 아니라는 것역사는 변한다는 것, 확실히 해두자.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결코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된다. 과거 역사적 사실을 지금 새로운 눈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역사가 말하는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오랜만에 역사책 다운 역사책 읽었다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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