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 - 우리의 자화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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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

 

제목이 말하는 반지성주의는 아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나는 이 제목을 듣고 저자가 어느 철학자의 담론에서 가져온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 말은 2022년 5월 10일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나온 것이다.

 

2022년 5월 10대통령 취임사에서 등장한다.

국가간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

 

이때부터 반지성주의 공방이 여야에서 벌어졌다.

저자는 여러 가지 논의를 소개한 다음에 다음과 같이 개념 정리를 한다.

 

반지성주의를 이성적합리적 소통을 수용하지 않는 정신 상태나 태도로 정의하면서,

그 대 요소로 신앙적 확신성찰 불능적대적 표현을 제시한다. (33)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앙적 확신은 이미 어떤 사안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정답을 갖고 있는 상태

성찰 불능은 그로 인해 성찰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소통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상태,

적대적 표현은 자신의 정답을 실천하기 위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대적으로 대하면서 욕설과 인신공격도 불사하는 공격적 태도를 말한다. (33-34)

 

이어서 저자는 그러한 반지성주의를 유발하는 사회적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한 거시적 환경을 분석하고 난 다음에 저자는 이런 말로 소통을 말한다.

 

반지성주의를 유발하는 거시적 환경은 앞으로 계속 논의해야 할 주제이겠지만이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그런 환경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소통의 문제다. (39)

 

이와 관련하여 저자가 덧붙인 개념 요소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반지성주의는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지성의 유무나 정도에 관련된 개념이 아니라 지성의 작동 방식을 가리킨다. (48) 

어떤 사람이 어떤 사안에 대하여 신앙적 확신을 갖고 있고 성찰 불능 상태에 빠져있다 해도 그걸 가리켜 곧장 반지성주의라고 볼 수는 없다적대적 표현등과 같은 부정적 형식으로 표출될 때에 비로소 반지성주의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56)

 

이를 풀어야 할 방편으로 다음 몇 가지 검토를 한다.

 

반지성주의는 인간 세계에 갈등이 존재하는 한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기에제거가 아닌 관리의 대상이다.

 

지성과 감성의 관계 (40)

행동 편향이 지배하는 사회 (43)

가용성 편향의 문제 (47)

확증 편향주의의 문제 (52)

부정적 편향의 문제 (55)

이야기 편향의 문제 (58)

 

전문가들의 문제 하나

 

확증 편향과 관련하여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확증 편향은 결국 '매몰 비용 효과'로 인하여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는 전문가들이 확증 편향의 포로가 되기 쉽다. (53)

 

결이 다른 말이긴 하지만저자가 이미 지식의 저주 (curse of knowledge)를 말하면서 전문가의 저주에 대하 언급한 바가 있다.

지식의 저주는 어떤 일이나 주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아예 모르거나 적게 알고 있는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데에 무능하기 때문에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전문가들이 그러기 때문에 전문가의 저주라고도 한다. (글쓰기가 뭐라고강준만, 42)

 

반지성주의에 대한 저자의 경고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소통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반지성주의를 살피고 있다.

결국 반지성주의는 편 가르기의 한 방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글 읽어보자최고의 지성인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저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얼마나 자조 섞인 발언인지?

 

생각해보라자신을 지지해주는 패거리 없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긴 어려운 법이다아니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고 반드시 어느 편에건 속해야만 한다그리고 내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 미쳐 돌아가야만 한다그러면서 동시에 반지성주의를 비난해야 한다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묻지 마라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다. (69)

 

저 발언 속에 들어있는 체념그리고 한탄그리고 그 어쩔 수 없다는 심정이 절절히 읽히지 않는가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이고사회이다이런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어쩔!”

 

다시이 책은?

 

거울을 보면 나의 얼굴이 보인다.

그래서 거울이 필요한 것이다내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저자가 이 책의 부제를 <우리의 자화상>이라 붙인 게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 거울 하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하고 반지성주의로 얼룩진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음 이어지는 글들을 살펴보자.

 

1장 왜 대중은 반지성주의에 매료되는가?

2장 탁현민이 연출한 문재인의 이미지 정치

3장 민형배의 위장 탈당은 순교자 정치인가?

4장 왜 윤석열과 김건희는 자주 상식을 초월하는가?

제대로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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