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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평점 :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맥베스
셰익스피어가 쓴 『맥베스』를 읽는다.
새롭게 번역되어 나온 책이다. 2022년 10월 6일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 아마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 번역본 중에서 가장 최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맥베스』를 다음과 같은 번역본으로 읽었다.
나남, 동인, 민음사, 열린책들, 시공사, 펭귄클라식, 더클라식. 모두 7종이다.
이 책으로 여덟 번째 번역본을 접한다.
해서 『맥베스』의 내용보다는, 아무래도 번역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
지난번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햄릿』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6940703
『햄릿』, 여러 종의 번역본을 읽으면서 내용을 겨우 파악했다. 물론 아직도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파악은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햄릿』을 파악하고 나니 아쉬움이 생겼다. 『햄릿』을 설명 없이 오로지 책만, 글로만 대사를 읽으면서 음미할 수는 없을까?
이런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책이 바로 이 책,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리즈이다.
그런 취지에서 새롭게 번역된 『햄릿』, 정말 재밌고, 홀가분하게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나는 『햄릿』, 모처럼 만나는 의미있는 번역본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언급했는데,
첫째, 대사가 입말로 되어있다.
둘째, 이름 번역을 제대로 했다.
셋째, 내용을 오히려 더 잘 알 수 있다.
그다음 출간된 『템페스트』에선 '보다 더 충실한 번역’이 돋보였다.
다른 번역본에서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이 번역본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6974049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맥베스의 야망과 그 야망의 끝이 얼마나 허망한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맥베스』다.
자세한 번역보다는 간결한 번역을 했다,
1막 7장의 이런 번역이다.
맥베스 부인 :
두려움을 인생의 액세서리처럼 달고 겁쟁이처럼
살면서 “감히 난 못해‘라고 말하면서
”할 거야“가 나오길 언제까지 기다릴 건가요?
속담에 나오는 가엾은 고양이 신세가 될 건가요?
’속담에 나오는 가엾은 고양이‘란?
물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고양이가 발을 물에 적시기는 싫어한다는 속담이다.
그 부분, 다른 번역을 살펴보자.
인생의 멋진 장신구라 여기는 것을 갖고 싶어하면서도
스스로 겁쟁이라 평가하며 속담 속의 불쌍한 고양이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채 겁쟁이처럼 사시렵니까? (A 출판사, 37쪽)
속담에 나오는 불쌍한 고양이처럼, 갖고는 싶은데,
가져 볼 엄두가 안난다고, 푸념이나 하고 지낼 거예요? (B 출판사, 54쪽)
이렇게 비교해보니, 이 책이 가장 간결하다.
그래서 무대 위에 올리기에는 가장 적절하게 번역된 것으로 평할 수 있다.
원문을 살펴보자.
LADY MACBETH
To be the same in thine own act and valour
As thou art in desire? Wouldst thou have that
Which thou esteem'st the ornament of life,
And live a coward in thine own esteem,
Letting 'I dare not' wait upon 'I would,'
Like the poor cat i' the adage?
그러니 또한 원문에 가장 충실하게 번역된 것이기도 하다.
신의 이름 표기에 대하여
2막 2장 한 구절 살펴보자.
맥베스 ; 누구지? 사방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대체 뭘까? 무슨 일인 거야? 하, 눈알이 뽑히는 것 같아. 위대한 포세이돈의 바다가 내 손에 묻은 피를 씻어줄까? 아니, 내 손이 무수히 많은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여 오히려 푸른 바다를 붉게 만들 거야. (53쪽)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이름을 표기하는 문제는, 이미 위의 두 작품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맥베스의 대사에 등장하는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으로, 그리스 식 이름이다.
다른 번역에서는?
(A 출판사, 37쪽)
넵튠이 다스리는 대양이라면 내 손의 이 피를 씻어줄까?
(B 출판사, 68쪽)
대양의 굽이치는 파도가 내 손에서 이 핏자국을 깨끗이 씻어 낼 수 있을 것인가?
B 출판사의 번역은 아예 신의 이름이 빠져있다.
그러면 원문에서는 어떤 식으로 되어 있을까?
MACBETH
What hands are here? ha! they pluck out mine eyes.
Will all great Neptune's ocean wash this blood
Clean from my hand? No, this my hand will rather
The multitudinous seas in incarnadine,
Making the green one red.
원문에는 영어식 표기인 넵튠으로 되어 있다.
당시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극이니 당연히 영어식으로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번역에서는 왜 굳이 넵튠 대신에 포세이돈이라 번역했을까?
이런 추측이 가능하다.
한국인 독자에게는 영어 로마식 이름보다는 그리스 식 이름이 더 익숙하니까.
다시, 이 책은?
『맥베스』만 해도
나남, 동인, 민음사, 열린책들, 시공사, 펭귄클라식, 더클라식. 모두 7종의 번역을 접했다.
물론 다른 번역본도 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모쪼록 더 많은 번역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더 좋은 번역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