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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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제목 그대로 작별을 고하는 글이다.

이어령 선생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담아놓았다.

 

이 책에서 선생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몇 가지를 말씀하시며,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신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맛있어는 바나나

 

이런 노래가 끝없이 이어지다가 높아는 백두산으로 끝이 난다.

 

이 노래를 시작으로 선생은 원숭이사과바나나기차비행기반도 삼천리 등 키워드를 통해서 우리가 가지고 살아왔던 게 무엇이고우리가 없는 세상 저 먼 미래에는 이러한 키워드 들이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인가를 살펴보고 있다.

 

<떴다 떴다 비행기날아라 날아라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이런 노래 다 알고 있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부르는 노래. (55-59)

 

여기서 선생은 뜬다와 난다를 구분하여,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종이 비행기를 날리면 뜨긴 뜨는데 날지는 못한다뜨는 건 뭐고 나는 건 뭘까?

뜬다는 것은 바람에물결에공기에 뜨는 거니까 내 의사대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종이 비행기를 날리면 바람을 따라 제멋대로 날아간다자기가 가고 싶은 데로 못가는 것이다뜨긴 뜨는데 날지는 못한다.

 

'난다'는 것은 거기에 의지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죽은 물고기들은 배를 내밀고 물위를 떠내려갈뿐이다반면 살아있는 것은 비록 송사리일지라도 상류로상류로 물을 거슬러 갈 수 있는 것이다.

뜬다는 것은 자기의 의지대로 가지 못하는 반면에 난다는 것을 의지대로 가고 싶은 방향을 잡아 간다는 것이다.

선생은 우리가 어릴 적 불렀던 노래를 통해 그러한 것을우리에게 그저 흘러가는 대로 떠가지 말고 의지를 가지고 날아가라 하시는 것이다.

 

바나나 우유

 

사람들이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이 책에서 바나나 우유의 가치를 알게 된다.(97)

 

우유는 낙농으로동물에게서 나오는 것이다그러니까 목축문화에 속하는 것이다. 

바나나는 숲에서 나오는 것이니 농업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섞을 생각을 누가 했을까바로 우리나라에서 한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로 융합의 원리다바나나에 우유를 섞다니이건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생이 말하는 5G

 

요즘 5G가 대세다그런데 선생은 우리가 알고 있는 5G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5지(G)를 꺼내드신다.

 

먼저 그 다섯 가지가 무엇인지 열거해본다.

 

누룽지

묵은지

콩비지

우거지

짠지

 

이 다섯 가지 지(G)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우리가 그 가치를 잊고 있었던 것들이다.

굳이 선생의 설명을 인용할 필요조차 없다.

하나 하나 그 이름을 불러보면서 우리가 언제 그 것을 먹었던가먹으면서 어떤 생각을 떠올렸던가 생각해 보면그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될 것이고더 나아가 이런 것들을 알려준 선생의 혜안을 존경하게 될 것이다.

 

다시이 책은? - 잘 있어잘 가

 

우리가 헤어질 때 인사로 건네는 말이 바로 잘 있어’, ‘잘 가이다.

 

여기서 이란 말에 주목해보자.

영어로 바꿔보면 금방 그 뜻을 알 수 있다.

well - dying, well- aging.에서 well이 바로 이다.

 

우리는 이미 인사에서 이란 말을 관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wellbeing 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선생은 마지막 인사로, ‘잘 있으세요여러분 잘 있어요라는 인사를 남기신다.

 

선생을 알아온지 몇 십년그분의 글을 거의 읽어온 독자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선생이 더 살아계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먼저다이 시대에 등불을 비춰주는 역할을 더 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선생님잘 가세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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