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 처음 만나는 페미니스트 지리학
레슬리 컨 지음, 황가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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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이웃 도시인 시가 여성 친화적 도시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라디오 방송에서 그 도시가 홍보차 방송을 한 적이 있어서, ‘여성 친화적 도시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그때 들었던 생각, ‘여성 친화적 도시라니어떻게 해야 여성 친화적이지?

그런 의문이 이제야 이 책으로 풀린다.

 

저자의 주장은 여성 친화적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결론적으로 여성 친화적 도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들어가며  남자들의 도시

1장  엄마들의 도시

_도시는 어떻게 엄마들을 외면했는가

2장  친구들의 도시

_여자들의 우정이 도시를 구하리라

3장  혼자만의 도시

_도시는 여자를 홀로 두지 않는다

4장  시위의 도시

_때로는 그냥 거리에 나가야 한다

5장  공포의 도시

_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담하며 현명한 여자들

나가며  가능성의 도시

_여성 친화적 도시는 여기에 있었다.

 

그러니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된다.

 

남자들의 도시엄마들의 도시친구들의 도시혼자만의 도시시위의 도시공포의 도시그리고 여성 친화적 도시.

 

남자들의 도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인 나로서 미안해지는 마음 금할 길 없다.

밤길을 걸으며 어떤 두려움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없는데여자들은 다르다는 것.

그걸 이 책에서 새겨본다.

 

여자들의 도시 경험은 여전히 물리적사회적경제적상징적 장벽에 가로막힌다.

그 장벽은 편향된 방식으로 여자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남자들은 이런 장벽을 만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장벽들을 보지 못한다.

(.......)

그 말은대부분 남자로 이루어진 도시의 주요 결정권자들이 경제 정책에서부터 주택 설계에까지학교 부지 선정에서부터 버스 좌석에까지치안 활동에서부터 눈 치우기에까지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한 결정을그 결정이 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관심은커녕 지식조차 없는 상태에서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도시는 남성의 경험을 '표준'으로 삼음으로써여자들이 도시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나고 어떤 일상 경험을 하는지를 거의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남성의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뒷받침하고 돕게끔 설계되어 왔다이것이 내가 말한 '남자들의 도시'의 의미다. (17)

 

엄마들의 도시

 

엄마들의 도시라는 타이틀이 엄마를 위한 도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 항목은 도시는 어떻게 엄마들을 외면했는가를 천착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경험을 통해 도시가 엄마들에게 얼마나 힘든 곳인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임신한 몸을 통해서 느낀 도시그리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출근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들이 여기 다 들어있다.

여자들의 출퇴근 과정을 기록한 부분(61)에 이르러서는 그런 힘듦에 한 몫을 했을 남자로서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친구들의 도시

 

혼자만의 도시

도시는 여자를 홀로 두지 않는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여자를 홀로 두지 않는다는 말은 여자를 도와준다는 차원에서그래서 여자들이 어려움을 당할 때 도시의 시스템이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도시에 나선다도시의 길거리에 나선다여자가 공공장소에 나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제재가 가해졌었다.(161)

 

길거리에 나선 여성은 매춘부로 인식되었던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시대는 달라졌지만지금도 여성이 홀로 있으면?

저자는 말하기를남자들의 괴롭힘과 원치 않는 관심을 피하기 위해 내 옷과 자세와 표정들을 스스로 검열한다고 한다. (174)

 

이런 소리가 곧 들려올 것 같다. 
여자가 옷차림이 저래서 어디 쓰겠어저러니 (.............) 해도 싸지!”

 

(.....) 에 들어갈 말이 저절로 떠오르지 않는가?

 

남의 시선에서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니, ‘도시는 여자를 홀로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위의 도시

 

공포의 도시

 

그렇게 도시는 여자에게 공포의 도시가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담하며 현명한 여자들>은 그러한 도시에서도 살아간다.

 

이런 시도는 어떤가위험 지도를 그리는 것. 

범죄 공포 조사에서 여자들에게 누가 두렵냐고 물으면 대답은 항상 남자다그러나 모든 남자를 피하기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그래서 남자에 대한 여자의 공포는 지리적 논리를 따른다우리는 누구를 피할지가 아니라 어떤 장소를 피해야 할지를 알아낸다. (226 

우리는 공포의 일부를 도시 거리골목길지하철 플랫폼어두운 인도 같은 공간에 옮겨 놓는다이 공간들은 안전과 공포를 주제로 한우리의 마음속 지도를 구성한다. (227)

 

그리고 여성 친화적 도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선언적인 것 말고실질적인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

 

저자는 이런 것제시한다. 

새 초등학교는 어디에 지을 것인가?

버스 정류장 사이의 간격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집이 아닌 곳에서도 작은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가 등의 결정을 내릴 때

교차적 분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60)

 

교차적 분석이란?

저자가 예로 들은 것은 이런 것이다.

어느 한 쪽의 의견만 듣는 게 아니라원주민의 관심사도빈민과 유색인의 의견도그렇게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두 다 들어도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남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여자들과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여자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려운 게남자로서는 도저히 알 수도 없고깨달을 수도 없는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책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으니이 책 남자들이 꼭 읽어볼 일이다.

 

나는 여성이기 때문에 개인이 도시에서 갖는 익명성이나 비가시성을 온전히 누려본 적이 없다.” (45)

 

이 말이 갖는 무게여성이 아닌 남자들은 과연 이 말이 지닌 의미와 그 무게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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