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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미래 -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이승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패권의 미래
왜 중국이 문제인가, 우리에게 중국은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중국과 미국은 왜 그렇게 사사건건 으르릉거리는 걸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난 다음에, 중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런 질문들이 첩첩산중처럼 쌓여가는지라.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선 다음 용어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그걸 이 책의 1장 < 미중 전략 경쟁과 지경학의 국제정치>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해서 이런 개념 먼저 정리해두자.
단극 전략, 단극 체제, 지구적 차원의 공공재,
규범적 리더십, 공세적 법리주의, 넥서스,
겸용기술, 신흥기술, 디지털 지정학, 마스크 외교, 백신 외교,
보건 안보, 보건 안보의 지정학, 공급망의 안보화,
리쇼어링, 메타 레짐, 디지털 무역,디지털 무역 질서,
스프린터넷, 헤징.
‘
이런 용어를 알지 못하면 읽다가 헤맬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패권국가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예로부터 패권국가라는 말은 그 시대를 이끌고 나가는 국가를 말한다.
그런 패권국가가 되기 위하여 세계 각국은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경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소련이 해체된 이후 세계의 패권은 자연스럽게 미국이 쥐고 있었다.
냉전체제가 붕괴된 후 30여년을 미국이 패권을 행사해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도전장을 내민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면 미국의 패권국 행사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간단하게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31쪽 이하)
단극 체제를 이끌어온 미국의 전략적 패착,
단일 리더십의 엄청난 부담,
냉전기 누적된 모순들의 폭발 등.
여기에서 특기할 것은 단순히 군사적이나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해서 패권국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패권은 강한 국력에 기반하기는 하지만, 세계 질서의 기초를 제공하기 위해 규칙과 규범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가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33쪽)
이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이어진다.
강한 힘을 기반으로 무정부 상태의 근대 국제 질서에서 세계의 모든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제 공공재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는 공공재의 원칙과 이를 소비하는 국가들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다. 일방적이고 약탈적인 방식으로 공공재를 제공하거나 공공재 제공의 대가를 원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공공재가 되기보다는 패권국의 지배에 동의하는 국가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선별적, 배제적 공공재, 혹은 클럽재의 형태를 띠게 된다.
여기에서 미국이 저지른 잘못이 보인다.
미국은 탈냉전기에 등장한 새롭고 심대한 국제 질서의 문제들을 인식하고 대처할 리더십의 진화를 추구하는 대신, 자국의 패권 영속을 위한 군사적, 경제적, 이념적 기반을 다지는 데 몰두하고, 당면한 단기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34쪽)
그래서 다른 국가, 특히 중국의 도전을 받게 되고, 미국의 이념과 달리하는 다른 국가들 역시 미국의 패권에 반기를 들게 된 것이다.
결국, 다른 국가들과 새롭게 형성해야 할 국제 질서가 형성되지 못한 결과 지정학적 강대국의 경쟁 공간을 열어주었다. 미국의 패권 전략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소위 불법국가들 그리고 테러 집단의 도전도 빈번해졌다. (35쪽)
이는 단지 군사적, 경제적 갈등을 야기한 것뿐 아니라, 코로나로 대두된 보건 안보 차원, 그리고 신흥기술의 주도권을 다투는 문제, 더 나아가서 우주의 군사화와 상업화 차원으로도 그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패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할 것이다.
해서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패권 경쟁의 내막과 국제 질서가 어떻게 요동치고 있는지, 그 현황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현시점에, 이 책은 아주 시의적절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립을 살펴보고 있다.
1장 미중 전략 경쟁과 지경학의 국제 정치
2장 신세계 질서와 세계 안보: 미국의 전략
3장 신흥 기술 안보와 미중 패권 경쟁
4장 미중 무역 전쟁: 트럼프 행정부의 다차원적 복합 게임
5장 미중 디지털 패권 경쟁과 초국적 데이터 거버넌스
6장 미중 희토류·희소 금속 패권 경쟁
7장 미중 전략 경쟁하의 중국의 경제-안보 딜레마
이런 것 알게 된다.
미국과 중국이 5G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안보화에서 데이터 안보화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것.
서두에 말한 용어 중 스플린터넷 :
최근 분할 인터넷의 부상으로 불리는 사이버 공간의 블록화는 21세기 초반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글로벌 차원에서 드러나고 있는 메가트렌드 중 하나이다.
분할 인터넷으로 번역되는 스플린터넷(Splinternet)은 쪼개진다(Splinter)와 인터넷(Internet)의 합성어인데, 미국 주도의 인터넷과 중국 주도의 인터넷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안보의 문제 : (105쪽)
빅데이터 시대의 관건은 데이터가 안보 문제로 쟁점화되는 과정, 즉 데이터 안보의 문제다.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개인정보나 집단 보안의 문제에 불과한 데이터일지라도, 큰 규모의 수집과 처리 및 분석의 과정을 거치고 여타 비안보 이슈들과 연계되는 와중에 거시적 차원에서는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게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Quantum) 기술:
2020년 8월, 미국의 의회는 중국의 AI 기술과 함께 양자 기술이 미국의 국방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중국의 우주 굴기 :
중국은 2019년 1월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 ‘창어’호를 착륙시켰다.
이제 우주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주 공간은 육, 해, 공에 이어 제 4의 전장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사이버 공간의 전쟁과 더불어 ‘다영역 작전’이 수행되는 복합공간으로서 그 위상을 정립해가고 있다. (118쪽)
중국의 희소 금속 집중도 (231쪽 이하)
이 책 230쪽의 자료에 의하면 희토류를 비롯한 희소 금속에 대한 중국의 집중도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특히 경희토류 95%, 중희토류 99 %란 수치에 이르러서는 공포심까지 느껴진다. 세상의 그 어떤 자원이라도 이러한 독점은 심각한 문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이 란에 기록하고 새겨볼 내용들이 많다는 것, 적어둔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필진은 모두 6명, 사계의 권위자들이다.
이들이
<국제정치·첨단기술·무역·디지털·자원·안보 등
전방위적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미중 패권 경쟁
가열된 경쟁의 본질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말하다!> 라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을 살펴보면서, 이제 중국을 괄목상대해야 한다고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도 병자호란을 겪고도 숭명사상에 찌들어 있던 조선의 사대부들처럼
중국하면 뙤놈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문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 일독을 권한다.
미국과 중국 간에 엄청난 어떤 일이 우리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걸 모르고 있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 꼭 읽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