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죽는가 - 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
이효범 지음 / 렛츠북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왜 죽는가

 

이 책은?

 

이 책 사람은 왜 죽는가<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그게 이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효범,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에서 38년간 봉직했으며, 현재 공주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죽음과 사랑과 인간과 윤리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고 있으며, 문학과 역사와 철학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

 

이 책의 내용은?

 

죽음의 의미를 정리해 보는 책이다.

죽음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인간이 어찌 해 볼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의 삶에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서 인간은 죽음의 문제를 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저자는 무려 16개의 주제를 가지고 죽음을 상대하고 있다.

저자는 죽음을 대상으로, 철학에서부터 과학, 의학, 종교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관점을 총동원하여 사람이 왜 죽어야 하는지를 낱낱이 분석하고 있다.

 

죽음이 인간에게 필요하다는 것이 납득이 된다.

 

이 책의 가치 그 첫번째는 죽음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임을 납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죽음을 맞이할 때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그냥 죽어가면 너무 안타깝지 않을까.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자세를 바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라 할 것이다.

 

먼저 그리스 신화에서 배우는 죽음이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인간인 티타노스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제우스에게 티타노스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주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그녀는 아주 중요한 것을 잊었다. 티타노스가 살아가는 동안 그의 육체 또한 노쇠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빠뜨린 것이다. (13)

 

, 티타노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불멸의 존재가 되어서 죽음만은 피할 수 있었지만, 육신은 점점 노쇠해지고 결국 귀뚜라미나 매미만큼 줄어들었다. 그런 상황이라면, 영생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죽음이 필요해지는 순간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 생각해 보자.

태어난 자가 죽지 않고 살려면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아무도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태어난 자는 어느 순간에 자기 나이에서 모두 정지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더 이상 성장과 변화가 없는 정지된 인간이 과연 살려고 할까? 시간적 지속과 권태만 있는 삶을 욕망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17)

 

매일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이 계속 된다면, 그건 지옥이 아닐까?

 

저자가 제시하는 사람이 죽어야 할 이유 또 있다.

하나의 축구팀이 있다고 하자.

그 축구팀의 골키퍼가 신의 손을 가져 월드컵에 우승했다. 그런데 그 선수가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져도 예전의 영광 때문에 그 팀에 계속 남아있어야 하는가?

그 골키퍼가 팀에 남아있으면 그건 그 축구팀이 망하는 지름길이다. (115)

 

그렇게 수많은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게 납득이 되고 오히려 죽음이 축복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물론 이건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의 생각이다. 막상 죽음이 나에게 닥쳐온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인간에게 죽음의 의미, 또는 죽음과의 관계는?

 

그런데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니 그런 이유 알았으니 죽으라면 인간은 뭔가 섭섭하다고 아우성일 것이 분명하다. 해서 무언가 죽음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철학, 과학, 의학, 그리고 종교까지 인간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하여 죽음의 의미와 죽음과의 관계를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19)

 

이런 말 들으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

또 이런 말은 어떨까?

 

프란츠 카프카는, 삶이 귀한 이유는 언젠가 끝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죽음은 우리에게 유한함을 일깨워줌으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과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배우게 해준다고 한다. (177)

 

이번에는 죽음에 대하여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 들어보자.

퀴블러 로스는 죽음의 순간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1단계는 육체를 갖고 유지하고 있는 단계.

2단계는 육체 이탈의 단계.

3단계는 의식이 사라지고 장엄한 빛의 출현 속에서 이승의 삶 전체를 돌아보는 단계. (280)

  

이런 죽음의 단계가 사실이라면, 죽음도 한 번 해볼만 하지 않을까?

이런 연구, 수많은 사람들이 해오고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된다. 그러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것이다. 나만 죽는 게 아니라, 그게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더 좋은 생각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위로를 얻게 되니 안심이 되는 것이다.

 

뜻밖의 수확

 

이 책을 읽는 중에 뜻밖의 가외 수확을 얻기도 했는데, 그건 저자가 철학, 의학, 종교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죽음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의학적 지식으로 활성 산소와 항산화 효소 (38) 등을 알게 되기도 했다.

 

또한 저자가 죽음의 이론을 소개하기 위하여 여러 책을 거론하고 있는데.

예컨대 플라톤의 파디온(103, 124)을 통하여 소크라테스의 생사관을 정리해 볼 수 있었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148)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인간의 가장 큰 문제인 죽음을 알아보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있으니, 얼마나 많은 정보가 들어있겠는가? 모두다 거론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에릭슨은 개인의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를 8단계로 나누었었는데, 노령초월 이라는 단계를 추가하여 인생주기를 9단계로 다시 정리했다. (50)

 

노령 초월 단계는 물질주의적 합리적 세계관으로부터 좀 더 우주적이고 초월적인 세계관으로 시각을 바꿈으로써 삶의 만족도를 증진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우주적 관점은 지혜, 영성, 내적 세계로 표현할 수 있으며, 활동, 물질주의, 합리성, 피상적 사회 접촉, 신체적 몰두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

 

타이타닉 호 사건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기록이 있다는 것, 알게 된다.

당시 사고에서 살아남은 부선장 찰스 래히틀러 회고록 (159쪽 이하)을 별도의 글로 기록해 둔다. 

 

<타이타닉호의 생존자 찰스 래히틀러 부선장의 회고록>

http://blog.yes24.com/document/1319183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수천의 쾌락이라도 단 하나의 고통을 상쇄하지 못한다. -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132)

 

니체는 죽음이 삶의 완성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죽음은 고통이 아니고 축제이다. 그래서 니체는 천천히 죽고, 이 땅에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라는 설교를 거부하라고 주문한다. 그 대신 삶을 누리는 법과 대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거기에다 웃음까지 배우라고 요청한다. (180)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결론은 무엇일까?

죽음에 대하여, 죽음은 무엇인가, 죽음 자체에 대한 결론은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인간에게 죽음이란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에 그런 결론은 애초부터 무리일지로 모른다.

해서 그 결론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죽음은 알 수 없다>가 최선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인 사람은 왜 죽는가에 대한 해답은 훌륭하게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가? 저자는 16가지의 이유를 들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중 어느 하나엔가 분명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해서 죽음에 대한 자세, 즉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게 이 책의 가치이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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