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현대지성 테마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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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이 책은?

 

이 책 언어의 뇌과학<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라는 부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이중언어자의 언어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알베르트 코스타,< 바르셀로나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를 마치고 하버드대학교와 MIT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뒤 이탈리아의 국제고등연구소를 거쳐 바르셀로나대학교로 돌아와 교수로 일했다. 폼페우 파브라대학교(UPF)의 인지 및 뇌 센터에서 ICREA 연구 교수로 말의 생산성과 이중언어 사용이라는 연구 그룹을 이끌다가 201812, 48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의 내용은?

 

매스컴에서 몇 개 언어를 구사한다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접할 수 있고, 또한 실제로 몇 개 나라 언어를 마치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이 별세계에서 온 외계인이 아닌 것이 분명하니, 우리 사람의 뇌에 언어 구사능력을 관장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싶어, 이 책을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저자의 관심은 이중언어 사용이 뇌 모양을 어떻게 바꾸는가이다.

그는 거의 평생 이 주제에 천착하여 그 결과 150편 이상의 글을 쓰고 또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이 책도 그런 연구 결과 탄생한 것이다.

 

독자로서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겐 어떻게 하나의 뇌에 두 언어가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목차를 살펴보면, 그 호기심이 다만 호사가의 일시적인 관심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이미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1장 두 언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2장 이중언어자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3장 이중언어를 하면 뇌가 어떻게 변할까

4장 이중언어 사용은 노화를 늦추는가

5장 이중언어자의 의사 결정

 

이 책에는 위와 같은 주제에 관하여 수많은 연구 실험 결과가 제시되는데, 그런 실험 결과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결론적으로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두뇌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 - 긍정적인- 을 미치는지 깨닫게 된다.

 

예컨대, 이런 내용. 신경과 의사를 찾아온 사람들을 분석해 본 결과, 흥미를 넘어 유익한 정보가 도출된다.

환자들 중 이중언어자는 단일언어자보다 3년 늦게 처음으로 신경과 의사를 방문했다. 늦게 간 이유가 병원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초기 증상 발생이 단일언어자가 이중언어자보다 더 빨리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일언어자는 71, 이중언어자는 75세였다.

이 자료는 이중언어 사용이 인지 예비용량 확장을 돕고 뇌의 퇴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71)

 

이런 것도 알게 된다.

 

뇌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학자들은 다양한 개념을 동원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실제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를 알게 된다.

 

마음 이론과 상대방의 입장 이해

 

마음이론이란 게 있다. 마음 이론 (theory of mind)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하는 이론 (130)

이중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이 일찍부터 마음이론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일이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능력의 발달로 이어진다. (131)

 

저자는 이런 가설로 이를 설명한다.

아기 이중언어자는 엄마와 아빠가 하는 소리를 구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란다. 즉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각각 다른 언어로 말하면 부모의 마음도 어느 정도는 다르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결국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 일리가 있어 보인다.

 

아기들은 먹고 자기만 하는가?

 

아기들을 보면 그저 먹고 자는 일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가?

저자는 연구 결과를 통하여 <생후 몇 개월이 안 된 아기들도 언어에 관해 매우 정교한 지식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두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 두 언어를 듣고 머릿속이 복잡해진 아기는 그 둘을 구분하기 위해 시각 및 청각 정보를 이용해 의사 소통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40)

 

, 아이는 그저 먹고 자면서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 그의 뇌에서는 다각도로 정보를 취합하려는 활발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심상 지도((mental map)에 대하여 (125)

 

저자는 길을 가가 길을 묻는 사례를 통하여 우리 뇌에 심상지도라는 것을 설명한다.

 

이런 대답  

이 첫 번째 거리를 건너서 우회전하면 두 번째 원형 교차로가 나오는데, 세 번째 출구로 나와 두 번째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있습니다!”

 

길을 알고 있으며, 알려주는 사람의 뇌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심상지도다.

그런데 듣는 사람에게는 그게 없으므로 몇 번을 얘기해주어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머릿속에 지도를 그린다. 뇌의 신기한 작용중 하나다.

 

다시, 이 책은? - 인간의 가능성, 언어의 가능성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앞부분에 있는 추천사들을 읽어보았다. 그중 작가 김겨울의 말 중 이런 게 눈에 뜨인다. 인간의 가능성과 언어의 가능성.

 

인간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 인간은 말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즉 말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때 이중 언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대하여 넬슨 만델라의 말, 의미심장하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한다면 그 대화는 상대방의 머리로 간다.

상대방의 언어로 말한다면 그 대화는 상대방의 가슴으로 간다.” (183)

 

그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만델라는 27년간 감옥 생활을 하면서도 상대방의 언어를 배웠다. 40년간 차별 정책으로 자기 민족을 괴롭힌 식민국 언어인 아프리칸스어를 배운 것이다.

 

여기에서 추천사에 언급된 인간의 가능성, 즉 소통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인간의 가능성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건 또한 언어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아니, 책의 제목처럼 뇌의 가능성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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