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오 사스케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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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 책은?

 

이 책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는 인류의 먹거리에 관하여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나카오 사스케, 일본인으로 생애 연도가 1916~1993년이니, 이미 작고하신 분이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 시절, 유전 육종학과 재배 식물학을 전공하고, 활동을 시작하여 이다.교토 대학교 농학부 조교수로 재직했고 그 후로 몽고 서북 연구소 주사(主事), 기하라 생물학연구소 전임을 거쳐 오사카 부립대학교 명예교수를 지냈다. 다양한 연구활동을 해 많은 저서를 남기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인류가 이 땅에 생겨난 이래 먹고 사는 것은 문제 중의 문재였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먹거리가 없어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데, 인류 초기, 그때에는 오죽했을까?

 

그래서 먹거리를 장만하는 문제는, 역사적으로도 살펴볼 거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 먹거리에 관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책, 의외로 흥미롭다.

 

먼저 이런 글 읽어보자.

 

보리 한 줄기, 벼 한 포기는 그 유용성 때문에 오늘날에도 가치가 있다.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문화재이다. 풀이 무슨 문화재냐고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벼나 보리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식물이다. (14)

 

이 말이 언뜻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테지만. 다음 글을 읽어 종합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인간이 곡류를 모아 식용으로 이용했다는 것이 별 것 아닌 일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이것은 인류 역사의 위대한 발견이다. 대부분의 원숭이류는 볏과 식물의 이삭을 먹지 않고, 초식 동물인 소나 말도 짚이나 순은 먹지만 이삭은 좋아하지 않는다. (104)

 

이삭을 먹는다는 것, 그게 위대한 발견이라는 것, 수긍이 된다. 우리가 소처럼 짚을 먹고 있다고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이삭 대신 볏짚을 먹고 있는 모습이라니!

더하여 현재 우리가 보는 벼의 모습을 원래의 벼와 다르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다.

 

저자는 그러한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벼의 모습을 비교해 놓고 있다. 원래 있던 야생종 벼와 현재의 품종 즉 재배종을 비교해 보자.

 

야생종의 특징은, 낟알이 손만 닿아도 우수수 떨어진다. 이를 낟알의 탈락성이라 한다.(18)

이런 성질은 야생종 낟알이 지닌 통유성이다.

낟알이 익으면 저절로 떨어지게 되면 벼 자체는 번식을 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수확을 해야 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익은 낟알을 한꺼번에 거두지 못하고, 땅에 떨어진 벼 이삭을 일일이 손으로 주워 거둬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글을 읽고 밀레가 그린 <이삭줍기>라는 그림을 살펴봤는데, 이삭을 줍는 여인이 완전히 허리를 땅에 닿도록 굽혀 손을 뻗어 이삭을 줍고 있는 것이다. 그런 모습으로 하나 하나 줍는다고 생각해보면, 그 일이 얼마나 고될 것인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야생종을 개량하여 벼가 익어도 낟알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삭의 탈락성을 비탈락성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면 일단 추수하기가 편해진다.

 

이런 이야기,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 새삼 느껴보게 된다.

농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지라, 이 책에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 하나하나가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신기하게 여겨진다.

 

조리 방법의 다양화와 문명의 발달

 

예컨대 솥은 어떤 필요가 있을까?

별 시답지 않은 질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솥이 필요한 경우가 여럿 있다는 것, 이제 알게 된다.

솥이 필요한 것은 단지 밥만 안치고 해먹은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콩은 그냥 굽기만 해서는 먹기 힘들기 때문에 물을 붓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여야 한다. 자연히 솥이 필요해진다.> (111)

 

<바나나, 사탕수수, 감자류는 솥이 없어도 요리해 먹을 수 있다. 감자류는 직접 불에 넣어 구우면 된다. 실제 오세아니아나 뉴기니에서는 지금도 솥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133

)

 

또 절구나 디딜방아가 왜 생겨났을까?

<벼룩처럼 작은 낟알의 속꺼풀을 벗기는 방법이 문제였다.

이런 난제는 절구와 절굿공이라는 간단한 도구로 해결되었다.>(133)

 

<비가 많이 오는 동남아시아나 중국, 일본에서는 발로 밟는 디딜방아가 발달했다.>(135)

 

다시, 이 책은?

 

문화라는 말은 영어 컬처(Culture)를 옮긴 말로서, 본래 재배를 뜻한다.

즉 문화란 땅을 일구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본 뜻이다.

인류의 문화는 농경 단계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므로 농작물 재배는 충분히 문화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문화의 본래 모습, 우리의 먹거리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는 것, 이 책은 우리가 그간 마치 공기처럼 의식하지 않고 사용했던 곡식이나 곡식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도구 등이 어떻게 해서 문화가 되어 우리 곁으로 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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