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세계작가들 1 - 세계의 책 속에 피어난 한국 근현대 한국을 사랑한 세계작가들 1
최종고 지음 / 와이겔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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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한 세계작가들

 

이 책을 왜 읽게 되었는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골프장 살인사건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을 만났다.

 

<나중에 좀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느낀 것이지만 가브리엘 스토너는 상당히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프리카에서 맹수 사냥을 하고 한국을 여행했는가 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목장을 경영했고 남양 제도에서는 무역업을 했다.> (111)

 

애거사 크리스티가 한국이란 나라를 작품 중에 언급한 것은, 한국이란 나라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하고 많은 나라 중에 콕 한국을 짚어 거론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한국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여튼 그렇게 외국 작가인 크리스티가 우리나라를 거론한 것을 보면서, 크리스티가 그런 걸 보면, 다른 작가들도 그럴 수 있을 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어떤 작품에?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게 나만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여러 작품을 찾아보았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사랑해서 그들의 책에 한국을 남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발견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졌는데, 세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한국 문화를 과연 얼마나 담아냈을까, 라는 생각으로 세계의 작가들이 출간한 책들 속에서 우리 문화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이 책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 모두 70명의 인물들을 찾아 그들이 그려낸 우리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 1권에서는 구한말의 조선을 생생히 소개한 영국의 여성 여행 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 (Isabella Bird Bishop)’을 비롯하여 모두 35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어떤 것을 알 수 있을까?

 

당시 우리나라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이 생경한 나라인 조선에 와서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을 생생한 글과 그림으로 옮겨 놓았다,

 

조선 민중들의 삶을 극심한 수탈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산다”(17) 라든가, “조선인들은 그의 작고 어둡고 더럽고 악취나는 방에서 겨울을 보내는”(18)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당시 역사를 알 수 있다.

 

명성황후 시해 당시의 생생한 현장을 릴리어스 언더우드가 기록해 놓고 있다.(72-74)

 

<그 뒤에 곧 거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작은 숲으로 시체를 옮겼고 그 위에 등유를 부었다. 그리고 불을 붙였고 뼈 몇 줌만이 남았다.>

 

나라 잃은 슬픔, 힘이 없는 나라의 모습이 그러하다.

한 나라의 왕비가 일본 낭인의 칼에 난자되어 불태워져서 뼈 몇 줌으로 남았다는 기록으로 남다니!

 

당시의 문화도 조명해 볼 수 있다.

 

길가에 세워진 정승은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이 목재 기둥의 한 면은 거칠게 깎여있으며 보다 높은 부분은 툭 튀어나온 이빨을 거칠게 조각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빨과 뺨이 약간 채색되었으며 전반적인 모습은 아주 잔인하게 보인다,”(63)

 

처음 보는 사람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였으리라, 아주 잔인하게!

그리고 그 의미도 잘 찾아 기록하고 있다.

<마을과 길에서 귀신을 위협하여 쫓아내려는 의도로 세워진 것>

 

더하여 저자의 노력으로 외국인들이 기록한 책들을 찾아내고, 또한 독자들을 위하여 그중에서 어떤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는가를 일일이 기록해 놓고 있다.

 

<각 해당 작가의 작품들은 번역서가 있는 경우 번역서의 제목과 함께 원서의 제목을 기재하였고, 번역서가 없는 경우 저자의 번역으로 원서의 제목과 함께 한국어 제목을 괄호 안에 기재하거나 원서 제목만 기재하였습니다.> (일러두기 중에서)

 

다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한 외국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한 번 읽어보자. 윌리엄 헐버트의 책에서 인용한 글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한국이 이토록 위기에 빠지게 된 추이와 미국을 포함한 여러 열강들은 그 비극을 연출하는 데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172)

 

윌리엄 헐버트가 을사조약이 체결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덧붙인 말이다.

우리나라 백성도 아닌 사람이 우리나라의 형편을 저토록 소상하게 알고 있는데, 항차 이 땅에 살면서, 살아가면서 우리나라의 모습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정녕 부끄러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바로 역사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역사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외국인들도 우리나라를 사랑하거늘, 우리들은 과연 나라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또 요즘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힘이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니, 이 책이 주는 감회가 여러 갈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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