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의 게임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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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를 떠올리면 당연한 듯이 [고백]이 생각나는 것처럼, 가와이 간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데드맨]이 생각난다. [데드맨]으로 데뷔한 이후 [데블인헤븐], [드래곤플라이], [단델라이언] 등 여러 소설이 출간되었고, 출간된 모든 소설을 읽어보았지만 그 어느 책도 임팩트나 재미 면에서 [데드맨]을 넘지 못한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데드맨] 이후에 읽은 세 소설이 거의 한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개나 동기 등이 비슷한 터라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 터너로서의 가와이 간지는 늘 건재했던 터라 책이 출간되면 또 손에 들게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결국 [구제의 게임]도 손에 잡게 되었으니 말이다.

 

 

[구제의 게임]은 책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골프'를 소재로 하는데, 독특하게 책의 시작은 어느 원주민의 학살로 시작된다. 이방인을 친절하게 맞이했지만 그들에게 일족이 몰살되는 원주민 부족.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간직한 채 4,500년의 시간을 살아온 거목 '신의 나무'. 이 나무가 자리잡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내 홀리파인힐 골프장을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전년도에 이 곳에서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운 닉 로빈슨과 그의 캐디 토니 라이언. 그 기록의 이면에는 이 신의 나무 근처에서 로스트볼이 될 뻔한 사건이 있었다. 1년이 지난 현재, 같은 장소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골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을 휴즈 형사와 젊은 골퍼 잭이 파헤치게 된다. 과연 사건은 왜 발생했으며, 그것은 가깝게는 1년 전 닉 로빈슨의 우승과, 멀게는 과거 원주민 부족의 학살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데드맨 이후 가와이 간지 소설의 최대의 문제점은 극초반 과도하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수수께끼를 던지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 배경이나 전개가 초반의 어마어마한 궁금증에 비해 다소 김이 빠지는 점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엽기적인 사건이나 충격적인 시체의 상태 등을 보면 그 이면에는 엄청난 원한이나 혹은 무언가 큰 사건이 배경이 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데서 오는 실망이 큰 것이다. 사실상 중반 이후까지의 전개만 봐도 항상 무언가 크게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최고조로 유지되는데 그 긴장감이 초반의 궁금증을 뛰어넘지 못하니 왠지 모르게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러한 아쉬움이 [구제의 게임]에서도 어김없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이번에는 프롤로그에 등장한 원주민 부족 학살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프롤로그로 짧게 등장하지만 그 사건의 임패트가 워낙에 크고, 이 학살 사건이 소설의 전반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혹은 한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사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결말까지 이어지는 전개를 보면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프롤로그 역시 소설에서 주요한 설정이 되는 배경인데, 그 설정 자체에 대해 복선으로 언급되는 것은 이 프롤로그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처럼 느껴진다는 것 역시 아쉬웠다.

 

소설을 읽으며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주석이 정말 많이 달려있는데, e-book으로 읽으면 주석이 맨 마지막 페이지에 몰려 있어, 주석을 보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는 것이 은근히 번거로워 결국은 주석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다른 책을 읽었을 때는 주석이 작게 본문 옆에 팝업처럼 떠서 읽기 편했던 적도 있는데, 주석이 꽤 많은 이 책에서 그런 편리함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그렇지만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해도 설명도 상세하고, 설명을 자세히 읽지 않더라도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책의 전개를 이해하기에는 큰 무리는 없다. 소설의 전개 자체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지만,그럼에도 그 상황에 대한 묘사나 각 인물의 심리적인 부분, 혹은 골프에 대한 여러 인물들의 열정 등이 충분히 느껴져서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서는 꽤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가와이 간지의 대표작을 이야기 하라고 하면 [데드맨]을 떠올리겠지만, 그래도 그 다음으로는 이 [구제의 게임]이 떠오를 것 같다. 그래도 역시 한 번쯤은!! [데드맨]을 넘어서는 가와이 간지의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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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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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현실의 경계를 아우르는 소설!! 화제의 작품 [앨리스 죽이기]의 후속작 [클라라 죽이기]를 그 후속작인 [도로시 죽이기]가 출간되고나서야 읽게 되었다.(이 게으름이란,,ㅠ_ㅠ) [앨리스 죽이기]는 워낙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무래도 그것은 [앨리스 죽이기]가 가지는 독특한 구성과 더불어 모티브가 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익숙했던 것도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클라라 죽이기]는 모티브가 되는 소설 [호두까기 인형] 자체가 워낙 낯설어서(어릴 때 읽었는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과연 이 책만 읽어도 될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최근에 [도로시 죽이기]가 출간되고, 우연치 않게 근래에 [도로시 죽이기]의 모티브가 되는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재독했던 터라 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먼저 [클라라 죽이기]를 손에 잡게 되었다.(솔직히 책을 읽기 전에는 클라라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오는 소녀 클라라인 줄 알았다는,,ㅠ_ㅠ)

 

소설은 전작에도 등장했던 도마뱀 '빌'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은 아무 생각이 없는지도- 모를 빌은 길을 잃고 헤매다 이상한 나라가 아닌 새로운 곳 '호프만 우주'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클라라'와 '드로셀마이어'를 만나게 되고, 클라라가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에 사는 빌의 아바타라인 '이모리', 클라라의 아바타라인 '글라라' 및 드로셀마이어의 아바타라 '드로셀마이어'는 서로 -다소 불공정하지만- 협력하여 클라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머지 않아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소설들에는 등장인물들이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이 소설에서는 등장인물의 정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호프만 우주와 지구를 배경으로 번갈아가며 전개되는데, 전작인 [앨리스 죽이기]를 읽지 않았다면 다소 헷갈릴 수도 있겠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전작의 배경이었던 이상한 나라와 마찬가지로 호프만 우주에 사는 사람 -꼭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만,,- 중에는 지구에 자신의 아바타라(분신이라고 해야 하나,,)가 있는 경우가 있다. 지구의 아바타라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꼭 호프만 우주에 있는 본체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호프만 우주의 본체에게 무슨 일 -극단적으로 말해 죽음과 같은- 이 있을 경우 아바타라 역시 무사하지 못하다. 또한 본체와 아바타라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에 있는 이모리는 호프만 우주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빌의 시선으로 보고, 호프만 우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빌은 사고력 및 기억력은 부족하지만 똑똑한 자신의 아바타라 이모리의 기억을 공유하여 호프만 우주에 있는 인물들에게 이모리의 추리를 전달할 수 있다.(100%는 아니지만,,)

 

간단히 적어도 복잡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으면 그렇게 복잡한 느낌은 아니다. 각각의 세계에서 비슷하게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각 세계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추리를 하고, 그것을 공유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애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사건의 전개는 전작인 [앨리스 죽이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신선함이라는 점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대사의 센스가 참 좋아서 읽는 맛이 있다. 도마뱀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빌은 그 건망증이나 부족한 사고력으로 끝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캐릭터이다. 그 외에도 자동인형이나 자동인형, 뱀의 정령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소설 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동화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큰 몫을 해 소설의 매력을 더한다.

 

사실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호두까기 인형]을 몰라도 문제는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말미에 소설에 대한 약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은 후 -소설 자체의 전개에는 영향이 없지만- 의문이 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도로시 죽이기]에서 밝혀지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의문으로 남는 것인지,, 나만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앨리스 죽이기]를 다시 읽어야 이해가 되는 것인지,,ㅠ_ㅠ 재미있게 다 읽고난 후 남는 의문에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그럼에도 [클라라 죽이기]는 전작을 읽지 않았어도, 모티브가 되는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시종일관 유쾌하고 꽤나 재미있는 책이다. 이미 [앨리스 죽이기]에서 이 소설에서 쓸 수 있는 최대의 트릭을 썼기 때문에 과연 [클라라 죽이기]에서는 어떤 식으로 놀라움을 줄까,, 궁금했는데 예상을 했든, 그렇지 않았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가 있다. 후속작 [도로시 죽이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진다. 부디 이후로도 여러 가지 동화를 모티브로 꾸준히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빌'과 '이모리'의 (덤앤더머같은) 콤비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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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 하루 5분 국민 영어과외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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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팟캐스트에서 '진짜 미국식 영어'를 들은 적이 있는데, 한 편 한 편이 워낙 짧은 데다 꼭 만담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동하면서 꽤 재미있게 들었다. 그러다 동일한 내용을 담은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 책을 보고, 이번에 2권이 나왔다고 해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운이 좋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보내주셔서 읽게 되었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데 과연 이 책도 전작만큼 재미있을지, 궁금증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지고 독서(겸 스터디) 스타트!

 

 

1권이 150에서 끝났는데, 이번 2권은 이어서 시작한다. 2권 역시 1권과 동일한 분량으로 150 챕터로 되어 있다.

 

 

 

구성 역시 전작 및 팟캐스트와 동일한데, 일단 특정한 상황에서 김영철이 하고 싶은 문장을 떠올리고, 영작을 한다. 그럼 틀리거나 혹은 좀 더 좋은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타일러가 힌트를 준다. 그 힌트를 바탕으로 김영철 및 타일러가 보완된 문장을 만들어 낸다.

 

사실 김영철이 만들어내는 문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문장이다. 최대한 문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아는 단어를 사용해서, 혹은 전에 배웠던 숙어들까지 총동원해서 뜻이 통하도록 만드는 것, 그래서 문장이 다소 길어진다. 그에 비해 타일러가 만들어내는 문장은 훨씬 간단하면서도, 뜻이 쉽게 통하고, 실제로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책에 의하면)이며, 무엇보다도 김영철이 쓰는 단어보다 훨씬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죽 훑어보며 표현들을 구경하는 식으로 읽어봤는데, 김영철이 쓰는 단어도 그렇지만 타일러가 쓰는 단어까지 포함해도 모르는 단어는 거의 없다. 영어라면 치를 떨고, 결국은 정규 교육 과정 이후로 영어에서 손 놓다시피 한 내가 이렇다는 것은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데 필요한 단어는 거의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그 단어들을 멋지게 조합하여 필요한 표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좀 많이(ㅠ_ㅠ) 부족할 뿐이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이 '고가영'이다. '고급진 가요 가사 영어'의 줄임말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가요 중 영어표현 부분을 타일러가 좀 더 매끄러운 표현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여서 익숙한 표현을 흥얼거리며 좀 더 다른 표현으로 배우는 것이 참 즐거웠다. 또 가사가 익숙해서 새로운 표현을 익히는 것도 훨씬 쉬웠다. 사진 속 쿨 노래 외에도 성시경이나 카라처럼 다른 가수들의 노래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15 챕터가 끝날 때마다 만날 수 있는 복습 페이지. 거의 후반부의 표현이지만, 평소에 자주 쓸 법 하면서도 막상 만들려고 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문장들이 꽤 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흔히 쓰이지만 미국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들까지 타일러가 고심해서 미국식 표현으로 바꿔주는데, 억지로 동일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지화 해서 만들어주는 것이 참 좋았다.

 

1권과 비슷한 듯 하지만 표현이 훨씬 풍부해진 느낌이다. 또 표현을 응용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tip도 많이 때문에 반복해서 읽으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늘 발목을 잡는 지긋지긋지긋한 영어!! 하루 딱 5분으로 조금 더 고급진(^^) 표현을 익혀 영어능력자가 되는 그 날까지!! 열심히 읽어야겠다.

 

<이 리뷰는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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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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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여자와 불행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며 변해가는 과정"

 

실로 오랜만에 읽는 한국 미스터리이자 김진영 작가의 데뷔작 [마당이 있는 집]. 워낙에 추천하는 글도 많이 봤고, 서점에 가도 매대에서 유독 눈에 띄는 책이어서, 그리고 일단 얇은 책이라 금방 읽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의사 남편에 부유한 가정, 누가 봐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주란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며 이 곳을 자신의 이상에 부합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첫 집들이에서 친구들이 마당에서 악취가 난다고 이야기하며 그녀의 이상적인 공간에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궁금증과 불안에 마당을 파다 그녀가 발견한 여자의 손으로 보이는 것에 그녀가 가진 남편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편 제약회사 영업직인 남편을 둔 상은은 늘 남편에게 맞고 시달리다 이혼을 결심하지만 하필 그 때 임신을 하면서 이혼이 여의치 않아진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갑작스레 받은 경찰의 연락, '남편이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일견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는 점은 공교롭게도 '죽음'이다. 주란의 집 마당에서 시체로 발견된 여자와, 저수지에 낚시를 하러 갔다 시체로 발견된 상은의 남편. 이 두 죽음은 두 여자의 삶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남편의 말이라면 무조건 신뢰하고, 사소한 것 하나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던 나약한 주란은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그 뒷조사를 하게 되고, 늘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하던 상은은 어느새 주란의 남편을 협박하며 자신의 밝은(?) 앞날을 계획하게 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여자가 묘하게 닮아 보인다는 것이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자신이 의심을 품는 것에 대해 나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나, 점차 남편이라는 구속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것도 비슷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더욱 비슷하게 보인다. 아니, 오히려 역전이라고 해야 하나?

 

"이 세상에 쉬운 삶은 없어요. 자신을 특별히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모두 다 평범하게 불행한 거예요." (마당이 있는 집 중에서,,)

 

[마당이 있는 집]은 두 여자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되는데, 그 전개 과정이 아주 짜임새 있다거나, 매우 당위성이 있다거나 한 소설은 아니다. 주란의 변모는 언니의 죽음이라는 복선이 있다고는 해도 다소 과격한 면이 없지 않고, 반전도 -그에 이르는 몇몇 복선도-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여자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이 책, 페이지터너로써는 부족하지 않다. 이른 부분에서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보이면서도 궁금증을 끝까지 가져가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다소 거친 느낌은 있지만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에서는 꽤 만족할 수 있었다.

 

평범한 듯 보이는 가정의 이면에 숨은 어두운 사연과 그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체인 '마당'을 통해 흥미롭게 전개한 [마당이 있는 집]. 사실 결말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사실 이런 류의 결말은 정말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럼에도 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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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스 컷 - 살인을 생중계합니다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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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사회파 미스터리같은- 일본 소설책을 읽으면 그 시대의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때때로 그것은 사형제도이기도 하고, 인간 복제이기도 하고, 학교폭력이나 왕따이기도 하다. 최근 읽은 책들로 미루어 요즘 화제가 되는 것은 SNS를 기반으로 한 관계인 듯 하다. 아무래도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발달하며 자연스레 관계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더 활발해지고, 서로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심지어는 얼굴도 모른 채- 주고받는 대화는 오프라인보다 좀 더 직설적이고 때로는 신랄하다. 또한 언제는 끊을 수 있는 관계이기에 주저함도 없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아무래도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여러 모로 유사한 일본이기에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밀실살인게임] 등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우타노 쇼고의 신작 [디렉터스 컷]을 운 좋게 출간 전 가제본으로 받아서 읽을 수 있었다. 제목과 더불어 부제인 '살인을 생중계합니다.'라는 문구에서도 '방송'과 관련된 내용이겠구나,,하고 막연히 생각했다. 자연스레 최근에 읽은 동 출판사의 [네 번째 피해자]가 생각났다. 유사한 소재를 사용한 만큼 두 소설은 꽤 비슷한 면이 있다. 특종을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주인공, 그리고 방송사 내의 권력 다툼이나 알력 등,,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디렉터스 컷] 쪽은 방송사 내 문제도 다루고 있지만 그보다는 방송과 SNS 간의 대결구도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한정된 인원으로 취재 및 편집 등을 거쳐 방송을 하는 것과는 달리 유튜브를 위시한 SNS를 통한 개인 방송은 요즘은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촬영하여 실시간 업로드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큼 방송사에서도 위기감을 가지고 더 자극적이면서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제서야 본론으로 들어가서, 주인공인 하세미 준야는 TV 방송 제작사의 디렉터이다. 그렇지만 제작사는 주로 방송국의 하청을 받아 일을 하기 때문에 입지도 좁고 보수나 대접에서도 큰 차별이 있으며 직업의 안정성도 떨어진다. 그래서 늘 특종에 목마른 하세미 준야는 친한 동생인 고타로에게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도록 시킨 후 이를 마치 자신이 발견한 특종인 양 꾸며 방송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타로가 누군가에게 피습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하세미는 이를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특종으로 보고 경찰보다 먼저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편 평범하게 미용실에서 일을 하는 청년으로 보이는 가와시마 모토키는 사실 직장에서는 따돌림 -혹은 괴롭힘- 을 당하고 있고, 집안 환경 역시 그를 옥죄어오듯 어지럽기만 하다. 그는 팔로우도 팔로워도 없는 SNS를 통해 울분을 토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지하철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며 인생이 180도로 뒤집히게 된다.

 

실제로 이야기는 하세미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어느 모로 보나 주인공이라고 할만 하지만 머릿 속에는 그저 특종에의 욕망밖에 없고, 심지어 타인의 위험한 상황마저 어떻게 하면 특종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주판만 굴리는 이 남자는 도통 긍정적인 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공감 역시 할 수 없는 인물이다. 반면 고타로를 습격한 범인인 가와시마 모토키는 어느 정도 그가 처한 상황과 그를 그 상황까지 몰고 간 불운에는 동정이 간다.(물론 이어지는 행위에는 조금의 동정도 가질 수 없고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최근에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을 읽었는데 그 소설처럼 [디렉터스 컷]에도 '좋은 사람'은 정말이지 찾아볼 수가 없다. 특종에 눈이 먼 디렉터, 화제성있는 사건에 호응하며 부화뇌동하는 누리꾼, 자신의 안위 혹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따돌리며 기분 전환을 하는 직장인 등등,, 사건은 가와시마 모토키로부터 시작되었고, 하세미 준야가 불을 붙였지만 실제로 그 불길을 키운 것은 정말 여러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을 우타노 쇼고는 마지막까지 신랄하게 묘사한다.

 

 

350페이지 남짓의 많지 않은 분량이고, 전개가 스피드해서 정말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다만 아무래도 [디렉터스 컷]의 소재나 내용의 특성상 다소 산만한 구성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묵직하게 세태를 비판하거나 깊이있게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과 사회적 문제의 균형을 끝까지 유지하는 데는 역시 우타노 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과 [밀실살인게임] 이후 우타노 쇼고의 대표작을 떠올리면 다소 아쉬운 느낌이었는데, [디렉터스 컷]을 시작으로 꾸준히 좋은 책이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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