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의 게임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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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를 떠올리면 당연한 듯이 [고백]이 생각나는 것처럼, 가와이 간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데드맨]이 생각난다. [데드맨]으로 데뷔한 이후 [데블인헤븐], [드래곤플라이], [단델라이언] 등 여러 소설이 출간되었고, 출간된 모든 소설을 읽어보았지만 그 어느 책도 임팩트나 재미 면에서 [데드맨]을 넘지 못한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데드맨] 이후에 읽은 세 소설이 거의 한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개나 동기 등이 비슷한 터라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 터너로서의 가와이 간지는 늘 건재했던 터라 책이 출간되면 또 손에 들게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결국 [구제의 게임]도 손에 잡게 되었으니 말이다.

 

 

[구제의 게임]은 책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골프'를 소재로 하는데, 독특하게 책의 시작은 어느 원주민의 학살로 시작된다. 이방인을 친절하게 맞이했지만 그들에게 일족이 몰살되는 원주민 부족.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간직한 채 4,500년의 시간을 살아온 거목 '신의 나무'. 이 나무가 자리잡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내 홀리파인힐 골프장을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전년도에 이 곳에서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운 닉 로빈슨과 그의 캐디 토니 라이언. 그 기록의 이면에는 이 신의 나무 근처에서 로스트볼이 될 뻔한 사건이 있었다. 1년이 지난 현재, 같은 장소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골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을 휴즈 형사와 젊은 골퍼 잭이 파헤치게 된다. 과연 사건은 왜 발생했으며, 그것은 가깝게는 1년 전 닉 로빈슨의 우승과, 멀게는 과거 원주민 부족의 학살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데드맨 이후 가와이 간지 소설의 최대의 문제점은 극초반 과도하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수수께끼를 던지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 배경이나 전개가 초반의 어마어마한 궁금증에 비해 다소 김이 빠지는 점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엽기적인 사건이나 충격적인 시체의 상태 등을 보면 그 이면에는 엄청난 원한이나 혹은 무언가 큰 사건이 배경이 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데서 오는 실망이 큰 것이다. 사실상 중반 이후까지의 전개만 봐도 항상 무언가 크게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최고조로 유지되는데 그 긴장감이 초반의 궁금증을 뛰어넘지 못하니 왠지 모르게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러한 아쉬움이 [구제의 게임]에서도 어김없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이번에는 프롤로그에 등장한 원주민 부족 학살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프롤로그로 짧게 등장하지만 그 사건의 임패트가 워낙에 크고, 이 학살 사건이 소설의 전반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혹은 한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사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결말까지 이어지는 전개를 보면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프롤로그 역시 소설에서 주요한 설정이 되는 배경인데, 그 설정 자체에 대해 복선으로 언급되는 것은 이 프롤로그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처럼 느껴진다는 것 역시 아쉬웠다.

 

소설을 읽으며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주석이 정말 많이 달려있는데, e-book으로 읽으면 주석이 맨 마지막 페이지에 몰려 있어, 주석을 보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는 것이 은근히 번거로워 결국은 주석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다른 책을 읽었을 때는 주석이 작게 본문 옆에 팝업처럼 떠서 읽기 편했던 적도 있는데, 주석이 꽤 많은 이 책에서 그런 편리함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그렇지만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해도 설명도 상세하고, 설명을 자세히 읽지 않더라도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책의 전개를 이해하기에는 큰 무리는 없다. 소설의 전개 자체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지만,그럼에도 그 상황에 대한 묘사나 각 인물의 심리적인 부분, 혹은 골프에 대한 여러 인물들의 열정 등이 충분히 느껴져서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서는 꽤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가와이 간지의 대표작을 이야기 하라고 하면 [데드맨]을 떠올리겠지만, 그래도 그 다음으로는 이 [구제의 게임]이 떠오를 것 같다. 그래도 역시 한 번쯤은!! [데드맨]을 넘어서는 가와이 간지의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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