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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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비명에 가까운 절규로 리뷰를 시작했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의 후속작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사실 전작의 수위를 생각하면 이 책은 좀 더 천천히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전작보다 수위가 높아질 수는 없을 거다!!라는 생각에 차라리 얼른 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 + 전작의 찜찜한 결말로부터 파생되는 후속작에 대한 궁금증으로 생각보다 일찍 손에 잡게 되었고, 유독 이동시간 및 대기시간이 길었던 어느 하루 동안 다 읽고야 말았다. 아마도 그 날 맞은편에서 나를 본 사람이 있다면 의아했을 지도 모르겠다. '저 여자는 왜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얼굴을 찌푸릴까,,,,'

노파심에서 미리 언급하자면, 이 책은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범인이 누구인지 책 초반부에 이미 알 수 있다. 또 이 책의 제목만 검색해도 전작에 대한 스포일러를 고스란히 눈에 담을 수 있으니 절대 전작을 읽기 전에는 이 책에 대한 탐색을 삼가길 당부한다.(라고 하지만 검색할 정도면 전작은 읽었겠거니 싶긴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책에 대한 리뷰 자체가 전작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쓰기가 조심스럽긴 하다. 그래도 나는 내가 스포일러를 싫어하기 때문에 전작에 대한 스포일러 없이 리뷰를 써보려고 한다.(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전작의 마지막 문장, 즉 다음 피해자에 대한 언급. 이번 소설은 그 문장이 현실이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새롭게 다시 출몰한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는 '아'행에 대한 살인을 완결지은 후 새롭게 '사'행으로부터 연쇄 살인을 시작한다. 전작 및 나카야마 시치리의 여러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끔찍한 시체를 누군가가 발견하는 것으로 사건이 시작되는데 이번 시체는 한층 더 충격적이다. 표지의 그림으로부터 연상할 수 있지만 설마 싶었던 형태로 발견된 첫 번째 시체는 이 책 역시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전작에서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려 노력하다 끔찍한 꼴을 당한 고테가와가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에서 속 시원하게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에 대한 마음의 앙금을 풀어내고자 이번에도 고군분투한다. -자꾸 전작과 비교해서 말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전작에서 피해자가 한 지역에 국한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피해자가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심신상실자에 대한 처벌 여부'에 중점을 두었던 전작이 담고 있던 의미는 다소 희석된 느낌이 있다. 또 여러 지역의 경찰들이 협업 -이라고 쓰고 견제라고 읽을 수 있다- 을 하며 여타의 일본 경찰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지역경찰간, 혹은 경찰청과 지역 경찰간의 '공'을 다투는 모습은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동 성폭력에 대한 부분이 없었다는 것만이 위안일 뿐, 수위는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이번 연쇄살인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살해방법을 선택한 건에서 피해자를 '화자'로 서술하면서 그 끔찍함이 가히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수준이 되었다. 같은 상황이라도 가해자의 입장에서 혹은 제 3자의 시선에서 묘사하는 것과 그 당사자인 피해자의 입장에서 묘사하는 것은 그 끔찍함의 정도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전작에 이어진 데미지로 그저 이 책을 어서 다 읽었으면 하는 심정이었는데 그 와중에 몰입을 방해한 다른 요소가 바로 오탈자이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뀌고, 배경이 되는 지역의 이름이 바뀌고,, 오탈자가 눈에 들어오면 습관처럼 문장보다는 단어 단위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영 책에 몰입이 잘 되지 않아서 꽤 애를 먹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책을 사면서 사은품으로 '개구리 칫솔캡 세트'를 1,200 마일리지 -혹은 1,200원- 를 지불하고 받을 수 있었는데 받고 보니 개구리 남자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시판되는 제품, 그것도 가격이 1,200원이라고 찍힌 제품이어서 꽤 황당했다.(사은품이라고 하지만 정가에 산 것이 아닌가,,;;) 난 최소한 책 제목이라도 인쇄되어 있을 줄 알았다....^_ㅠ

후속작이기에 전작을 넘어서는 반전이나, 혹은 책이 담고있는 메시지가 보다 구체화된다든지, 아니면 그 메시지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좀 더 뚜렷해진다든지, 아니면 기타 다른 방식으로라도 전작에 비해 발전한 모습을 보기를 기대했는데 솔직히 나에게는 전작보다 실망스러웠다. 반전 자체도 전작과 비슷한 느낌이고, 그 반전을 숨기기 위해서 여러 가지에 분산적으로 공을 들이다보니 정작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전작은 확실히 일본의 '형법 39조'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 책이 전반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아쉬웠다. 그 외에도 범인을 오인하게 만드는 트릭도 조금, 이게 현실적일까,, 싶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이래저래 전작을 읽고 후속작에 대해 기대했던 것들이 충족되지 않아 '이럴려고 이 끔찍한 연쇄살인을 견디며 읽었나ㅠ_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너무 힘겨워 정신이 피폐해진 느낌이다. 만족도의 크기가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 [개구리 남자] > [개구리 남자의 귀환] 이라는 것도 피곤함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나의 건전한(?) 정신을 위해서 당분간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은 좀 텀을 두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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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퍼즐북 : 숫자 - 스도쿠 & 색다른 두뇌 트레이닝 수학 퍼즐 145 더 지니어스 퍼즐북
권기둥 지음 / 길벗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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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시간여유가 생기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지만, 예전에는 퍼즐책을 참 많이 사서 틈틈히 풀곤 했었다. 특히 친구와 여행 중에는 서점에서 흔히 파는 크고 얇고 질이 좋지 않지만 그만큼 저렴하면서도 퍼즐은 많은 퍼즐책을 사서 밤에 자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풀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그러다 최근에 눈에 들어온 퍼즐책이 있었는데, 운 좋게 출판사에서 보내주셔서 해볼 수 있었다.

 


[더 지니어스 퍼즐북]이라는 책과 함께 큐브도 보내주셨는데, 큐브는 일단 뜯으면 다시는 지금의 형태를 갖출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고이 모셔두었다. 참고로 책은 총 세 종류로 '숫자', '큐브', '사고력'이 있는데, 처음에는 추리력, 숫자파악 능력 등이 필요하다는 '사고력'이 끌렸지만 '기사여행'과 '가쿠로'라는 처음 보는 퍼즐이 해보고 싶은 마음에 '숫자'를 고르게 되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크기가 작아서 늘 가지고 다니다가 공연을 보기 전에 시간이 남아 커피숍에서 처음 책을 펼치게 되었다. 책에 담긴 퍼즐의 종류는 총 다섯 가지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스도쿠', '마방진' 이외에도 다소 생소한 '크로스', '기사여행', '가쿠로'라는 퍼즐로 구성이 되어 있다. 

 


과연 시작은 무엇일까 기대했으나 첫 퍼즐은 '스도쿠'여서 실망,,ㅠ_ㅠ 스도쿠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흔하고 많이 해봤던 터라 일단 뒤로 미루고 다른 퍼즐을 먼저 해본 후에야 스도쿠를 하게 되었다. 일부러 풀이과정을 지우지 않고 내가 고민한 흔적까지 남겨두었는데 내가 옆에 푼 흔적을 보듯이 전혀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다.(사실 오른쪽 상단에 보이듯이 난이도 별 1개이긴 했다.^^;;)

 


다음은 쬐끔 퍼즐을 넘겨서 '기사여행'과 '가쿠로'를 해봤다. 기사여행은 조금 특이한데, 1부터 마지막 숫자까지 (1,2) 혹은 (2,1) 대각선으로 이동해가는 방식이다. 설명하자니 좀 어려운데, 가로로 한 칸을 가면 세로로는 두 칸을 가고, 가로로 두 칸을 가면 세로로는 한 칸을 가는 방식으로만 이동을 해서 빈 칸을 모두 숫자로 채우는 것이다. 실제로 해보면 전혀 어렵지 않다.

진짜 어려운 것은 바로 그 옆의 '가쿠로'이다. 이것은 가로든 세로든 한줄에 1~9까지 숫자 중 중복 없이 채워넣어서 합계가 상단과 좌측의 숫자가 되도록 하는 퍼즐이다. 퍼즐 설명에도 있지만 이 퍼즐은 철저히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풀어야 하기 때문에 꽤나 머리를 써야 한다. 내가 푼 흔적을 봐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고(ㅜ_ㅜ) 저게 가쿠로 첫 게임인데도 난이도가 별2로 시작한다. 그렇지만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만큼 풀고난 후의 성취감도 다른 게임의 두 배는 된다.

 


너무 흔한 마방진은 소개를 생략하고, 마지막 소개는 '크로스'이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이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지만, 빈 칸에 숫자를 넣어서 합계를 맞추는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이 역시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난이도 별1개라서 쉽게 풀었다.

 


작가님은 책 소개에서 순서대로 풀어도 되고, 마음에 드는 퍼즐 위주로 풀어도 된다고 해서 나는 즐겁게 풀었던 '기사여행'과 '가쿠로' 위주로 풀어나갔다. 위에 보이는 건 103번 기사여행인데, 기사여행은 중후반부에 다다랐음에도(총 퍼즐의 갯수는 145개) 난이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사실 구성 자체가 좀 독특하달까, 뒤로 간다고 무조건 난이도가 오르는 것은 아니도 전반적으로는 올라가지만 중간 중간 오히려 난이도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긴 하다) 별3개가 되면 많이 어려우려나,, 싶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못 갔다.^^;;;

 


가쿠로는 이 정도에 오니 별 3개가 되는데, 보다시피 첫 번째 시도에는 영 안되겠다 싶어 포기하고 다시 도전해서 성공했다. 이게 경우의 수가 많으면 이렇게도 넣어보았다가, 저렇게도 넣어보았다가를 반복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너무 헷갈려서 차라리 처음부터 하는게 깔끔하다. 사실 저 문제는 꽤 잘 만들어져서 경우의 수를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풀리는데 첫 번째에서는 단추를 잘못 끼워서 고생을 좀 했다. 그래도 확실히 후반부로 갈 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니 푸는 맛이 있었다.

오랜만에 종이와 연필을 손에 들고 숫자를 넣어가며 고민을 하니 생각보다 꽤 많이 즐거웠다. 예전에 네모네모 로직을 손으로 칸을 칠해가며 하다가 컴퓨터로 처음 하고는 너무 편해서 좋아하다가 희한하게 금세 질려버렸던 생각이 났다. 손으로 힘들게 한 칸 한 칸 칠하다가, 틀리면 다시 지우느라 고생했어도 확실히 퍼즐은 손으로 써가며 하는 것이 제맛인 것 같다. 숫자를 가지고 조합하며 머리를 쓰니 어쩐지 치매도 예방될 것만 같은(^^;;) 부수적인 효과까지 있는 퍼즐책 [더 지니어스 퍼즐북]. '숫자' 다 풀고나면 '사고력'에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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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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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책의 리뷰는 어쩐지 절규로 시작해야할 것만 같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사실 이 책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 중에서도 가장 먼저 손에 들었던 책임과 동시에 두 번이나 읽다 중단한 책이기도 하다. 극초반 굉장히 잔인한 묘사에 나에게 한동안 독서 트라우마까지 주었던 혼다 테쓰야의 [짐승의 성]이 떠올라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잠시 접어두었는데, 한동안 나카야마 시치리의 다른 책을 여러 권 읽으며 생각보다 이 작가가 사회파 느낌도 나면서 전개도 재미있고 마지막에 반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매력적인 책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최근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이 출간되면서 '으음, 후속작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책인가!?' 싶어서 다시 손에 들었다. 꾸역꾸역 완독을 하긴 했지만 솔직한 감상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괜히 읽었다,,,'!!

사건의 전개는 여타 다른 그의 책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충격적인 시체가 발견되고, 곧 연쇄살인사건으로 이어진다.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연결고리는 보이지 않아 무차별 살인도 의심되지만 꾸준히 수사를 하다보면 미싱링크가 보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범인도 밝혀지게 된다. 이번에는 한층 더 충격적인 상태로 시체가 발견되고, 무엇보다도 어린아이가 쓴 듯한 메시지 -사람=시체를 마치 개구리에 비유한 듯한 문장- 가 모두를 충격에 몰아넣는다.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된 시체가 연달아 발견되면서 도시 전체에 불안감이 퍼지고, 이는 곧 무능한 경찰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일본 형법 39조 '심신 상실자에게는 책임 능력이 없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우리나라에도 거의 동일한 형법이 존재한다)까지,, 과연 이 모든 사건을 꾸민 '개구리 남자'는 누구인가.

"형법 39조의 재검토보다 심신 상실이라는 정의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앞서 읽은 것을 후회한다고 감상을 썼지만 그것이 이 책이 재미가 없었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른 내용, 다른 동기, 다른 사회적 이슈를 엮는 능력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그의 초기작이어서 그런지 다른 작품에 비해 다소 '삐그덕'대는 느낌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너무 과하다고 해야할까? 일단 지나치게 잔인하고 선정적이다. 시체의 묘사도 지나치게 세심하고, 중후반 분량을 꽤나 차지하는 전투 장면도 담고 있는 내용에 비해서는 분량도 많고 너무 격한 느낌이다.(실제로 한 사람은 죽었다고 해도 믿을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동 성폭행을 너무도 과하게 묘사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이 이 정도 수위인데도 불구하고 전연령으로 출판되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짐승의 성]은 그 사건 자체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워낙에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읽고나서 그 충격이 컸던 반면, 이 책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묘사로 눈을 돌리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굳이 그렇게까지 묘사해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장면 -혹은 비중- 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과한 것이 설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설정 자체도 과한 느낌이 있었는데 반전을 만들기 위해 너무 노력한 감이 있다. 특히 책 뒷표지의 소개 문구 -친절하게 빨간색으로 강조까지 되어있다- 가 화룡점정이다. 반전에 무게중심이 너무 실리다 보니 나카야마 시치리의 다른 책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라든지, 책장을 덮은 후 길게 남는 여운과 함께 오랜 시간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주제 등의 매력이 이 책에서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반전도 좀 뻔한 감이 있다.)

"당신들 경찰은 언제나 그래.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중시해.

하긴 죽은 사람이 항의할 일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선의 회수라는 점에서는 여태 읽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 중 최고가 아닌가 싶다. 아주 사소한 말, 사소한 행동, 사소한 장면 하나까지 철저하게 활용하고 있어서 그 꼼꼼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리고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늘 관련 사건이 발생하면 찬반 -실제로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반대가 압도적인 느낌이지만- 논란이 있는 심신상실자에 대한 처벌 여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어릴 때 즐겨보던 TV 프로그램 '실화극장 죄와벌'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요즘 즐겨보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과거의 사건을 법정 드라마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프로에서 거의 매화 변호사가 불리할 때마다 '심신미약', '심신상실'을 주장하고 때로는 실제로 그것이 면죄부가 되는 것을 보며 오래 전 사건이라도 분통이 터지곤 했는데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보면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과연 심신상실이 온전히 면죄부, 혹은 처벌이 아닌 치료감호 등의 그야말로 '보호'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심신상실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감상이 남는 것으로 보아 과연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이긴 했나보다. 초기작이라 다소 아쉬움(플러스 정신적 충격)은 있었지만 그런 만큼 후속작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초기작에서 후속작까지, 어떤 변화가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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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카멜레온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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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 국내에 출판되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지난 1월에만 세 권의 책이 그야말로 쏟아져나왔다. 미치오 슈스케라면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 가장 유명할 듯 싶은데,,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흔히 초기작이라고 말하는 미스터리가 가미된 작품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도 그렇겠지만,,- 으로, 그 중에서도 [술래의 발소리]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한동안은 다소 달라진 작풍에 많이 읽지는 않았었는데 [투명 카멜레온]은 아야츠지 유키토가 추천평까지 썼다는 말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멋진 목소리와 그와 상반된 평범한, 그렇지만 목소리와 지나치게 비교가되어 평가절하되는 외모를 가진 라디오 DJ '기리하타 교타로'이다. 매일 방송 후에 단골 바인 'if'를 찾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라디오의 소재를 찾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 갑작스레 'if'에 들어와 '죽였다...'라고 말한 '미카지 케이'를 기리하라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속이게 되고, 이를 빌미로 기리하라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까지 그녀의 일을 돕게 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녀의 행동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들은 좌충우돌하게 되는데,,,

줄거리만 보자면 코미디 단편 드라마를 연상시킬 수 있고 실제로도 소설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볍고 유쾌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그 속의 사건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사실 소설을 읽으며 막무가내인 미카지 케이의 행동이 과히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았고, 그런 그녀에게 단순히 그녀를 약간 속였다고는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 기리하타 및 그의 친구들 -심지어 그녀를 속이는데 크게 관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적극적으로 돕는다- 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만 총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에서 초중반 장들의 마지막에 나오는 기리하타가 방송하는 라디오의 사연이 유쾌하면서도 즐겁고, 그 사연과 등장인물들을 연결시켜 생각하면 그들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아 마치 잘 아는 이웃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소설 전반을 이끌어가는 '미카지 케이가 품고 있는 미스터리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책을 읽어나갔다. 중반을 넘어 거의 3/4 지점에 달하기까지도 '소설이 다소 개연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매우 사소한 선택과 짧은 말 몇 마디였을 뿐인데."

 그래도 세상은 크게 변하고 말았다.

 

책을 덮으며, 기리하타를 포함한 등장인물의 행동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 라고 적고 그 이유를 대략적으로라도 적을까,,를 고민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이 책은 정말이지 출판사의 책 소개가 너무 많이 담고 있다. 되도록 책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읽으면 가장 좋을 듯 한데, 가장 좋은 정도라면 책의 뒷표지에 적힌 줄거리 정도? 아마도 책을 읽은 후라면 왜 그런지 이해할 것 같아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책 제목인 '투명 카멜레온'의 의미는 상당히 초반에 알 수 있지만, 그것이 주는 또 다른 의미, 좀 더 큰 울림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야 깨닳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내가 받은 느낌은 이 책은 초기의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보는 듯 했다는 것이다.(사족이지만 특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읽은 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많은 복선과 후반부의 깔끔한 회수, 모든 복선이 회수된 후 소설로부터 받는 느낌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내가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시피- 이사카 고타로의 초기 작품을 매우 좋아했던 것처럼 - 이 책이 주는 여러 가지 감정에도 불구하고- 이 책도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한 그들이지만 가슴 속에 '투명 카멜레온'을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내가 즐겨 읽었던 초기 작풍과도 다르고,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라고 미리 알고 읽지 않았으면 그의 책인 줄도 몰랐을 것만 같은 이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재미가 있었던, 참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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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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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도 이걸로 아마 네 권째.. 아니 다섯 권째던가,, 아무튼 꽤 여러 권 읽은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읽기만 하고 리뷰는 안 남기는 대표작가(?)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전 세 권(혹은 네 권)이 너무 연달아 읽어서인지 혹은 그 패턴이 비슷해서인지 한 권 한 권 추가로 읽을 때마다 이전 책이 준 감정이 너무 빠르게 희석되는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좀 텀을 주고 다시 읽은 책이 바로 이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보건복지사무소의 직원이 아사한 채로 발견된다. 주변에서는 절대 누군가로부터 원한을 살 리가 없는 아주 선량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선량한 사람'을 이처럼 끔찍한 방법으로 죽인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채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한다. 두 번째 피해자 역시 아사한 채로 발견되고 주변에서는 역시 아주 좋은 사람이라며 입을 모은다. 과연 어떤 원한이 있어서 이런 연쇄사건을 벌인 것일까.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읽은 소설을 기준으로 본다면 패턴이 꽤 비슷하다. 다소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관계 및 살해동기가 밝혀지고, 책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인 이슈를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이,,, 이번 책 역시 그 패턴을 벗어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이 책이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그 묘사가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잔혹하기 때문이다. 묘사가 다소 잔인해서 읽다 잠시 중단한 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보다도 한층 더,,, 충격적이다.

사실 이 책은 범인도 쉽게 짐작할 수 있고, 피해자의 사망원인 및 직업 등을 토대로 생각할 때 살해동기 역시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 범인의 정체 및 살해 동기, 그것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의 반전보다 충격적인 것이 바로 한 인간이 가난과 굶주림으로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나는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작가가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이 책을 썼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을 정도로 그 묘사가,,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처절하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서너 시간 남짓,, 그 사이에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던 한 사람이 빠르게 죽음에 이르는 모습에 몇 번이나 읽기를 중단하고 싶어졌다. '고독사'라든지 '아사'는 최근에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기사로 접하게 된다. 물론 기사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왜 그런 죽음을 맞이했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 몇 줄의 기사로 볼 때와 이렇게 책으로 세세하게 볼 때 받는 감정은 정말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책을 읽고 펑펑 울고 말았다.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들 이야기는 다른 소설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접어두고,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과정을 잠시 보면 '부정수급을 막으려는 자'와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자'의 대립 -사실 대립이라고 하기에는 파워의 차이가 너무 크지만- 이 있다. 대지진이라는 큰 자연재해 이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지만 예산은 줄어가는 현실에서 부정수급을 막아보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아닌 '서류'에 돈을 주고 주지 않는 자들로 인해 누군가가 힘든 시간을 보내다 사망했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을 정말 소중히 여긴 사람이 있다면,, 어떤 책을 읽었을 때보다 마음이 복잡했다. 소설이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그럼에도 정말 실제로 이런 상황이라면,,, 그래도 역시 결론은 그런 것 같다. 99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던가,, 99명의 부정수급자에게 돈을 내주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면 안 되는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실제로 내가 그 상황, 그 위치에 있었다면 얼굴에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아무래도 나도 사회복지사라서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책을 읽은 것 같다.ㅠ_ㅠ)

[동트기 힘든 긴 밤]이후로 정말 묵직하다 못해 그냥 무거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만큼 생각이 많아지는 책을 또 만났구나 싶었다. 사건의 구성이나 책 속에 담긴 작가의 생각, 책을 덮은 후에 길게 남겨지는 생각들까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음에도 꽤 수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은 후 한 1주일쯤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이 책의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아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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