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 하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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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앞선 티저북 리뷰 (https://blog.naver.com/hanazawaru2/221247472676) 의 이어지는 글 같은 느낌의 리뷰..^^;; 티저북을 읽자마자 바로 상권을 손에 잡았고, 상권을 읽자마자 바로 하권을 손에 잡아 1100페이지 가량의 책을 불과 3일 정도 만에 독파해버렸다. 이것이 출판사의 상술(?)이었구나,,를 깨닳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티저북에서도 전체 사건의 볼륨이 짐작이 되었지만, 실제 책을 읽으며 점점 커가는 사건의 크기와 더불어 계속 꼬여만 가는 전개에 도대체 이 책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려고 이럴까,,라는 생각을 정말 여러 번 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너무너무 고군분투하는데 비해 사건은 점점 불리하게만 흘러가는 것 같아 마치 영화 [연가시]를 봤을 때처럼 안타까움과 함께 답답한 마음까지 들었다. 실제로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는 그 힘이나 재력 등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라지만 정말 수세에 몰리다 몰리다 못해 계속 무언가를 잃어가며, 그야말로 달걀로 계속 바위를 치니 계란에는 계속 금이 가는, 속껍질이나 남았을까 싶을 정도의 상태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부딪히는,,그렇지만 거기에는 물러서기에는 너무도 큰 아픔을 겪고 있는 멜트페이스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있고 이러한 고통을 그저 '발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희생' 정도로 치부하는 뻔뻔한 자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수반된다.


실제로 책의 전개에서 가장 처음에 등장했음에도 중반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 도대체 왜 무차별 살인사건이 발생했는가,, 라는 것이 멜트페이스증후군과 연결되는 순간, 이 사건을 최초에 계획한 인물이 어디까지 그 그림을 그려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거기에서 시작된 무차별 살인이 너무 안타깝게 다가왔다. 최초 계획한 인물의 의도와는 너무도 다르게 전개되면서 안타깝게 희생된 사람들에 대해 사실상 현실에서라면 한 기업을 휘청하게 만들 스캔들에 밀려 잠시 화제가 되고 말았을 '가십' 정도였겠지만 소설에서는 그 후의 이야기를 아주 담담한 형태로 그리고 있다. 책은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숨가쁘게 전개되고, 놓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그 속에 너무도 안타까운 아이들의 피해까지 담고 있어 굉장히 몰입해서 읽게 되는데, 그럼에도 나는 이 담담한 뒷 이야기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가장 깊이 와닿았다.


이 정도 볼륨의 책에 끝까지 이 정도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더군다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정이 섞여 있는 사건을 꼼꼼하게 복선까지 깔아가며 잘 끌어가고, 그러면서도 그 속에 품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소홀하지 않는,,(헥헥,,) 끝까지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해나가는데에서 오타 아이라는 작가의 저력이 느껴졌다. 사실 처음 접하는 책이 상/하권 두 권으로 된 11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이라 읽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겠구나 싶었는데 그야말로 손에서 책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오랜만에 만난 정말 마음에 드는 사회파 미스터리라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 아쉬움이 많이 들기도 했다. 사실 책의 결말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좀 더 풀어내고 싶어 썼다 지웠다를 여러 번 했지만, 그저 앞서 적었던 아슬아슬한 균형에 사건 해결의 통쾌함과 현실의 씁쓸함이라는 균형까지 동시에 담겨있다,,라는 말로 결말에 대한 감상을 대신하고자 한다. 이후에도 국내에서 오타 아이라는 작가의 책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담이지만 책 표지가 실제로 보면 정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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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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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시르에서 [범죄자]가 출판되었을 때는 사실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범죄자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오타 아이의 [잊혀진 소년] 타 출판사에서 이미 2월에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후속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잊혀진 소년]의 책 소개는 그 자체로 다소 [범죄자]의 네타가 된다. 그러므로 범죄자를 읽기 전에는 [잊혀진 아이]의 소개글도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후속작보다 늦게 다온 [범죄자]인데 책보다 앞서 출판사에서는 '티저북'으로 독자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다. 사실 앞부분보다는 뒷부분의 사건 해결 부분이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출판사에서 실제 책과 표지마저도 다른 티저북을 먼저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화창한 봄의 어느날, 역의 바로 앞 광장에서 무차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무려 다섯 명의 사상자(사망 4명, 부상 1명)를 발생시킨 이 사건은 놀랍게도 현장 인근에서 곧바로 범인이 체포되며 이례적인 속도로 해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일한 생존자인 슈지에게 '열흘 동안 달아나라'고 말하는 낯선 남자. 범인까지 체포된 마당에 이 남자는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왕따나 다름없는 형사 소마와 그의 친구 야리미즈, 생존자 슈지는 사건의 핵심에 다다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그림을 그린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이 모든 사건을 연결하는 중심에 있는 '멜트페이스증후군'은 과연 무차별 살인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티저북은 무려 240페이지에 달하지만 전체 분량에 비하면 도입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상하권을 합해 1100페이지를 넘는 방대한 분량에는 무차별 살인을 시작으로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내는 '멜트페이스증후군'과 그 이면의 정경유착, 그 틈새에서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어떤 짓이든 서슴치 않는 사람들과 그들에 맞서 싸우려 미약한 힘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여러 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티저북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의 소개를 비롯해 사건의 도입부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이쯤되면 티저북을 배포한 출판사의 의도가 명확해진다. 티저북만으로도 전체적인 사건의 볼륨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속도감을 떨어트리지 않는다. 지지부진하게 분량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볼륨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티저북만 읽고 손을 놓아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기보다 불가능하다. 실제로 티저북의 리뷰가 늦은 것도 참지 못하고 책을 이미 다 읽었기 때문,,, 쿨럭,,,^_ㅠ 무려 200페이지가 넘는 티저북을 배포한 것은 이것만 읽고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은 재미있다!!는 출판사의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범죄자]의 티저북은 확실히 재미있다. 그렇지만 전체 내용은 그보다 훨씬 긴박하고, 스피드하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고, 안타까운 감정 이입이 될 정도로 재미있다. 묵직하게 와닿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마니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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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피해자
천지무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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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를 위시한 중국 미스터리를 출간하며 신선한 충격을 준 출판사 한스미디어에서 이번에는 중국보다 훨씬 더 낯선 타이완의 추리소설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는데, 마침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셔서 빨리 만나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볼륨이 있다 싶었는데 약 430페이지 정도, 소설 본문으로만 치면 약 400페이지 정도로 그렇게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정말로 낯선 타이완의 추리소설은 과연 [13.67]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강한 충격을 줄 수 있을까!?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팡멍위. 그는 사형선고 후 자살을 시도하고, 죽음을 앞둔 병원에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시신에 대한 언급과 함께 '네 번째 피해자'의 존재를 넌지시 밝힌다. 그 단서로 언급한 것은 팡멍위의 마지막 범죄의 피해자이자 네 번째 피해자가 될 뻔 했던 대학생 저우위제. 시신을 찾고자 하는 경찰과 특종을 잡고자 하는 언론사들 사이에 팽팽한 두뇌싸움이 오간다. 과연 네 번째 피해자는 실재하는가..


독특하게도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이미 처음부터 범인을 드러낸 상태에서 경찰과 기자, 플러스로 독자까지 찾아 헤매는 것은 바로 '피해자'이다. 누군지도 알 수 없고, 팡멍위와의 관계도, 죽은 때와 장소도,, 그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단지 저우위제에게 보내진 메일 하나로 추리와 수색을 거듭하며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사실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히 '팡멍위의 살인 사건'이겠지만 소설의 흐름에서 '실시간으로' 가장 스펙터클하게 다뤄지는 것은 방송국 탕런글로벌의 두 아나운서, 쉬하이인과 좡징의 승진 다툼이다. 일견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 거의 대등한 위치의 두 아나운서는 상대방을 누르고 승진을 따낼 요량으로 독단적이거나 혹은 무모한 취재와 보도를 거듭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쉬하이인에 의해 사건은 빠르게 그 핵심을 드러내게 되는데, 그 과정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작은 단서 하나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시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쉬하이인이 보여주는 추진력은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미묘하게 앞서나가지 못하는 것에 분노하여 더욱 무모한 취재를 감행하는 데서 독자는 답답함과 함께 미묘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추리소설에서 기자가 -이번에는 아나운서가 주가 되었지만 같은 언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주가 되는 경우는 많이 있다. 무모하고, 특종을 위해서라면 유가족에게 소감을 묻는 경우없는 행동도 불사하고, 남들보다 빠른 보도를 위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등 추리소설 속 언론사, 혹은 언론인은 좋은 이미지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느 정도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에 어느 성추행 사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피해자가 유명 인사의 관계자라는 것만으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도록 흥미 위주의 기사가 쏟아졌었다. 이뿐만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고, 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나몰라라 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소설 속 아나운서 쉬하이인도 물불 가리지 않고 취재를 거듭하고, 특종을 위해서라면 가해자, 피해자 구분하지 않고 인터뷰를 하려고 애쓰지만 정작 자신이 그 상황이 되기 전에는 그것이 잘못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다시 소설로 돌려서,, 소설은 '쉬하이인의 취재 과정' + '언론사의 뉴스, 기사 또는 온라인의 게시글 등'이 짧게 반복되며 전개된다. 그러나 모든 것은 '그 시점에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혹은 진실이라고 믿는 내용'일 뿐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진실과 거짓이 혼재된 속에서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는 생각보다 훨씬 참혹하다. 어느 정도 전개를 예상했음에도 충격적이었다. 네 번째 피해자의 존재도, 사건의 전모도, 그 배경이 되는 동기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밝혀나가는 과정의 불합리함까지 어우러져 그렇게 빨리 넘어가던 책장이 어느 순간 붙어버린 듯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처음 접하게 된 타이완의 추리소설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했고 충격적이었고, 독특하면서도 '재미'라는 요소에 소홀하지 않았다. 최근 일본 소설에서 대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들이 조금 뜸해서 아쉬운 틈을 중국에 이어 타이완 소설이 채워주는 것 같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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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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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이 책만큼은 정말 아껴두고 싶었는데, 읽고 싶은 유혹을 도저히 떨치지 못했다. '그' [13.67]의 작가 찬호께이의 신작. 홍콩에서도 작년 6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작. 과연 [13.67]을 능가하는 대작일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찬호께이라는 만만치 않은 기대감으로 스타트.


책은 한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중학생에 불과한 어린 소녀가 22층 자신의 집에서 뛰어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소녀의 유일한 가족인 언니는 소녀의 죽음에 무언가 원인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조사를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탐정에게 의뢰를 한다. 조사가 거듭될 수록 언니는 혼란에 빠진다. 중학생인 내 동생의 내가 모르는 모습에 당황하고, 동생 주변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이 중학생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인가에도 회의를 느낀다. 범인 '없는' 살인을 마주했을 때 유가족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온라인 상의 '악의'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살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전개된다. 한 가지는 앞서 줄거리를 간단히 적은, 자살한 소녀의 언니 '아이'가 동생 '샤오원'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야심만만한 '스중난'이 거대 투자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이 사뭇 다른 분위기의 두 가지 이야기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는 지는 소설의 주요한 뿌리를 이룬다.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망내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부제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보고 미스터펫과의 공저였던 [S.T.E.P.]과 같은 근미래의 사이버적인 요소가 주를 이루는 책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망내인]의 중요한 글자는 '망'이 아니라 '인'이다. 다분히 인간적이다. 사이버폭력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어 낯선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직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편하고,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편한 기성세대보다는, 혹은 그 중간에 있던 2~30대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해 온 '요즘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옆에 있는 친구와도 카톡으로 이야기하고, 일상의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SNS를 통해 공유하고, 나의 사생활이 공개적인 곳에 게재되었을 때 미칠 수 있는 영향보다는 '좋아요'나 '덧글'이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내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 혹은 소문보다 온라인을 통해서 퍼지는 가십 쪽이 훨씬 무게감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나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야기'라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기술적인 내용도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주요인물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고,심지어 그 심리를 당사자가 '내가 이러이러한 기분이다' 혹은 절대자의 시점에서 '지금 저 사람이 이러이러한 심정이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객관적이기 어려운 등장인물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심리'라는 데서 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


"인터넷은 단지 도구에 불과해요. 인터넷이 사람 또는 사물을 정의롭게 혹은 사악하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살인을 한 것은 칼이 아니라 그 칼을 쥔 사람,, 그리고 살인자의 손을 움직이게 만든 악의인 것처럼요. 누리꾼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건 현실을 회피하는 변명일 뿐입니다. 누구나 인간성 속의 이기적인 면, 욕심 많은 면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기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게 됩니다."    [망내인] 중에서,,,


그러면서도 홍콩이라는 배경에 대한 내용 역시 빠지지 않는다. 다소 낯선 곳인 홍콩이 배경이 되었을 때 과연 이 책의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는 만큼 그 곳(지칭하기 참 애매하다,, 나라라고 해야할지 지역이라고 해야할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은 여전히 감탄하게 된다. 어색하지 않게 홍콩에 사는 사람들, 홍콩에 살기 때문에 처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아니 사실 은근히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물 흐르듯, 당연히 그런 듯 홍콩의 상황을 등장인물과 사건에 관계시킨다. 물론 작가가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자국민이 아닌 다른 나라의 사람이 읽었을 때도 위화감 없이 그 곳의 특수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분량은 점점 길어졌다. "15만 자 정도는 써야 끝나겠어." "아니야, 20만 자는 써야 완성되겠군." "26만 자도 부족해......"

탈고했을 때는 30만 자를 넘어 [13.67]보다도 길었다. 망했다."    [망내인] 작가의 말 중에서,,,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던 작가의 말처럼 조판까지 신경써야했다는 [13.67]보다도 더 많은 분량인데, 정말 어느 한 곳 지루한 부분이 없고 잠시나마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있는 구간이 없다. 내일 이동시간이 많으니 내일 마저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열 번쯤 한 것 같은데 결국 멈추지 못해 다 읽고 말았다. 다 읽고 시계를 보니 이미 날짜가 바뀌었다. 망했구나,,, 찬호께이의 책을 다 저녁에 잡다니 내가 잘못했네 싶었다.


[13.67]을 읽고 한동안 독서 슬럼프가 왔었다.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어떤 책을 읽어도 비교가 되었기 때문인다. [망내인]도 그런 이유에서 읽는 것을 조금 미뤘었다. 독서 슬럼프도 두려웠지만 그보다는 '[13.67]만 못하네,,,]라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하는 생각때문이었다. 다 읽고난 후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내가 이 작가와 동시대에 태어나 살고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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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2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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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의 아름다운 표지와 일러스트로 다시 만나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중 [어린왕자]에 이어 두 번째 리커버북으로 출간된 [오즈의 마법사]. 사실 어릴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마치 동심파괴와도 같은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은 워낙 예쁜 일러스트 + 소녀소녀한 번역이 어우러져 그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는 워낙 어릴 때 읽어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 도로시가 두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나무꾼, 용기가 없는 사자와 각자 부족한 것을 찾는 모험을 떠난다 정도로만 기억했다 - 기존 인디고 오즈의 마법사는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 않은 상태라(게을러서,,ㅠ_ㅠ) 새로운 리커버북으로 읽어보았다.



 


정말 놀란 것은 도로시가 '왜' 모험을 떠나게 되었는지는 전!혀! 단 1%도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마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집 채로 날아 전혀 다른 세계에 떨어진 것도 모자라 하필 그 집이 떨어진 곳이 나쁜 마녀가 사는 곳이고, 집에 깔려 마녀가 죽다니,, 몇 페이지 채 넘기지 않아 받은 충격이란,,, 도,, 동화는 원래 다소 잔혹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확실히 어릴 때는 같은 내용을 읽었어도 '나쁜 마녀!! 도로시가 무찔렀다!!'고 영웅심리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는데, 은근히 충격이었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양철 나무꾼이 심장을 가지고 싶어하는 이유였는데, 양철 나무꾼이 태어날 때부터 양철 나무꾼이 아니었다는 것에도 놀랐고, 심장을 가지고 싶은 이유가 그렇게 순수한 마음이었다는 데에도 큰 감동을 받았다. 심장이 없는데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역시 양철 나무꾼은 처음부터 보이지 않지만 -사실 누구도 자신에게 심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심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두뇌를 가지고 싶어하는 허수아비가 모험을 하는 내내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가장 똑똑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오즈의 마법사]는 마치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다는 것처럼 내가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보이지는 않아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렴풋하게만 기억하고 있던 오즈의 정체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결말 역시 단순히 도로시가 다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가 아닌 어떻게 돌아가게 되었는지, 또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는지까지 알게 되니 새삼스럽게 [오즈의 마법사]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각자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느끼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누구보다 신뢰하고 소중히 여기는 모습까지,, 특히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함께 읽으니 동화지만 유치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책장을 넘기는 내내 미소와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은 [키다리 아저씨]이다. 인디고의 인기 고전 - 빨간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 왕자 등-에 비해 굿즈도 넘 찾기 힘들어 아쉽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넘버원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리커버북으로는 [키다리 아저씨]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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