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그림 속의 그림 그림책 보물창고 60
이슈트반 바녀이 그림 / 보물창고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이게 뭐야?-다른 세상 보여주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이 참 많다.  오랜 만남이 아니라면 선입견과 첫인상에 의해서 모든 것이 정해지고 지나가 버리는데 우리가 그림책을 만날 때도 그런 영향이 참 많다. 책에 대한 첫인상은 표지와 제목에서 정해지고 선입견은 작가와 출판사, 혹은 제목이 주는 느낌에서도 정해진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에 대해  어떤  첫인상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먼저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  제목 <줌, 그림 속의 그림>이라는 제목에서 우선 '줌'이라는 한 단어에서 바로 줌인을 연상했다. 그림속의 그림이라는 말에서도 하나의 큰 그림을 현미경을 통해 확대해서 보듯이 줌인 기법으로 풀어나갈 거라는 예상을 했었다. 표지는 다소 밋밋하지만 책의 내용에 대한 비밀을 보장하는 듯한, 보지 않고는 예상하지 말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펼치면서 우선은 제목에서 받았던 줌인이 아닌 줌아웃의 기법이라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보통을 그림 안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에 익숙해져있는 우리들에게 이 그림책은 그림의 밖으로 나오는 기법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임을 우리가 속한 우주가 얼마나 큰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첫장을 펼치면 등장하는 이 그림, 당장에 "이게 뭐야?"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만다. 과연 이게 뭘까? 다른 어떤 페이지보다 첫장이 주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크다. 어른들 못지 않게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에게도 이 첫장은 수많은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앙큼한 그림이 될 듯 싶다.

 

 

 

 

두번째 장이 펼쳐지면서 그 호기심은 풀린다. 다름 아닌 수탉의 벼슬. 수탉의 벼슬을 확대해 놓은 첫장을 보고 수많은 상상을 하던 아이들은 두번째 장을 보자마자 "아~~"라면서 원래 알고 있다고 할 테지.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주는 즐거움과 묘미이다.

기존에 이미 알고 있었던 사물을 시각을 달리해서 보는 방식, 그것을 이미 첫장과 두번째 장에서 거의 절반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다음은 어떤 그림이 펼쳐질 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보이는 작은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서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깥의 큰 세상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것이다...라고 예상하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다른 상황에 웃음이 절로 난다.

 

 

 

 

이렇게 마지막 장까지 내가 예상하는 것과 얼마나 일치할까를 계속 상상하고 생각하면서 보는 것이 이 그림책의 재미이다. 상상은 보통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 안에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아이들마다 상상하는 정도가 다르기에 다음 장에서 펼쳐질 세상을 대하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장면은 역시 우리를 품고 있는 거대한 지구와 우주를 담게 된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것들, 복잡하게 얽힌 것들이 결국은 하나의 점이 되어버린 마지막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세상과 사물을 달리보는 독특한 경험과 재미를 동시에 주는 책이기에 어른들이 보고도 하~감탄사를 내지는 않을까 싶다. 이 책을 보면서 그림 안의 그림, 세밀한 것에만 몰두했던 나의 습관에 반성도 해본다. 근래 만난 독특한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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