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이 우리 누나 쑥쑥문고 77
장경선 지음, 김은주 그림 / 우리교육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길]

 

 

아이를 키우면서 문득 놀랄 때가 있다. 내가 크던 그 시절의  기억과 느낌으로 아이를 대하다보면 이게 아니구나 싶을 때를 느낄 때가 그런 경우이다. 당연히 이 정도는 알겠지..이럴 때는 이렇게 생각하는게 옳다는 걸 알겠지..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달라지다 보니 당여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실 우리가 클 때만 해도 텔레비전을 통해서 시대극을 보는 경우도 있고 어렵게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어서 어쩌면 나와 다른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은 더 관대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의 경우는 매체를 통해 접하는 것도 많이 달라지고 있어서 그런지 시대의 아픔을 경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 같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기에 앞서 역사 공부를 하면서 접하는 정도라고 할까? 일제강점기가 뭐냐고 물으면 한국 전쟁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뭔가 어려운 경우였던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의 나와 상관없으니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생각해보는 것은 실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는 것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 일어나는 시대 비극을 어린이의 눈으로 풀어낸 이번 작품은 지금과 다른 시대를 살았던 또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데 많은 도움을 줄 듯하다. 일본이 강제로 우리 나라를 지배하던 그 때, 우리 아이들에게는 최소한의 자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막연함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이용해서 무덤 밑에 들어가 도자기나 여러 부장품을 가지고 나오게 하면서 아이를 그냥 무덤에 묻어버리는 만행은 읽으면서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상도 못한 일이었는데...가상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끔찍함이 느껴진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닭싸움을 시키거나 자전거 경주를 하면서 자신들의 우월함을 증명하려는 일본인들 앞에서 자존심을 지키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자뭇 궁금해진다. 특히나 마지막 작품인 '마음으로 쓰는 편지'는 어린 소년이 강제로 평양의 비행장 짓는 일에 끌려와 힘든 일을 하다가 결국 비밀을 지키기 위해 일본인들로 하여금 죽임을 당하는 순간은 끔찍함에 치를 떨게 된다.

 

가상이 아니라 진실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아이들 역시 부당함과 안타까움을 느낄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역사과 힘든 순간을 지나쳐 이뤄진 것임을 어렴풋이라고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