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올 에이지 클래식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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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아이들>

 

<비밀의 화원>을 지은 작가가 <소공자><소공녀>를 지은 작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작품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다른 모양이다. 나 역시 제일 처음 동일 작가라는 것을 알고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무엇이 그런 다른 느낌을 주었을까? 중간 고사를 끝내고 책속에 파묻혀 살테니 터치하지 말라는 딸아이에게 넌즈시 동일 작가인 걸 아느냐고 물었다. 딸아이 말이 알았지만 작품에 대한 느낌이 다르단다. 나의 느낌보다는 딸이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해지는 것은 엄마라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딸의 단 한마디는 이랬다.

"아이들이 서로를 도와가면서 스스로 치유해가는 과정이 다르다고 생각해."

<소공자><소공녀>에서도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지만 결국 누군가에 의해서 자신의 신분이 달라짐에 반해서 <비밀의 화원>에서는 자신이 죽을거라면서 부정적으로 살던 콜린이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 덕분이고 그 아이들이 서로 도와서 스스로 나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딸이의 말을 들으면서 <비밀의 화원>속에서 치유라는 것에 집중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작품을 지은 여류작가 버넷은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한다. 두 번의 결혼 실패, 그것보다도 더 큰 것은 16살 되던 아들의 죽음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고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집에서 나가야 하는 두 가지의 운명 속에서 그녀는 아픔을 <비밀의 화원>을 통해서 풀고자 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방황하는 삶을 사는 메리의 고모부, 괴팍하게 심술을 부리면서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비관하면서 사는 사촌 콜린, 어느새 정원 속에서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고 콜린에게 긍정의 도움을 주고자 하는 메리..이 인물들 모두에게 자신을 투영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메리의 어린시절이 외로움으로 가득찼고 그로 인해 그리 따뜻한 성격이 아니었지만 비밀의 정원을 통해서 자연과 함께 하고 정원의 친구를 사귀면서 자신을 가꾸어 나간다. 화원을 가꾸지만 결국은 자신의 가꾸는 것과 일맥상통하게 되고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콜린에게 그 손길을 뻗는 것이다. 아이들의 아픔을 먼저 인지하고 도움을 주었어야 하는 어른인 고모부가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서 자기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그리 억지스럽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삶의 연륜이 많다고 해서 인생의 정답만을 밟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딸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비밀의 화원 속에서 아픔과 치유의 과정을 좀더 엿보았다고나 할까? 가끔은 나도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힘을 얻고 무디어진 감정을 유연하게 치유해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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