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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남북국 시대 : 경주 2 ㅣ 발도장 쿵쿵 역사 시리즈 18
신정훈 지음, 보리앤스토리 그림 / 핵교 / 2011년 8월
구판절판
역사를 공부하면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대를 거슬러 지금과 다른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가 지도를 보면서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더 자주 등장하게 되는 지도자료가 처음에는 부담스럽지만 보는 눈만 깨고 나면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한층 도움이 된다.
발도장 쿵쿵 시리즈의 18번은 남북극의 역사를 알아본다. 내가 중학교 때 역사를 배울 때만 해도 통일신라, 발해라는 말을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통일 신라라는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신라가 통일을 했지만 시대를 통일신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이 점차 구체화 가시화 되면서 발해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기에 남북국시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같다.
책의 전반부에는 통일을 이룰 시점 한반도 정세 변화를 지도자료로 보여주고 통일 후에 신라가 제도를 어떻게 정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중학교에서 한참 이 지도를 보면서 배우고 있는 딸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지도자료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 한 이후의 역사유적과 유물에 대해 알아보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경주하면 통일 이전과 이후의 구분없이 받아들이던 것을 좀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얼마전 중앙박물관에 가서 딸아이에게 감은사에서 발견되 정교한 사리갖춤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전시물이 바뀌어서 보여주지 못하고 왔는데 책에 그 사진이 함께 실려있어서 반갑다. 문무왕을 위해서 아들이 세운 감은사는 지금 터만 남아있지만 동서탑의 위엄과 바닷물이 들어왔었다는 흔적을 살피는 것은 답사에 즐거움을 준다.
신라의 유물가운데 선덕대왕 신종의 위대함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는 과거에 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커다란 종에 어떻게 문양을 내고 만드는지 그 과정이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 이 과정을 안다고 해도 선덕대왕 신종 만한 크기와 무게의 종을 똑같이 재현할 수 없다니 신라 사람들의 과학적 우수성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석굴암이 처음에는 암자가 아닌 사찰명을 갖고 있었다는데 일본이 암자로 낮춰 불렀다는 말은 익히 들었을 것이다. 석굴암을 해체해서 일본으로 가져가려다 다시 포기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모든 돌을 끼워맞추지 못하고 석굴암 석가모니 아래로 흐르는 물을 비켜 앉히는 바람에 지금 여러모로 수난을 겪고 있는 석굴암 이야기도 아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석굴암 내부에 있는 여러가지 지킴이들을 하나하나 눈여겨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어디 가나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기는 하지만 정작 자세히 볼 기회는 없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지킴이들의 모습을 세밀히 하나하나 볼 수 있는 사진과 설명이 있어서 정말 반갑기만 하다.
신라의 이런 다양한 유물과 설명에 비해서 남북국시대를 대표하는 발해의 유물과 역사는 너무나도 자료가 빈곤하다. 발해의 영역이 지금의 북한, 중국, 러시아에 걸쳐있기 때문에 발해의 역사에 대해서 나라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발해의 자료가 적기 때문에 중국의 발해역사 편입에 너무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책에서는 발해의 건축 흔적과 상경사 석등, 고구려 무덤 양식이 남아있는 돌방무덤 양식의 정효 공주의 무덤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고구려 양식과 비슷한 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