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정당한 유희를 찾아보자]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나니 작년과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중학생이 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었지만 아이 스스로 변하는 부분보다 중학교라는 사회적 공간 속에서 아이들이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학교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말에 완전 공감하면서 말이다. 중학교 교실 안에서 욕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또래 집단에서 왕따의 대상이 된단다. 과거 교육방송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에 대한 다큐가 있었는데 어른들의 안이한 생각의 잣대로 너무 방심하거나 혹은 너무 과대비판을 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아이들을 우리의 생각이 따라가기도 전에 너무 빠르게 변한다는게 문제이다. 변화를 잡을 것인가가 아니라 기본을 알려주는 것이 선행되는 것이 차라리 나은지도 모른다. 사춘기 국어교과서는 국어교과서라는 딱딱한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교과서와는 확실히 다른 책이다.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는 인터넷 용어가 난무하고 아이들 사이에 통용되는 축약어가 외계어처럼 들리지만 '하지마'라는 말대신 말의 유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언어는 놀이와 같은 것입니다'...정말 인상적인 말이었다. 바른 말, 좋은 말을 사용하자거나 문법에 맞는 말을 사용하자는 대신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면서 지느러미를 파닥여야 하듯 말에도 생동감을 주는 지느러미들이 존재한단다. 어디 그뿐인가? 말에는 그 시대의 정신이 담겨있기에 우리의 자화상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달달 외우는 국어책이 아니라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생각 맞춤 교과서가 아닌가 싶다. 말의 정당한 유희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