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의 아버지 푸른도서관 43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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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말에 계속 공감을 했다. 청소년들을 향해 '불편한 진실과 만나기를 두려워 말기'를 당부하고 자신의 삶의 주체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감했다. 평소에 작품을 읽으면서 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아동의 모호한 경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청소년이 된 아이들에게 갑자기 감수성과 이성이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간혹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작품을 보면서 아이들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오히려 생각의 폭을 한정짓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미화되지 않은 현실이 충격을 주더라도 실존하는 또 다른 삶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폭은 분명 넓어질 테니 말이다.

혈연적 결합이 가족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조건임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는데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가족의 해체와 새로운 결합이 빈번해지는 요즘 우리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아원에서 4년 위탁가정에서 3년을 살아도 친아버지의 친권포기각서가 없기에 지금 살고 있는 가족구성원으로 모호한 위치에 있는 소년 연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아버지를 찾아 나선 연수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현재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신의 부재에 대한 혼란을 안고 있었다. 원망만이 남았던 연수가 친아버지를 만나는 과정에서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을 대면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해는 용서라는 것과는 다른 말일 수도 있다. 자신을 방치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으나 자신을 버렸다는 잘못된 진실에 대한 해답은 찾았으니 그동안 부재한 자신에 대한 존재감은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아들에 대한 분신처럼 여기는 나무새를 소중히 여기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세월이 준 상처와 마음의 한을 연수도 알 수 있었으리라.

세상에는 결과만으로 단정짓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수많은 사연이 있는 일들이 많다. 우리가 만난 불편한 진실 역시 그러한 사연으로 둘러싸여있다. 아이들에게 단정지어진 현실보다는 더 많은 현실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도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함이다. 이 작품을 대하면서 아이들은 또 다른 현실에 처한 친구를 만나면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이해, 경험하지 못한 아픔을 맛볼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정 속에서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갖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눈물도 많이 흘렀지만 과감히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면서 연수를 만나게 해준 작가의 용기에 감사한다. 작가의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참, 작품에 비해 표지 디자인이 무척 아쉬운 책이었다. 특히 노란 색상이 외로움보다는 약간 거슬리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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