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내가 고를 거야 미래의 고전 25
김해우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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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소녀의 새로운 가족 만들기 프로젝트]


아빠를 고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사람이 있을까?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점지해준 인연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말들이 모두 무색하다. 생물학적인 관계의 가족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의 가족이 탄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늘 고통이 뒤따른다. 가족의 탄생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빠는 자신이  고르겠다고 다부지게 말하는 열두 살 소녀 은지는 이혼가정의 소녀이다. 이혼 가정이 많지 않았던 때에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기죽어 지내기 쉬웠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 당사자도 그렇고 주위에서 받아들이는 시선도 그렇다. 늘 힘없이 지내기보다는 자기 주장도 강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더 나은 가정의 결합을 위해 요모조모로 머리를 굴리기까지 하는 은지는 결코 나약한 아이가 아니다. 그렇지만 역시 가정의 해체와 결합의 과정은 아이들에게 늘 상처로 남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은지가 엄마에게 더 나은 아빠를 연결해 주기 위해서 바바리 코트가 어울리며 어우대 좋은 준구의 아빠보다는 뚱뚱하고 볼품없지만 엄마를 더 위해줄 것만 같은 창민의 아빠를 선택한다. 왜? 더 이상 엄마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는가 보다. 엄마는 모두 친구로 남기로 하면서 다른 사랑을 또다시 꿈꾼다.

사랑은 별할 수 없다는 은지의 생각과는 달리 엄마도 언니도 사랑은 변할 수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 대부분 부모는 자식의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은연중의 상식에서 벗어나 은지의 엄마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은지에게 이야기한다. 그 모습에서 엄마를 이해해야 하는 또 다른 제시를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모두 생각하는 삶이 다르기는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가족이라도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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