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심부름 국시꼬랭이 동네 17
이춘희 글, 김정선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막걸리  한모금에 하늘이 돌고돌고돌고]

 

 

젊은이들에게 와인 열풍이 불던 때 은근히 우리 술이 사라져가는 느낌때문에 서운했었는데 이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와인보다 막걸리가 더 인기란다. 전통주이기 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막걸리가 더 이상 시골 할아버지들의 새참이 아니라 도시 젊은이들에게도 친숙해지는 세련된 전통주가 되어가는 듯해서 반갑다.

 

우리의 전통문화 자투리를 찾아가는 국시꼬랭이가 이번에는 막걸리에 대한 책을 내놓았다. 어른들을 위한 막걸리 책은 심심잖게 나오는데 막상 어린이들에게 우리 술 막걸리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도 마땅한 책이 없었다. 누룩을 이용해서 발효시킨 술이라는 점에서 발효에 대한 과학 책에서 조금 엿보는 정도였다고 할까? 그러나 이런 과학적인 상식보다는 우리 정서를 담아낸 막걸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기에 국시꼬랭이의 이번 [막걸리 심부름]은 더 없이 반갑고 정겨운 책이다.

 

보리타작을 하시던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술도가에서 막걸리를 사오게 된 창근이와 문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사오던 중에 단지 너무 더워서 조그만 마셔보고 싶었던 아이들^^ 창근이 혼자 몰래 먹으려던 걸 들키는 바람에 동생 문희까지 막걸리 맛을 보는데 그 맛이 달달한게 은근 맛있었던게 화근이다.

 

꼴깍꼴깍 막걸리를 마셔대던 문희는 눈이 뱅글뱅글 돌고 다리가 풀려 걷지도 못하고 창근이는 이런 문희를 업고 한손은 막걸리주전자를 받치고 낑낑대면서 집으로 향한다. 결국 데구르르 구르는 바람에 쏟아진 막걸리를 두고 남매가 엉엉 울어대지만 여간 정겹고 귀엽지 않은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농촌 아이들이 막걸리 심부름을 다닌 이야기가 영 어색하겠지만 이 둘의 심부름 하는 모양새와 막걸리를 홀짝 거리는 모습을 보면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술동이에 둥둥 떠있는 창근이의 모습이나 막걸리 맛을 본 문희의 눈이 반짝 뜨이는 장면은 정말 웃음이 절로 난다. 게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뱅뱅 하늘이 뱅뱅 도는 장면의 그림은 또 어떻고~~

 

읽는 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을면서 시골의 한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여간 정겹지가 않다. 술이라기보다는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던 서민적인 정취가 묻어난 우리 전통주이기에 그 이야기가 더 다가오는 듯도 하다.

 

국시꼬랭이의 대표작가인 이춘희 작가가 선보이는 자투리 전통문화에는 늘 끄덕이게 되고 이번 책에서는 특히나 그림 작가의 재미난 상상력이 돋보여서 미소지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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