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거위가 자라면 곰이 되나요?
카트야 게르만 글.그림, 유혜자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전혀 입양에 대한 문제를 언급한 책이 아닌데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입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왜일까? 이런 류의 그림책은 적잖이 만나기는 했지만 입양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처음인 듯하다.

 

 

아내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여우가 거위 알을 훔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곰과 부딪친 여우가 알을 떨어뜨리고 가는 바람에 곰은 그 알을 들고 집으로 온다. 그런데 알 속에서 "엄마"소리를 내며 아기 거위가 태어나는데 곰은 여간 당황스러운게 아니다. 곰은 엄마가 아니라면서 거위의 엄마를 찾아주려고 애를 쓰고, 한편으로는 엄마가 아닌 다른 이유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나 아기 거위는 나무 오르기, 헤엄치기, 물고기 잡기도 곰을 쫓아 척척 해낸다. 심지어 틈틈히 아기 거위를 잡아가려고 엿보던 여우마저 때려눕힌다. 이 모습을 본 곰은 힘센 아기 동물이 자기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하게 되는 내용이다.

 

나와 다른 남과 가족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곰 역시 자신이 낳은 자식이 아니라서 엄마라고 따르는 아기 오리를 멀리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 둘이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둘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곰이 마음을 열면서 자식으로 받아들인다.

 

혈연관계를 중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관계에 대해서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다. 그렇기에 세계 고아 수출국 1위라는 멍애를 안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아직도 길이 멀기는 하단다. 가족이 될 수 있는 요건을 혈연이 아닌 열린 마음이라는 것을 알면 이런 멍애도 벗을 수 있으려나? 아기 거위를 거부하다가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곰을 보면서 입양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곰곰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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