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가족의 용기있는 선택 우리문고 19
엘린 레빈 지음, 김민석 옮김 / 우리교육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색깔이념에 맞선 모스가족의 용기에 박수를]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살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이념이나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개론서나 혹은 철학서, 역사서를 기준으로 접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일까?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이념, 극단적인 색깔론이 만연하던 때를 다루었기 때문일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런 시대를 배경으로 정치적 이념이 사회와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내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가장 먼저 매카시라는 인물에 대해서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1950년대 미국의 상원의원 가운데 매카시라는 인물은 당시 미소의 이념대립을 극대화해서 반공에 대한 투철한 이념을 심는 사람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에게 공산주의자는 마녀와도 같은 사회의 악. 그는 반공 마녀사냥의 필두고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학교에서는 반공이 전부인듯 가르치고 무엇보다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멸시와 탄압은 정치적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이 책은 메카니즘이 광기를 부리던 당시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러시아 이민자인 제이미 가족의 변화과정과 주변의 상황을 섬세하게 담고 있는 책이다. 공산주의자로 판명되면 사회에서도 제명되고 그들의 자녀들도 학교에서 왕따아닌 왕따를 당하게 된다. 제미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찰리라는 친구에 의해서 부모가 공산주의자로 알려진 헤리엇도 괴롭힘을 당하고 모든 아이들은 힘을 가진 아이들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제이미 역시 도드라지지 않게 그냥 침묵으로 일관할 뿐. 

이런 사회 상황 속에서 제이미의 가족이 택한 것은 아이들에게 외부인과의 접촉을 아주 조심시키거나 외부 접촉을 피하는 정도였지만 나중에 학교 신문사에서 제명당할 위기에 있던 제이미가 학교를 상대로 보여준 행동이나 혹은 매카시가 있던 자리에서 공산주의자들에게 대한 그릇된 사회적 편견에 대해 당당히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 가족이 사회 속에서 능동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상황을 그냥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모스 가족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가 이렇게 능동적으로 자유를 찾아 변해가는 모습을 담고 있음을 느끼기에 감동적인 듯하다. 

미국의 매카시즘으로 대변되는 1950년대의 사회상황을 엿보면서 이것은 과거의 일..이라고 하고 싶은데 6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색깔론의 망령이 끝나지 않으니 너무 안타깝다. 일상에서는 그 누구도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이런 이념 규정을 하지 않으나 늘 정치권 속에서 나오는 이 색깔론을 대하면 도대체 이들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가 되묻지않을 수 없다. 이념을 통해 불안한 사회분위기를 조장하면서 나를 따르라~라고 하는 것은 분명 정당하지는 않은 듯하다.  

고학년 혹은 청소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역사의 흐름을 이야기하거나 혹은 사회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른도 아이들도 정당하게 다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모스가족의 용기를 함께 배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사회, 결국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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