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에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7
김수연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리가 들리는 그림책을 만나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다. 이미 그 사실을 인정한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보기에 빠져들고 그리고 소장용 그림책을 하나둘 모으고 있는 것을 이미 경험했었다. 나 또한 그런 엄마 가운데 한 사람이니 말이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해 주지만 글 속에 담긴 의미외에 그림에서 찾는 숨은 의미가 책을 읽는 맛과 멋을 더해준다. [어느 바닷가의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처럼 글자 없는 그림책을 대할 때는 그림에 숨어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묘미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경우는 현란한 색채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그림책과는 달리 판화 제작으로 단색을 사용하여 다소 밋밋하면서도 깔끔한 영상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눈먼 어부가 자신의 강아지를 데리고 고기잡이를 나가서 벌어지는 하룻동안의 이야기...아무런 글자도 없지만 우리는 그림 한장 한장을 넘기면서 바닷가의 파도가 출러이는 소리. 어부의 그물을 망가뜨리는 갈매기의 끼룩거리는 소리 .그 갈매기를 쫒아 짖어대는 강아지의 소리,  물속에 빠져 꼬르륵거리는 어부의 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부를 구한 개를 따라 노을지는 바닷가를 등지고 집을 향해가는 어부와 개의 발자국소리까지...

 

그림에서 숨어있는 갖가지 소리를 만나면서 무한대로 아이들은 이 책의 내용을 상상하게 된다.

"어? 왜 물에 빠진 어부아저씨가 안보여?"

"바위가 어부 아저씨 모자쓰니까 변했다~"

그런 동생을 보고 누나는 "아냐~~개가 발견했으니까 보이는거지.."라고 제법 그럴싸하게 설명도 해준다. 어떤 것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아이들이 상상하는데로 씌어지는 보이지 않는 글자들을 보면서 난 무척 흐뭇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내 발견하게 되는 어부와 개의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까지..사랑과 흐뭇함을 함께 발견할 수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외국 그림책이 아닌 우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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