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빨간 열매 까만 열매 어린이 산살림 3
도토리 엮음, 손경희 그림 / 보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와 맛보는 열매의 싱그러움]


벌써 3년 전인가 보다. 큰 아이가 7살 때 유치원을 처음으로 다니면서 봄에 들꽃에 대해 조사하라는 숙제가 있었다. 들꽃이라니? 아는 거라고는 노랗게 핀 민들게가 다인데 정말 앞이 깜깜했다. 그렇게 해서 서울 토박이인 나와 아이의 들꽃 찾기 공부가 시작되었다.

아파트에서 찾은 꽃들을 시골에서 자란 친정 어머니께 여쭈어보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들꽃"이란다. 들꽃은 들꽃인데 꽃 이름이 너무 궁금해서 도감을 찾기 시작했다. 도감을 들추어 보아도 다 똑같이 보이던 꽃들이 한 해가 끝날 무렵부터 조금씩 눈에 보이더니 그 다음 해에는 좀더 눈에 잘 들고 3년째 되는 올해는 길가에서 아에 우리를 보고 손짓을 하는 것처럼 눈에 쏙 들어온다.

이렇게 들꽃에서 시작된 관심이 조금씩 폭을 넓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서울 토박이인 내게는 구분이 쉽지 않은 과제이다.
도감 중에서 그림으로 순하게 만나는 보리의 도감은 아이도 나도 손쉽게 찾는 책 가운데 하나인데 그중의 산살림 시리즈로 만난 [빨간 열매 까만 열매]는 쉽게 보지 못하는 열매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여름에 나는 열매, 가을에 나는 밤빛 열매, 까만 열매, 빨간 열매로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뉘어 열매 소개를 한다. 산에서 나면 모두 산딸기인줄 알았는데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다른 멍석딸기, 산딸기, 복분자가 줄줄이 소개된 것을 보고 아이도 나도 다른 점이 무엇인가 뚫어지게 살피게 된다. 잎의 조금씩 다르다거나 열매의 못습이 이렇게 저렇게 다르지 않냐고 한참을 실갱이 했다.
가을에는 온 나무의 열매가 모두 익는 시기라서 가을 열매 소개되는 부분이 책의 주를 이루는데 색깔 별로 소개가 되어있어서 좀더 구분하고 살펴보기가 쉬웠다.

산에 들고 가기에는 너무 큰 판형의 책이지만 아이들과 집에서 보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이다. 세밀화로 산에서 나는 열매를 살피는 재미를 아이들과 함께 누리는 것은 서울 토박이인 내게 너무도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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