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옐러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5
프레드 깁슨 지음, 칼 버거 그림, 김민석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도록 남을 옐러와 트레비스의 우정]

 

황금빛 표지에 연필로 스케치한 듯한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한 소년이 장총을 끼고 가족인 듯한 개의 앞발을 보살피는 듯한 그림, 그리고 뒷표지에는 소년과 소년의 동생, 개가 함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개에 대한 느낌은 누구나 그럴까? 어려서 집안에 강아지 한 마리쯤은 다 키워보았을 것이고 가족처럼 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층 이 그림에 향수를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혹은 나도 나만의 동물을 안고 이렇게 해 보고 싶다는...

 

표지의 소개글을 통해서 이미 이 이야기의 끝은 옐러와 주인공 소년 트래비스의 이별의 눈물로 얼룩진다는 것을 알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슬픈 결말때문인지 황금빛의 누런 표지는 더 슬퍼보이고 서부의 황량한 땅과 누렇고 못생긴 개 옐러를 연상시킨다...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주인공 트래비스와 떠돌이 개 옐러의 사랑과 우정을 담고 있다. 트래비스는 소몰이를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장으로서 가정을 돌보기로 약속한다. 지금에야 학교가서 공부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듯한 아이들과 달리 서부개척 시대를 살고 있는 트래비스는 소젖을 짜고 망가진 울타리를 고치고 야생 짐승으로 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그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상이다.

트래비스가 못난 떠돌이 개 옐러를 처음 만났을 때는 오히려 박대하면서 귀찮아 했다. 그러나 점차 옐러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소젖을 짜는 일도 돕고 사냥도 도우면서 자신의 말을 알아들었을 때는부터는 묘한 정이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옐러는 동생 알리스가 곰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위기에 놓이자 작은 몸으로 곰에게 맞서 식구들이 도망갈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때부터 트래비스는 마음과 행동으로 옐러를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옐러의 도움으로 농장일이 조금 수월해졌을 무렵 트래비스에게는 또 한 차례 위기가 닥치게 된다. 일반 돼지와는 달리 야생돼지는 사람을 공격하고 고기까지 먹을 정도로 거칠고 위험한 동물이다. 트래비스는 야생돼지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고 옐러는 야생돼지를 상대로 격투를 벌이게 된다. 작은 몸으로 야생돼지의 상대가 될 수는 없지만 트래비스가 도망갈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었다. 도망을 가던 트래비스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옐러를 찾아오는 장면은 긴장감을 주면서 둘의 우정이 이제는 가족의 애정만큼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간신히 옐러를 살리고 트래비스는 이제 옐러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임을 느끼게 된다..그런 순간에 온 마을에는 광견병이 돌고 광견병에 걸린 이리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가족을 살리기 위해 옐러는 또 한번의사투를 벌이게 된다. 다행히 트래비스의 총에 이리는 쓰러졌지만 안타깝게도 옐러는 이미 이리에게 목을 물리고 말았다. 목숨이 붙어있어도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의 옐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트래비스는 결국 옐러의 이마에 총을 겨누게 된다. 어쩔수 없는 선택임을 알면서 그 순간 무너지는 트래비스의 마음을 독자는 절감할 수 있다. 책을 읽던 나도 울고 얼마뒤 딸 아이도 똑같이 눈물샘이 넘쳐나고 말았으니..

 

단순하게 개와 인간의 우정을 다루었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단순한 일상이 아닌 서부개척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 될까? 동생 알리스는  '자연의 아이 티비'를 연상시킬 만큼 너무도 순박하게 자연과 함께 한다. 도마뱀을 잡고 벌레를 잡으면서 노는 모습이라든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하다. 알리스의 모습과 더불어 성난 황소의 싸움을 구경하다가 흥분해서 집을 부수어대는 황소를 피하는 장면, 자연을 개척하면서 야생의 동물과 거의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억척스럽게 사는 그들의 삶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이 주는 재미가 배로 더해지는 것 같다. 억척스러운 그들의 삶속에 옐러가 차지하는 부분이 너무도 컸고 가슴이 오래도록 멍해질 정도로 트래비스와 옐러의 우정과 사랑이 깊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에 그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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