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인간적인 물리학 - 삶의 궤도를 찾아가는 10번의 시간 여행
팀 폴러트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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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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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부터 과학 중 가장 어렵고 이해가 힘든 분야가 바로 물리학이었다. 화학도, 생물도, 지구과학도 나름의 흥미가 있었지만 물리학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 분야였다. 시험을 보지 않는 성인이 되니 물리학도 정복(?) 하고 싶고, 알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커지는 바람에 한 번씩 관련 책을 읽으려 한다. 그래도 여전히 "물리"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살짝 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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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 책 진짜 물리학이 맞을까? 물리학보다는 지구과학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별과 행성, 우주에 관한 내용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근데 중간중간 물리학의 이론, 과학자 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다행이라면, 별과 우주, 행성은 좋아하기에 처음의 가졌던 부담이 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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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 책에는 물리학이라고 하고 지구과학이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이 책에는 물리학 뿐 아니라 생물, 화학도 등장합니다. 우리가 학창 시절 배운 4등분의 과학은 사실 어느 정도 나눠놨을 뿐이지 칼로 무를 베듯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고요. (지극히 저희 뇌피셜입니다.) "




과학에서 등장하지 않는 신학(기독교의 창조론)도 슬쩍 슬쩍 들어온다. 성경의 내용을 고스란히 들고 온 것은 아니고, 창세기의  "빛이 있으라."같은 부분에 대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본 빛이나 카오스에 대해 조금 더 장을 할애한다. 이미 여러 번 본 적 있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라는 명제가 이 책에도 등장한다. 아무것도 없어 보였던(하지만 있었던) 공간 속에서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 물질들의 영향 속에서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는 생물들.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로 인해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철학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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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광활한 우주 속에 과연 생명체가 존재하는가?(600억이라는 숫자는 정말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 같다.)나 달과 지구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이야기 또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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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 꽂혀야 하는데, 자꾸 곁다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그 곁다리를 따라가다 보면 양자역학이나 아인슈타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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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분히 과학 책임에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자꾸 철학적 고민에 가닿게 된다. 그때 온도가 낮았다면, 그때 물질 간의 작용이 없었다면 사라지거나, 생기지 않았을 일들은 우리가 정말 대단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라는 두 가지 감정을 다 깨닫게 해주니 말이다. 사실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이론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책의 순서를 따라 읽어갔을 뿐이다. 그럼에도 기억 남는 그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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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을 구성하는 입자들의 총합이다. 

당신의 존재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가치를 긍정하는 것이다. 

당신은 유한한 존재이고, 당신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분해되거나 변형될 수 있다. 

하지만 빅뱅의 원시 수프에서 생겨난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들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우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리고 그 원시 수프 속에서 당신은 우주와 진정으로 하나였다. 

모든 별, 모든 은하, 모든 나무, 모든 아스팔트의 물질과 하나였고, 

언제 존재했든 상관없이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체와도 하나였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유한함 때문이라는 사실. 우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전부 유한하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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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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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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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에 남겨진 DNA를 조사하고, 근처의 CCTV를 확인하고, 핸드폰 등의 포렌식을 하는 등 갈수록 수사기법이 발전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DNA 조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지금에서 십여 년 전만 해도 현재의 과학수사 방법으로 범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현대에도 풀지 못한 사건이 산더미인데, 지금보다 과학수사기법들이 발전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는 과연 어떻게 사건을 풀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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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이, 지금의 수사 형태와 비슷한 부분들이 꽤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가령 사복경찰처럼 비밀리에 수사를 하고, 형사들 사이에서 은어를 사용하고, 잠입수사나 현장을 덮치는 방법 등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한다면 얼마나 놀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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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걸음 소리를 줄이기 위해 짚신에 소의 털을 넣어서 신발을 만들어 신고, 잠행을 위해 발밑만 비추는 조족등(도적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참새, 파리와 같은 포도청 포교들만 아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포교라는 사실을 알리면 안 되기에 서로를 부르는 이름조차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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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조선은 16세기 초반인 중종 시대부터 치안을 담당하는 포도청이 있었다고 한다. 이게 얼마나 빨랐냐면, 영국 런던에 경찰 조직이 생긴 게 1829년이란다. 서양보다 300년이나 앞서 치안담당 부서가 있었다는 사실이 꽤 흥미를 돋운다. 참고로 포도청의 포도는 먹는 포도가 아니라, 잡을 포(捕)와 도둑 도(盜)가 합쳐진 글자로 도둑을 잡는 부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단다. 물론 포도청이 한 일이 도둑만 잡는 것은 아니었다. 도박 단속, 밀주 적발, 살인사건 해결, 시신 검시 등도 포도청의 일이었다. 그럼에도 포도청은 백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과잉수사와 과잉 진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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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을 검안하여 사망의 원인을 찾는 일을 했던 현대의 검시관, 법의학자 역할을 했던 사람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그들은 오작인이라고 불렀는데,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조선이 가진 이미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죽은 시신을 만지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시신 검시만 했던 것은 아니다. 관아의 각종 잡일과 힘든 일들을 도맡아서 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조사를 통해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조선은 신체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부검을 할 수는 없었지만 신주무원록이라는 법의학 교과서를 편찬해 그를 통해 죽음의 원인을 밝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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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주리를 틀고 고문을 하는 장면을 보면 떠오르는 의금부나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던 각종 잔인한 사건들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조직폭력집단인 검계가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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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나 현재나 공통된 이야기들이 많다. 힘든 일은 결국 아랫사람에게 주어지는 것도, 돈이 없으면 결국 죄인이 되기도 하고, 진실이 뒤집히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자면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차피 기록은 승자의 이야기만 들어있는 것도 여전하다. 고생고생했던 오작인들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두 발이 잘린 피해자 개춘의 이후 이야기도 알 수 없다. 과거시험의 부정행위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검계를 소탕하기 위해 활약한 포도대장 장붕익의 이야기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의심스러운 경우 3번에 걸쳐 확인했던 시스템, 조선판 변호사라 불리는 외지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또 다른 면모를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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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는 과거에도 여전히 많았구나!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일했던 사람들과 그들이 해결했던 사건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선에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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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가 말하지 않는 것들 - 클래식 무대 뒤, 오케스트라 악보를 둘러싼 세계
김보람 지음 / 사농공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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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아이들을 데리고 음악회를 다녀왔다. 아이를 낳고 처음이니, 10년 즈음 된 것 같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였지만, 오랜만에 클래식 음악회는 아픈 몸도, 불편한 교통도, 더운 날씨도 상쇄시킬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독주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좋아한다. 각자의 악기들이 합해지면서 웅장한 음악을 완성시키고,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지만 튀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미 삼아 악기를 다루는 정도기 때문에, 음악적 지식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놀랐던 부분들이 상당하다. 우선 악보 위원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그 많은 오케스트라의 악보를 누가 준비할까? 싶기도 하다. (연주단원 개개인이 준비할 거라 생각했다. 늘 보면대 위에 악보들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때론 연주자가 악보를 들고나가기도 하니... 그렇게 생각했다.) 





거기다가 악보 관리가 이 정도로 치밀하고, 이 정도로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건지도 처음 알았다. 단지 연주만을 위한 게 아니라 법적으로 풀어내야 할 부분이 이다지도 많다니! 악보 위원은 음악적 지식뿐 아니라 법률적 지식도 풍부해야겠다 싶었다. 거기다 꼼꼼한 준비성. 악보를 대조해 보고, 잘못 인쇄된 부분을 찾아내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도 악보 위원의 일이다. (스타카토나 붓점 등의 작은 점 하나에 따라 연주 방법이나 음이 달라지니 정말 잘못 묻어난 작은 점 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겠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음악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녀도 연주자로 무대에 서고 싶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사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 뒤에서 묵묵히 그들을 비춰주고 촬영하고, 메이크업을 해주고, 각종 자료와 소품들을 준비해 주는 스텝들 만큼 악보 위원 역시 연주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음악을 연주하도록 돕는 스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연주회가 잘 마무리될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인 것 같다. 


 지휘자 마자 선호하는 악보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깨끗한 악보 때문에 진땀을 흘렸던 이야기들을 보니 그녀가 얼마나 수고했을지 느껴진다. 나 역시 다른 사업부를 돕고 소위 뒷수습을 하는 백업 부서다 보니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또 다른 공감을 했던 것 같다. 


 다음번 연주회를 가게 된다면, 보면대를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그런 식으로라도 악보 위원들의 수고를 인정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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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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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소년 토지를 오래전에 읽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토지를 다시 한번 읽고 싶었다. 시작은 했지만, 쉽지 않았다. 몇 년에 걸쳐 조금조금 책을 읽고 있다.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읽다가 지쳤다. 내 템포에 맞춰서 읽는 게 맞는 것 같았다. 토지의 내용 자체가 술술 읽히는 작품은 아니라서 텀을 길게 두고 읽고 있다. 둘째 임신을 알게 된 때부터였으니, 15권까지 읽는 데 무려 6년이 걸렸다. 남은 4권은 1년 안에 완독하는 게 목표다.


 시간을 두고 읽다 보니 장단점이 있다. 우선 빠르게 읽지 않아도 되기에 토지의 인물과 내용을 조금 더 느린 템포로 음미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길다 보니 앞의 내용들이 가물가물하다는 것. 그래서 조금 더 자세한 토지의 서평을 남기는 것으로 기억을 지켜내기로 했다.




 토지 필사 노트를 봤을 때 반가웠다. 오랜 시간 들여 꼭꼭 싶어먹듯 읽고 있는 토지여서다. 20권 중 저자가 선별한 내용이 등장한다. 토지를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나도 서평에 담아놨는데, 이게 겹치면 얼마나 반가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대조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토지의 모든 문장이 가슴에 사무쳤던 건 아니고, 당시 사무쳤던 문장들이 결국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던 것도 인정한다.


 토지를 완독하지 않았으면, 필사를 할 수 없나? 물론 말도 안 되는 질문이다. 읽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판에,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대신 책의 순서대로 나와있지는 않다. 저자가 선별한 순서와 주제에 따라 우리는 필사를 할 문장을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순서대로 필사하지 않았다. 어차피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중요한 거지, 순서가 중요한 것으 아니니까 말이다. 찾아보니 이 책 안에는 총 147편의 문장들이 담겨있다고 한다. 묶인 주제는 총 7개다. 토지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사랑과 삶, 한, 심리 등 주제에 맞는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읽으면서도 좋았지만, 서평으로 남기는 것도 좋았지만, 내 필체로 직접 문장을 써가면서 다시 한번 깊이 있게 문장을 목도할 수 있어서다. 손으로 쓸 때 머리에 더 많이 남는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 같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는 토지의 문장들 속에는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더 깊은 의미부터 비로소 이제야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들,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 싶은 문장들도 만날 수 있었다.  


 20대의 읽었던 토지를 30대 후반에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제 끝이 얼마 안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60대의 토지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땐 또 어떤 문장과  어떤 인물의 이야기가 가슴속에 들어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만났던 내 문장들을 다시 한번 써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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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숲 - 제19회 중앙공론문예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소담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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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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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나무에도 뿌리가 자랐으니 두 갈래로 나뉜 줄기 중 하나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붙어서 성장한 나무 두 그루 중 한 그루가 쓰러졌나 보다.

쓰러진 나무는 다른 한 그루에 자리를 빼앗기고 영양이 빨려 말라버렸을지도 모른다.

둘이 함께 행복해지는 건 어렵구나.

사람도 나무도.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올해 주일학교에서 내가 가르치는 아이 중 한 명이 주인공 마히토와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ASD인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도 ASD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었던 것 같다. 수학과 과학은 정말 천재적으로 잘했지만, 수업 시간에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돌아다니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그 아이를 보면서 좀 특이하고 이상하다는 생각 정도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이야 ASD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자폐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던 때여서 그냥 이상한 아이로만 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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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살의 마히토 역시 ASD 판정을 받았다. 그런 마히토는 나무를 참 좋아한다. 그날도 TV에 나온 숲을 보고 마히토는 엄마에게 미사키와 함께 가미모리로 향한다. 사실 가미모리에는 연리지 형태의 나무가 있었고, 그런 나무를 보고 마히토와 미사키는 가미모리로 향한다. 하지만 가미모리는 연리지 보다 더 유명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살하기 좋은 숲이라는 것이다. 울창한 수풀 덕분에 눈에 띄지 않기에 자살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 덕분에 이곳을 수색하면 일 년에 한두 구의 시신은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되다 보니, 경찰 역시 주의를 하는 곳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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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미모리에 도착한 마히토와 미사키. 연리지 나무 앞에서 5초가량 사진을 찍던 중 갑자기 마히토가 사라진다. 미사키의 신고로 경찰이 숲을 수색하지만 마히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늦가을에 접어든 날씨에, 자폐를 앓는 5살 아이이기에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5일 만에 마히토가 나타난다. 약간의 타박상만 있을 뿐, 별다른 이상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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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서의 이야기에 대한 한 마디로 하지 않는 마히토. 하지만 엄마는 마히토의 변화를 눈치챘다. 우선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것이 사라졌다.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마히토는 곰 아저씨 이야기만 할 뿐이다. 또 하나 한동안 없던 야경증이 재발했다. 도대체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만 한 엄마 미사키. 혼자의 몸으로 장애가 있는 아이들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데, 다행히 시동생이자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는 도야가 종종 마히토를 보로 와준다. 특히 일이 일어난 이후 더 자주 말이다. 거기에 마히토가 이번 일로 PTSD를 겪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마히토. 결국 도야와 함께 가미모리로 향한다. 마히토가 했던 반응과 블록 등을 토대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사실 첫 장면부터 으스스했다. 결혼을 생각했던 남자친구 가즈야의 반응에 마음이 상한 미나는 갑작스럽게 가즈야를 살해한다. 그리고 그의 시신을 이불 가방에 담아 가미모리로 향한다. 밤의 숲은 무섭기만 하다 곰 아저씨 노래를 부르며 땅을 파던 미나는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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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생명체에 대한 유튜브를 하다가 <어디까지나 원시 캠핑>이라는 이름의 유튜브로 전향한 다쿠마는 가미모리 숲에서 수해 잠입을 찍기로 한다. 불을 피우는 것부터 찍지만 라이브가 아니기에, 중간중간 카메라를 끄고 편집을 하기로 한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 먹고 싶지만, 혹시나 구독자를 만날까 봐 몸을 사리는 다쿠미는 외계인처럼 왜소한 무언가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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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특정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결국은 자살을 생각하는 국어 교사 사토미, 폭력단원으로 몰래 돈을 훔쳐 달아나다 숲으로 들어온 다니시마까지... 숲에 홀로 남겨진 꼬마를 만난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히토가 숲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가진 문제들을 마히토에게 드러내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생각해낸다. 그랬기에 마히토는 그들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숲에서 있었던 일을 함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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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을 저지른 미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연 이 작품이 힐링 소설이 맞나?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성인도 한밤중에 혼자 있기 무서운 숲에서의 이야기들. 마히토와 이들의 인연은 서로에게 다시금 살아갈 용기가 되기도,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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