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필사책 - 흔들리는 삶의 지침이 되어 줄 다산의 문장들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유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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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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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필사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필사로 한 해를 시작했었는데, 확실히 눈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직접 써보는 게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래서 꿈을 종이에 그렇게 쓰라고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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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부터 다산의 책 혹은 다산과 관련된 책을 종종 읽을 기회가 생겼다. 조윤제 작가의 다산 시리즈를 비롯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한국사에도 정조와 함께 등장하는 다산까지 만나보았다. 가끔 책을 읽다가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등장하면 내 노트에 필사를 하긴 하는데, 언제부턴가 그것도 그냥 서평에 타이핑하는 걸로 대체할 때가 많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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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른 문장도 좋지만, 직접 골라준 문장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시작에는 다산의 생애가 담겨있다. 다산의 삶을 읽을 때마다 놀라운 것은 좌절할 만한 상황임에도 그는 그 시간을 꿋꿋하게 채워갔다는 것이다. 40세부터 57세까지 17년간의 유배생활 속에서 그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그는 시대를 원망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유배 기간을 통해 다산의 많은 저서들이 탄생했다. 그럼에도 차마 그 시간 덕분에 다산의 주옥같은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다산은 어땠을까? 그는 여전히 공부와 저술을 계속해나갔고, 자신이 쓴 글을 고치고 완성했단다. 다시금 돌아온 현실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정계의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한 시간을 참았으면 이제는 많이 참았다 싶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좌절할 만도 하지만 다산은 그럼에도 현실을 묵묵히 수궁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처음에는 한 장 한 장 차례대로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날 그날 책을 넘기며 와닿는 문장을 필사하기로 했다. 신기한 것은 내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은 꼭 그날 내가 겪었던 이야기나 힘들었던 내용일 때가 많았다. 덕분에 다산의 문장들을 하나하나 쓰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이 조금씩 늘어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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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 현악기와 관악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악기들은 하나같이 외국 악기들인데, 그러고 보면 아쟁, 가야금(현악기), 대금(관악기)를 떠올리고 비로소 수궁이 되었다.







 뛰어난 학자였던 다산인지라 그의 삶의 감정이 우리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그 역시 분노를 해결하기 어렵다 했고, 힘든 시간들은 그 자체로 힘들다고 고백했던 걸 보면 말이다. 만약 성인군자처럼 원론만을 이야기했다면 또 달랐겠지만, 다산의 글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와 같은 고민과 번뇌,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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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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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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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자기 발로 가는 겁니다.

 특이한 이력의 두 사람이 등장한다. 신학대를 나왔지만, 그만두고 형사가 된 성요한. 의대를 나와 부검의가 되었지만 그만두고 평일은 카페 사장으로, 일요일에는 목사로 일하는 유진신.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둘은 함께 범인을 잡고 사건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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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2라고 붙어있는 걸 보니, 이미 1권이 나왔나 보다. 1권과 2권은 별도의 이야기지만, 1권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이어져 나오는 것을 보니 1권을 읽고 2권을 읽는 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더 좋을 듯싶다. 물론 사건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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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의 스케일이 좀 크다. 용주도라는 섬뿐 아니라 미얀마와 캄보디아까지 연결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연스레 외국인 노동자나 불법체류자, 섬에서 벌어진 추행 사건 등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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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소설처럼 보이지만, 큰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별개의 사건들 안에 연결고리가 있다. 책을 덮을 때 지음 되어 그 연결고리가 눈에 띈다. 아마 1권도 그렇게 연결되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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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이야기는 미얀마 군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10여 년 전에 태국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였던 매솟이었다. 알다시피 미얀마는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되는 내전으로 태국의 국경인 매솟으로 이주하여 사는 미얀마 난민들이 상당하다. 내가 다녀온 매솟 역시 미얀마 난민촌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하며 언젠가 다시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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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밀매 살인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얀마 출신 유학생 조웨이의 집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버마족인 조웨이의 선배는 미얀마 출신 의대생인 판 아이에게 관심을 가진다. 판 아이는 조웨이와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선배의 요구에 결국 판 아이를 소개해 준다. 그날도 판 아이와 선배가 조웨이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조웨이는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선배가 살해된 것이다. 마약 쇼크사로 사망한 선배와 같이 있던 판 아이는 실종된다. 그리고 판 아이를 찾아 나선 조웨이는 유진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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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 안으로 들어가 보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미얀마 출신 마약수사관이라는 탄이 사건을 위해 합류한다. 판 아이의 소재를 파악하여 경찰서로 데리고 온 날, 경찰서까지 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도대체 판 아이는 누구이길래, 이 사건에 휘말린 걸까? 그리고 한국의 경찰서 테러를 자행한 인물은 미얀마 군인 출신 렌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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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주도라는 섬에서 벌어진 일 또한 사건의 접점이 된다. 이곳에서 이장이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지만, 주민들은 쉬쉬하기만 하다. 결국 신학대 출신 성요한이 목사로, 의대 출신 유진신이 의료봉사를 핑계로 용주도에 들어온다. 주변 탐문조사를 통해 섬의 이장 선거 때문에 잡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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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이어 섬으로 단기선교를 온 조나선과 신송이 그리고 분식집을 하는 도주현, 섬사람 치고는 젊고 예쁜 미래와 아들 중한, 미래를 챙기는 임용남. 경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경찰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요한은 성경 요나의 설교를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요한이 목사가 아니라 형사라는 사실에 화를 내며 모두 돌아간다. 그런 다음 날, 요한을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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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거푸 일어나는 살인사건들 속에서 책 속 이야기는 누가 선인이고 누가 악인인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사건을 마주하고 나면 그 선과 악의 경계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사건의 배후의 진범을 향한 요한과 진신의 추격. 그리고 밝혀지는 진범과 그의 과거. 예상치 못한 반전이 또 숨어있는데, 막상 2권을 읽고 나니 1권이 너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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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멍들지 않게 - 92세 정신과 의사 이근후의 부모 수업
이근후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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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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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모가 머릿속에 그리는 자녀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근후 교수의 책을 좋아한다. 우연한 기회에 캘리그래피로 된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책이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그 이후로 종종 그의 신작이 나오면 구입을 하게 된다. 처음 저자의 책을 읽었을 때가 80대였는데, 벌써 92세가 되셨단다. 나 역시 그 사이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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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책은 인생과 삶에 대한 따스한 조언이 담긴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유쾌하게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눈을 가지게 해주었던 책들에 비해, 이 번 책은 부모를 위한 책이다. 당연히 저자를 보고 읽어야지 싶었는데, 제목을 읽고 나니 부담이 되었다.  나는 아이의 밥투정에 소리를 지르고, 혼을 내고 왔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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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스스로도 부모님으로부터 많이 혼나고 상처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돌아보면 우리 부모님은 그래도 나에 비해 많이 참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0년 동안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면서, 과연 나는 아이 가슴에 멍을 얼마나 많이 들이면서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펴기 전부터 부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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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궁금했다. 저자는 어떤 아버지였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아이 가슴에 멍을 조금이나마 덜 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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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아이와 부딪칠 일이 너무 많이 생긴다. 눈을 치켜뜨고, 본인 뜻대로 안되면 냅다 소리부터 지르고 보니 말이다. 아직 사춘기라고 하기엔 어린 나이인데, 그 강도가 너무 심해져서 남편과 나 둘 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근데, 그런 아이임에도 조부모님들 하고는 조곤조곤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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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가자고 말하던 집 앞 공원에 축제가 시작되어 가기로 한 날. 갑자기 안 가겠다고 떼를 부리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나와 남편은 혀를 내두르며 집을 나섰다. 울고 소리 지르는 아이를 달래며 친정엄마가 나중에 해주신 이야기는 너무 당혹스러웠다. 학교에서 친구와의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는 것이다. '갑자기 생뚱 맞게?'라는 생각과 함께 나한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친정엄마에게 털어놓았다는 사실을 듣고 내가 속 마음을 말하기 힘든 엄마였나?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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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큰 아이는 무척 예민한 편은 아니었다. 사촌인 동생 아이와 비교해도 잘 먹고, 잘 웃어서 주변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예쁘다고 말하는 아이였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도 상담 때마다 너무 잘하고 있어서, 상담할 내용이 없다고 할 정도다. 그런 아이가 2학년 무렵부터 무턱대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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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질이건 아이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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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 대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조용하고 고분고분한 것은 옳고, 그 반대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판단은 지극히 내 기준에서 하는 것이지, 아이의 기준이 아니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의 말에 순종적인 아이는 절대 잘 크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과 함께, 본인의 손자녀들의 예를 들어주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눌려있고 맹목적으로 부모의 말에 따르기만 했던 과거의 반작용이 지금 나타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는 교육자가 아니라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돌아보면 나 역시 아이와 놀이 중에도 결국은 뭔가를 알려주려는 방식으로 선회했던 기억이 참 많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놀이 자체로 시간을 보낸 기억도 많지 않다. 당연히 그런 놀이는 어른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교육자가 되지 말고 교육적인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아이의 질문은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모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표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가 완벽한 답을 주지 않아도 부모의 관심만으로도 아이는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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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을 살려내는 특수청소부입니다
김도겸(근성마톡)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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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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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을 읽고 궁금해졌다. 특수청소부라는 어감이 썩 좋지 않아서였다. 한편으로는 설마 그 일... 하며 과거에 매체를 통해 봤던 직업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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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 전 처음으로 입주청소를 했다. 여러 군데 견적을 받고 한 군데와 계약을 했는데, 늦어진 화장실 공사로 인해 입주청소 일정 또한 급하게 변경하게 되었다. 이사 전날, 오후나 돼서야 입주청소를 시작했는데, 남편으로부터 청소 업체에서 추가 요금을 얘기한다는 말을 들었다. 전 주인이 오래도록 창틀을 한 번도 열지 않아서 그런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는 창틀을 보고 업체가 청소를 못하겠다고 추가요금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늦게 끝난 화장실 공사 때문에 분진이 많다는 이유로 바닥청소도 추가요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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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아이들이 쓸 방의 창틀만 추가요금을 내고 진행하는 걸로 마무리는 지었는데, 업체가 간 후에 남편과 같이 청소를 하면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약품을 써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던 바닥을 아기용 물티슈로 두세 번만 문질러도 지워지는 것이었다. 문이 안 열려서 청소를 못한다고 했던 창틀은 주인아저씨가 살짝 밀자 아무렇지 않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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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당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청소업체에서는 가격을 최대한 낮춘 금액으로 견적을 주고, 당일 추가요금을 계속 요구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했던 곳도 그랬기 때문이다. (우리 집을 청소했던 업체에서는 총 4명이 왔는데, 1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말을 못 알아듣는 외국인들이었다ㅠ) 아이들이 쓸 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금을 주긴 했지만, 기본적인 청소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추가금을 요구하는 업체에 정말 화가 났었는데, 그런 업체들이 꽤 있다는 글을 읽고 나니 이 책을 먼저 읽어볼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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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입주청소 위주로 일을 했던 저자가 특수청소로 발을 들인 이유는 하나였다. 우선 청소라는 분야는 아직도 사람의 손이 필요한 곳이라는 것과 특수청소가 힘든 만큼 그에 대한 페이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입주청소 시장 자체가 앞에서 말했듯 저렴한 가격의 업체들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청소의 질 그리고 그에 비해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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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우울증이 심하면 정리를 못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저자의 책에도 그런 부분이 나왔다. 놀라운 것은 병을 앓지 않는 일반인 중에도 특수청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보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여기서 특수청소는 소위 쓰레기 집이라고 불리는 발 디딜 곳 없이 각종 쓰레기들로 가득한 집을 포함하여, 고독사나 살인 현장, 자살 현장과 같은 일반 청소업체에서 손을 대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 처한 장소를 청소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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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특수청소업체뿐 아니라 유기견과 같은 동물들을 보호하는 업체도 운영하고 있는데, 청소를 하면서 마주하는 동물들 때문에 시작하게 된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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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 놀랐던 부분 중 하나는 본인이 24시간 동안 쓰레기 집에서 직접 생활을 해봤다는 부분이었다. 청소업체를 하고 있는 본인조차도 자신이 누울 침구 외에는 공간이 없고, 벌레들과 쓰레기로 가득한 곳에서 하루를 지내다 보니 의지가 사라지고 무기력해졌다고 한다. 의욕이 넘치는 본인조차도 이렇게 생각이 되는 걸 보니, 자신에게 청소를 의뢰한 의뢰인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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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정말 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청소인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대목은 정말 감동이었다. 몸이 무너진 사람들, 마음이 무너진 사람들을 위한 청소는 그가 선사하는 또 다른 깊은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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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주변에 응원하고 손뼉 쳐주는 사람들이 한 명만 더 있었더라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그 한 명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본인도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저자여서 그런지, 그냥 청소만 하는 게 아닌 의뢰인들의 마음까지도 토닥여주고 도와주고자 하는 애정이 느껴졌다. 제목이 가진 의미를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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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 ‘범죄 사냥꾼’ 이대우 형사가 퇴직하면서 남기는 마지막 수사 보고서
이대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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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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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경험을 통해서 나는 '경찰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비유를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담장의 한쪽은 정의이며, 다른 한쪽은 불의이다.

늘 정의로운 쪽을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어느 순간 균형을 잃게 되면 순식간에 불의로 떨어지게 되고 

교도소를 갈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 담장은 결코 편한 것 이 아니라, 외롭고 위험하고 흔들리는 곳이다. 

 인사 및 회계분야에서 20년째 일을 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때다. 특히 형사라는 직종은 워낙 위험이 많은 분야다 보니 더욱 힘들 것 같은데, 이 책의 저자는 무려 40여 년간을 경찰로 재직하다가 얼마 전 정년퇴직을 한 베타랑 경찰관이 자 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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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TV를 잘 보지 않지만, 과거 <경찰청 사람들>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찾아보니, 더욱 대단한 형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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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매체를 통해 마주하는 형사는 매섭고 날카롭고 과격해 보였다. 아무래도 형사= 강력계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것 같다. 무려 3천 명에 가까운 범인을 검거했고, 맡은 여러 팀을 베스트 팀으로 이끌 정도의 인물이라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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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실제 범죄현장의 이야기나 본인이 경험했던 이야기가 책에 많이 등장해서 그런지, 소설책 읽듯이 술술 넘어간다. 이런 베테랑 형사도 조폭 사건에 연루되어 3개월간 옷을 벗은 적이 있다니 놀랍기도 했다. (물론 지금으로 보자면 언론 플레이에 당한 것 같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씁쓸한 과거의 좋지 못한 기억들은 감출 만도 한데, 책안에 고스란히 그런 모습들도 담겨있어서 그런지 더 진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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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이 궁금했는데, 첫 장부터 제목의 뜻을 설명해 준다. 저자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칼을 들고 수술을 해서 사람을 살리면 의사지만, 칼로 사람을 해치면 살인자나 범죄자가 된다. 형사 역시 마찬가지다. 범인을 잡기 위한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형사로 남을 수도,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우리는 모두 선과 악이라는 경계선에 서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경찰 옷을 벗어야 했던 그 경험이 이 책에 담긴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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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 보고서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40년 넘게 한 직종에서 일한 전문가이자 자신의 삶을 통해 깨닫게 된 부분을 담은 에세이나 수필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경찰 직종에 있는 후배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오랜 직장을 은퇴하며 경험한 삶의 지혜들을 나눠주는 책이기에 누구나 읽어도 여러모로 남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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